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7년 01월 23일 15:4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오랜 침묵을 깨고 공모채 시장에 등장한 호텔롯데가 그룹의 실질적 지주사로서 자존심을 지킬 수 있을까. 당장 지난해 이후 불거진 오너가 비리, 특검 등에 대한 우려는 크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기관투자자들은 오히려 펀더멘털과 신용도에 기반한 투자결정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다.업계에서는 호텔롯데의 호텔, 면세점, 리조트 등 다각화된 사업안정성과 계열사 지분에 기반한 높은 재무융통성이 투자매력을 높일 것으로 평가했다. 연초 우량 AA급 이슈어들이 줄줄이 대규모 수요 확보에 성공하는 등 훈풍이 돌고 있는 시장 상황 역시 긍정적으로 꼽고 있다.
다만 매출확대에 역행하는 수익성 부진, 투자확대에 따른 재무안정성 저하는 변수로 꼽힌다. 본류인 호텔사업은 지난해 상반기 영업적자를 면치 못했고 면세업 역시 갈수록 경쟁이 격화하고 있다. 수익성 저하에 따라 불어난 차입금은 커버리지 지표를 악화시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 사업안정성, 재무융통성 '강점'…시장 훈풍 '기대'
호텔롯데는 오는 2월 공모채 발행을 통해 최대 3000억 원 가량의 자금을 확보할 예정이다. 공모액은 1500억 원이지만 투자자 모집 결과에 따라 최대 3000억 원으로 증액 발행한다는 계획이다. 트랜치는 3년물과 5년물로 나눠 우선 1000억 원, 500억 원씩 배정했다.
현재 호텔롯데는 기관투자자 대상 막바지 투자설명회(IR)를 진행 중이다. 시장태핑 결과는 나쁘지 않다는 입장이다. 오너가 횡령, 특검수사 등에 대한 기관투자자들의 질의도 일부 제기됐지만 앞서 흥행에 성공한 롯데쇼핑과 마찬가지로 청약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관건은 호텔롯데의 펀더멘털과 신용도가 될 전망이다. 당장 주력 호텔·면세업에 기반한 사업안정성은 양호한 것으로 평가된다. 해외사업 확대로 다각화 수준도 제고됐다. 지난해 상반기 호텔과 면세업에서 각각 전년 동기 대비 51.3%, 27.8% 증가하는 등 뚜렷한 외형 성장세를 나타났다.
특히 호텔롯데의 'AA+' 우량 신용도를 떠받치고 있는 풍부한 자산가치는 강점이다. 지난해 6월말 별도 기준 약 6조 원을 상회하는 롯데 계열사 지분, 약 1조 원을 넘는 투자부동산과 이에 기반한 금융시장에서의 자금조달 가능성도 호텔롯데의 재무융통성을 배가하는 대목이다.
최근 우량 AA급 이슈어들의 대규모 청약자금 유치도 긍정적 기류다. 극소수를 제외하면 대부분이 오버부킹을 기록하며 호텔롯데의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1조 4000억 원 이상의 청약자금을 유입한 현대제철을 비롯해 계열사 롯데쇼핑 역시 1조 원에 육박하는 자금을 끌어 모았다.
투자은행(IB) 관계자는 "최근 회사채 시장에 특별한 업종이나 신용 리스크가 없으면 AA급 이슈어들은 물량 완판 행진을 이어갈 정도로 훈풍이 돌고 있다"며 "호텔롯데의 경우 견조한 사업안정성에 탄탄한 보유지분 덕분에 기관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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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무, 신용 균열…IPO 성사, 투자확대 '트리거'
호텔롯데는 단기화한 차입구조를 해소하기 위해 공모채 조달에 나섰다. 그 동안 공모 회사채 시장에 발길을 끊고 조달안정성이 떨어지지만 공시의무가 덜한 기업어음(CP)과 사모 시장에 의존해왔다. 그 결과 1년 이내 만기도래하는 단기성 차입금 비중이 크게 높아졌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정황들이 호텔롯데의 과거 대비 재무, 신용에 대한 부담이 크다는 방증이란 분석을 내놓고 있다. 실제 지난 수년간의 투자 확장 기조를 이어온 이면에 각종 재무지표는 뒷걸음질쳐왔다. 호텔롯데가 3년 전 공모채를 조달했던 시점과는 재무안정성이 크게 둔화됐다.
호텔롯데의 순차입금/상각전영업이익(EBITDA)는 지난 2013년 3.4배 수준이었지만 3년이 지난 지난해 상반기 6.8배로 높아졌다. 이마저도 전년(7.4배) 대비 다소 완화된 수치다. EBITDA/금융비용은 같은 기간 되레 반토막 났다. 2013년 11.6배 수준이었지만 지난해 6월 5.5배로 하락했다.
이는 수년간의 투자로 덩치는 더욱 커졌지만 수익성은 제자리에 머문 결과다 . 호텔사업은 국내 공급량 확대 및 일본관광객 감소 등으로 인한 영향이 컸고, 면세사업도 공항면세점 임차료 증가, 면세시장내 경쟁심화가 악재로 작용했다. 전체 영업이익률은 2013년 대비 3%p 이상 하락했다.
신용평가사 관계자는 "재무개선의 핵심인 기업공개(IPO) 무산 및 대규모 투자지출 등으로 인한 부담이 완화되지 못한다면 신용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향후 IPO 진행 여부, 재무부담 개선 및 지배구조 변화 수준 등에 대해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시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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