호텔신라, 2년만에 '면세사업' 영업익 반토막 [Company Watch]매출증대 속 '과다경쟁' 수익 급감
길진홍 기자공개 2016-12-20 08:35:03
이 기사는 2016년 12월 19일 15:0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면세점사업 터주대감인 호텔신라가 수익성 악화로 고전하고 있다. 유커 등 외국인 관광객 유치와 해외 진출에 힘입어 단기간에 외형이 불어난 반면, 송객 수수료 지출과 판관비 누적으로 영업이익을 잠식당했다. 시내면세점 추가 선정과 이로 인한 과당 경쟁이 수익성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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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신라 면세유통사업(TR)의 3분기 누적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2조 5006억 원, 614억 원을 각각 기록했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대비 15.2% 불어난 반면 영업이익은 19.7% 감소했다.
2조 5000억 원을 웃도는 매출액은 호텔신라가 면세사업을 시작한 이래 3분기 누적기준 가장 큰 수치다. 유커 등 외국인 관광객 유치와 해외 진출 전략으로 매출이 단기간 급증했다. 호텔신라는 해외 공항에서 다수의 면세점을 운영 중으로, 글로벌 경쟁력 제고를 위해 투자를 늘리고 있다. 지난해 메르스 사태로 인한 기저효과도 일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이 같은 외형 성장에도 불구하고 수익성 측면에서는 성적이 좋지 못했다. 영업이익이 흑자를 나타냈으나 감소 추이를 보였다. 영업이익은 3분기 누적기준 2014년 1180억 원으로 정점을 찍은 뒤 2015년 765억 원, 2016년 614억 원으로 하향 추세를 보이고 있다. 불과 2년 만에 영업이익이 절반 수준으로 급감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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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업이익이 줄어든 이유는 시내면세점 경쟁 심화로 판관비 부담이 늘었기 때문이다. 특히 외국인 관광객 유치를 위한 알선수수료 부담이 큰 영향을 미쳤다.
면세점 운영 업체들은 관광객을 데려온 여행사에 구매액의 일정 비율을 수수료 명목으로 지급한다. 한국 여행사를 거쳐 관광객을 내보내는 현지 여행사에 수수료를 지급하는 구조다. 적게는 10%대에서 많게는 20%대까지 수수료율 형성돼 있다.
호텔신라는 수수료율을 올 초 10.6%에서 2분기와 3분기 각각 11.8%로 소폭 인상했다. 업계 평균대비 낮은 수치이지만, 매출과 영업이익 감소로 이어졌다. 호텔신라 측은 "업계 최저 수준의 보수적인 수수료율을 유지하고 있다"며" "최근 경쟁심화로 신규 사업자들이 대규모 적자를 기록한 점을 고려하면 선방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초 개점한 싱가포르 창이공항점 부진도 악재로 작용했다. 창이공항점의 경우 3분기에만 약 100억 원에 가까운 적자를 기록했다. 창이공항점은 국내 기업이 해외에서 운영하는 면세사업 중 가장 큰 규모다. 다수의 브랜드 유치로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으나 아직까지 적자가 지속되고 있다.
호텔신라의 영업이익 감소 추이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관세청은 지난 17일 추가로 서울 시내면세점 4곳(대기업 3개, 중견기업 1개)을 선정했다. 이로써 서울 시내면세점은 9곳에서 13곳으로 늘었다. 이번 입찰에 참여한 호텔신라는 고배를 마셨으나 향후 수수료와 마케팅 비용 등 판관비 부담 증대가 불가피할 전망이다.사드 변수로 인한 중국인 관광객 감소 둔화도 악재로 꼽힌다.
호텔신라는 '싼커(중국인 개별관광객)' 유치와 병행해 글로벌 면세업 진출을 늘릴 계획이다. 현대산업개발과 합작으로 설립한 기존 용산점 명품 브랜드 유치 등 경쟁력 제고에도 주력하기로 했다.
한인규 호텔신라 사장은 17일 3차 서울 시내면세점 후보자 면접 후 "단체 관광객 중심의 제 살 깎기 식 영업을 지양할 필요가 있다"며 "수익 증대 차원에서 개인 관광객 대상 영업을 늘릴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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