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은행, 1조 KT&G 지분매각 숙제 어떻게 풀까 올해 매각완료 부담…최고가 매각시점 놓쳐 헐값매각 책임론 '솔솔'
안영훈 기자공개 2017-01-04 10:01:45
이 기사는 2017년 01월 03일 17:4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기업은행의 정유년 당면과제로 1조 원에 육박하는 KT&G 지분 매각이 손꼽히고 있다. 당장 기업은행은 올해 말까지 KT&G 지분 매각을 마쳐야 하는 상황이지만 현재 KT&G 주가가 1년내 최저치 수준까지 떨어지면서 자칫 매각 타이밍을 잘못 잡을 경우 헐값 매각의 책임론을 뒤집어 쓸 처지가 됐다.올해 안에 KT&G 주식 가치가 다시 원상회복된다고 해도 연간 현금배당성향이 40%를 넘어가는 고배당주인 KT&G 지분 투자를 대체할 수 있는 대체투자처를 찾기도 쉽지 않다.
기업은행은 지난 2015년 2월 이사회 결의를 통해 정부 현물출자로 보유하게 된 KT&G 주식을 2017년 말까지 전량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당시 결정은 지난 2013년 바젤Ⅲ 도입에 따른 어쩔 수 없는 결정이었다. 은행의 건전성 규제가 바젤Ⅱ에서 바젤Ⅲ로 바뀌면서 은행은 보통주의 위험가중치를 종전 100%에서 300%로 잡아야 했다. 단 2007년 이전에 취득한 주식의 경우에는 2017년까지 위험가중치 상향 조정을 유예받았다.
수백개에 달하는 기업은행 출자법인 중 규모가 가장 큰 법인은 단연 정부가 기업은행에 주식을 현물출자한 KT&G 다. 1998년 최초 현물출자 당시의 주식가치는 2128억 원이었지만 기업공개로 인해 폭발적으로 가치가 상승했고, 현재는 1조 원을 육박한다.
그동안 KT&G는 기업은행의 평가손익은 물론 쏠쏠한 배당수익원이 됐지만 바젤Ⅲ 보통주 위험가중치 상향 조정 유예가 끝나는 2017년 말 이후에는 계륵이 된다.
당장 지난해 9월 말 기준 BIS 자기자본비율에 보통주 위험가중치 상향 조정(100%→300%)을 적용하면 12.7%인 기업은행의 BIS자기자본비율은 2조 원이 넘는 요구자본 증가로 인해 12.5%로 하락하게 된다.
결국 기업은행은 KT&G 보유 주식 951만485주(7.54%) 전량을 매각키로 했지만 지난해 매각 타이밍을 놓쳤다.
지난해 7월 1일 KT&G 주식은 주당 13만9500원의 최고점을 찍은 이후 하락세로 돌아서 현재(3일 종가) 9만8500원을 기록했다. 6개월만에 주당 가치가 4만1000원이나 떨어진 것으로, 기업은행 보유지분 전량 가치로는 약 3900억 원이 허공에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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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 한 애널리스트는 "기업은행이 KT&G 주식 매각을 결정했지만 정부출자 지분인 만큼 단독으로 매각 시점을 잡기는 어려웠을 것"이라면서도 "2017년 말까지 KT&G 주식이 급등하지 않은 상황에서 어쩔 수 없이 매각에 나선다면 헐값 매각 논란의 책임은 기업은행이 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기업은행 내부에서도 고민은 크다. 1년간 KT&G 주식 추이를 살펴 최적의 매각 타이밍을 잡아야 하고, KT&G 주식을 대체할 대체투자처도 적시에 발굴해야 하는 과제가 남았기 때문이다.
전량매각이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점을 고려해 일부분만 매각할 수 있다는 말도 내부에서 흘러나오고 있다. 기업은행 고위 관계자는 "이사회에서는 전량 매각을 결의했지만 KT&G 주가 추이나 대규모 물량, 정부와의 관계 등을 고려할 때 현실적으로 어려운 점이 많다"며 "BIS 자기자본비율 부담을 고려해 보유 주식 중 일부분만을 매각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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