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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계 제로' IPO시장, 롯데 딜이 첫 단추 잘 꿰줄까 [Market Outlook]최대어 호텔롯데 재도전, 중대형 딜도 탄탄 …발전 공기업·해운사 '계륵'

신민규 기자공개 2016-12-30 08:38:55

[편집자주]

이 기사는 자본시장 미디어 머니투데이 더벨이 만든 자본시장 전문매거진 thebell Insight(제21호) 2017 Korea Capital Markets Outlook에 실린 기사입니다.

이 기사는 2016년 12월 29일 10:0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2016년 기업공개 시장은 2010년 이후 처음으로 6조 원을 넘어섰다. 하지만 새 해 시장은 예측불가다. 분위기를 살려줄 대어급 빅딜도 대기 중이지만, '덩치 큰 계륵'인 한국남동발전 등도 등장을 예고한다. 업계는 호텔롯데 등 롯데 딜이 시장 분위기를 가를 것이라고 전망한다.

기업공개(IPO) 시장이 시계 제로 상황에 빠졌다. 주식 유통시장의 오랜 침체가 발행시장에도 들이닥친 분위기다. 공모주 펀드는 죽을 쒔고 벤처캐피탈은 투자 엑시트의 해를 넘겼다. 시장 불투명성 확대가 최대 걸림돌이 되고 있다.

2017년 분위기를 살릴 대어급 빅딜이 잔뜩 대기하고 있다. 단연 기대감이 높은 곳은 롯데그룹이다. 호텔롯데를 비롯해 롯데정보통신, 코리아세븐, 롯데리아의 상장을 예고하고 있다. 셀트리온헬스케어와 넷마블게임즈 등 바이오와 게임업종의 굵직한 딜도 2017년초 포문을 열 준비를 하고 있다.

반면 가뜩이나 어려운 시장에 부담을 주는 딜도 등장하고 있다. 한국남동발전, 한국동서발전과 같은 발전 공기업을 비롯해 SK B&T, 폴라리스쉬핑과 같은 해운사들은 공모 분위기에 따라 시장에 찬물을 끼얹을 우려도 점쳐진다.

◇6조 공모 돌파, 2010년이래 최대치…시장 한파 지속, 빛바랜 실적 평가도

2016년은 2010년 이후 최대 실적을 낸 해였다. 건수는 2015년보다 적었지만 삼성바이오로직스, 두산밥캣이 등장하며 사이즈를 키웠다.

2016년 11월 기준 누적 공모규모는 6조2211억 원. 유가증권시장 15건, 코스닥 58건이 상장됐다. 2015년 118건(유가증권시장 16건, 코스닥 102건)을 상장했고 4조5242억 원의 공모가 이뤄진 점을 감안하면 고무적인 실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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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IPO 공모규모는 2010년 삼성생명 상장 당시 10조 원을 돌파한 이후 한번도 5조 원을 넘어선 적이 없었다. 2014년 4조6580억 원 수준까지 오른 적이 있지만 2015년 다시 내려 앉았다.

공모규모만 놓고 보면 훈풍을 기대해도 될 수준이지만 시장 분위기는 반대로 차갑게 식어가고 있다. 2016년 실적도 빛이 바랬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IPO 기업중에 연말까지 투자자를 웃게 한 기업은 5곳에 불과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미투온, 씨엠에스에듀, 골든센츄리, 잉글우드랩이 자존심을 지켰다. 나머지 기업들은 공모가를 하회하거나 상회하더라도 상장 당일 시초가와 종가를 밑도는 경우가 부지기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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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IPO 시장 역시 예측 자체가 무의미할 정도로 불투명성이 고조된 상황이다. 미국 대선 결과에 이어 국내 사회정치적인 이슈가 경제 발목을 잡고 있기 때문이다.

투자은행(IB) 업계에선 향후 국내 외부 요인이 증시에 악재를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 대선 전까지 기관투자가들이 펀드 내 현금보유량을 최고치로 올려놓은 상태라 시간이 흐를수록 주식 매입시점이 올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당선 대통령에 따라 흥행하는 섹터만 바뀔 뿐 해외 증시 흐름은 호조를 보일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반면 국내 이슈는 단기 악재로 끝나지 않을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사회 전반적으로 동력을 잃은 상황에서 국내 증시 상승을 기대하기 힘들다는 시각이다. 여기에 집권 5년차마다 국내 증시가 휘청거렸던 경험을 감안하면 유통시장의 반전은 더욱 기대하기 힘들다.

◇호텔롯데 재등장 불씨 살릴까…검찰조사·거래소 심사 극복, 관전 포인트

2017년 시장 침체를 끌어올릴만한 빅딜은 두둑한 편이다. 2016년부터 지연된 딜이 재등장하기만 해도 최고 실적을 기대해볼만 하다.

2016년에 이어 기대감을 키우는 건 역시 호텔롯데 상장이다. 롯데그룹이 경영혁신안을 통해 롯데정보통신, 코리아세븐, 롯데리아 등의 상장을 예고한 터라 일단 물꼬만 트면 롯데발 랠리는 충분히 가능하다.

롯데그룹은 경영혁신안을 발표한 이후 계열사 공모채 딜에서 승승장구하는 등 시장 신뢰회복의 불씨를 지폈다. 시장 친화적인 행보도 주목받았다. 롯데칠성음료의 공모채 과정에선 인수 수수료를 높이고 기관투자가를 위한 금리밴드를 설정하는 노력을 보였다. 롯데렌탈을 포함해 두 건의 딜이 대박을 내면서 적어도 공모채 시장에선 그룹 리스크를 완전히 해소했다는 평을 받았다.

호텔롯데를 중심으로 확장경영에도 속도를 냈다. 이달 늘푸른의료재단에 이어 그간 중단됐던 체코 프라하 호텔 인수 작업도 막바지 단계에 접어들었다. 자금조달 수요가 확대되면서 2017년 기업공개(IPO) 절차에도 박차를 가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다만 검찰이 롯데그룹을 또한번 정조준하고 있는 점은 악재가 분명하다. 2016년엔 미르·K스포츠재단 지원 대가로 면세점 사업 로비를 한 것 아니냐는 혐의를 달았다. 면세점 특허 재탈환을 위해 사활을 걸어 온 롯데그룹 입장에선 혐의 자체가 찬물을 끼얹는 꼴이 됐다.

한국거래소 역시 총수일가가 검찰에 기소된 상황에서 심사 승인을 내주기엔 다소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투자은행(IB) 업계에선 검찰조사가 조기에 일단락될수록 롯데그룹에 유리한 국면이 조성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호텔롯데는 당초 잠실 월드타워면세점을 제외하고도 13조~16조 원의 시가총액을 산정한 바 있다. 약 5조 원 안팎의 공모가 성사될 경우 2015년 한해 시장 규모보다 많은 상장 기록을 남기게 된다.

◇넷마블게임즈·셀트리온헬스케어 등 중대형급 딜 대기…바이오 업종, 투심 위축 우려도

호텔롯데가 귀환에 실패할 경우 중대어급 딜이 자리를 메워야할 것으로 보인다. 넷마블게임즈와 셀트리온헬스케어는 2017년 상반기 시장을 예약하고 있다. 6조~7조 원대 시가총액으로 조 단위 딜이 기대되고 있다.

넷마블게임즈는 2016년 9월 유가증권시장에 상장예비심사를 신청했다. 셀트리온헬스케어 역시 코스닥 상장예비심사 신청이 임박해 있다. 모두 2017년초 공모 가능성이 높은 셈이다.

셀트리온헬스케어가 상장에 성공하면 한차례 기회를 놓쳤던 에이프로젠, 올리패스 등 바이오 기업이 줄을 이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국내 바이오기업이 워낙 많이 상장돼 있는 점은 부담이 되고 있다. 여기에 주식시장 침체가 지속되면 공모 과정에서 실적이 나오지 않는 바이오 기업 투자를 꺼리는 분위기가 형성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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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당국에 발목잡힌 화장품 기업 상장도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국내 화장품 업계는 2016년 코스메카코리아, 클리오 상장에 이어 2017년 마스크팩 제조업체, 색조브랜드 제조자개발생산 업체, 원료업체 등으로 저변을 넓혀가고 있다. 엘엔피코스메틱, 인터코스, 엔에프씨(NFC) 등이 2017년 하반기 상장을 노리고 있다.

문제는 중국 당국의 한한령(限韓令, 한류를 제한하는 명령)이다. 국내 화장품 주가는 한한령이 불거진 이후 침체일로를 겪고 있다. 실제 실적부진으로까지 이어지면 중국시장 진출을 앞둔 기업들에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남동·동서발전 상장 '덩치 큰 계륵' 전락할까…폴라리스쉬핑·SK B&T 등도 부담

다소 부담스러운 이슈어도 있다. 발전 공기업인 한국남동·동서발전과 비인기업종으로 꼽히는 해운사 폴라리스쉬핑, SK B&T가 꼽힌다.

정부는 2017년부터 매년 2곳씩 에너지 공기업 상장을 추진하고 있다. 첫 타깃은 한국남동발전과 한국동서발전으로 2016년말까지 주관사 선정을 마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남동발전은 밸류에 대한 주관사와의 시각차, 박한 수수료, 낮은 성장성 등으로 인해 '덩치 큰 계륵'으로 통한다.

앞서 한국남동발전은 2003년 공공기관 민영화의 일환으로 한차례 상장을 추진했다. 당시 미래에셋대우(옛 대우증권), NH투자증권(옛 LG증권)·현대증권 컨소시엄이 상장 주관사로 선정됐다.

당초 목표는 2004년 상장 완료였지만 밸류에이션이 발목을 잡았다. 상장주관사단이 제시한 희망 공모가 밴드는 1만6000~2만 원이었던 반면에 한국남동발전의 장부가는 2만9900원 안팎이었다. 순자산가치 이하로 상장을 추진해야 했던 셈이다.

IB업계에선 국유재산법 등으로 인해 향후 순자산가치보다 낮게 밸류에이션이 산정될 경우 상장 여부를 놓고 고민에 빠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업황 회복 기미가 보이지 않는 해운사들의 상장도 부담이 되긴 마찬가지다. 폴라리스쉬핑과 SK해운의 자회사 SK B&T는 2017년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노리고 있다.

폴라리스쉬핑의 경우 프리 IPO(상장 전 지분투자)가 마무리되는대로 본격적인 상장 절차에 돌입할 계획이다. 상장 주관은 미래에셋대우와 유안타증권이 맡고 있다.

SK B&T의 경우 주관사 선정 절차에 돌입했다. 유가증권시장에 안착하기 위해선 상당한 난제를 풀어야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과거 모기업인 SK해운의 알짜 자회사로 통했지만 최근 매출이 꺾인 데다가 해외기업 상장 절차를 거쳐야하는 점은 부담이 되고 있다. 국내 기관투심을 끌어모을 수 있을지도 관전 포인트가 되고 있다.

IB 관계자는 "2017년은 일단 롯데 딜의 등장이 시장 분위기를 가를 것"이라며 "발전 공기업과 테슬라 요건이 적용된 1호 기업의 탄생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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