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금 금리' 고민 빠진 케이뱅크 "수시입출식예금 등 적정 금리 산정 어렵다" 토로
안경주 기자공개 2017-02-01 10:27:14
이 기사는 2017년 01월 26일 14:4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오는 3월 정식 영업을 시작하는 국내 첫 인터넷전문은행 케이뱅크은행(이하 케이뱅크)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저금리 시대에 금리 0.1%포인트라도 혜택을 받으려는 고객들이 늘면서 케이뱅크는 신규 고객을 확보하기 위해 '고금리' 예금(수신)상품을 내놓을 예정이다. 하지만 기존의 국내 은행들이 하나 둘 고금리 예금상품을 선보이면서 케이뱅크가 적정 금리 산정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다.
예금 금리를 높이면 신규 고객을 확보하는데 유리하지만 수익을 내지 못하는 만큼 무작정 고금리 정책을 유지할 수 없다. 그렇다고 인터넷전문은행 출범으로 고금리를 기대하는 고객들의 심리를 무시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케이뱅크는 막판 영업 준비에 한창이다. 내달 초 임직원 및 일반인 테스터 등을 대상으로 시범 사업을 추진하고, 이르면 3월 초 영업을 시작한다는 계획이다.
케이뱅크는 송금·이체뿐 아니라 비대면 실명 확인을 통한 계좌 개설, 대출 등 은행 업무 전반에 대해 시공간 제약 없이 이용할 수 있다. 이에 순차적으로 다양한 상품을 선보인다. 우선 개인 예금과 대출 등을 시작하고, 올해 말부터 외환 송금 등도 다룰 예정이다. 신용카드, 펀드판매 등에도 진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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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예금 이자는 더 주고, 대출 금리도 기존 은행보다 낮출 수 있는 상품을 내놓는 데 주력하고 있다. 이미 국내 은행들이 인터넷이나 모바일을 통해 다양한 상품을 내놓고 있는 상황에서 경쟁 우위를 점하기 위해선 금리 부분에서 차별화를 둘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심상훈 초대 은행장은 "지점과 창구 직원 등을 두지 않아 절감되는 비용으로 가격 경쟁력을 갖춰 기존 은행과 경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케이뱅크 내부에선 적정 예금 금리를 산정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토로하고 있다. 특히 '충성고객'으로 연결되는 수시입출금통장 개설 고객들에게 줄 수시입출식예금(MMDA) 금리를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
수시입출식예금은 요구불예금의 대표적인 상품이다. 입출금이 자유로운 대신 저축성 예금에 비해 이자가 거의 없어 은행의 수익성 지표인 순이자마진(NIM)을 높이는 핵심 상품이다. 은행별로 차이가 있지만 수시입출식예금의 금리는 0.1% 이하가 대부분이다.
최근 저금리 기조로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해 시중에 풀린 돈이 수시입출식예금 등으로 몰리고 있다. 예금 금리가 0.1%포인트만 높아도 주거래 은행을 바꿀 가능성이 높아 신규 고객 확보에 유리해지는 상황이다.
문제는 자금이 풍부한 고객군의 경우 연령대가 전체적으로 높다는 점에서 케이뱅크의 고민이 시작됐다. 이들은 인터넷 또는 모바일에 익숙치 않거나 기존 은행에 대한 충성도가 높다. 따라서 높은 예금 금리를 제시해도 신규 고객으로 연결될지 미지수다.
반대로 인터넷에 익숙한 젊은 세대는 자금이 풍부하지 못하다. 신규 고객으로 유치를 하더라도 수시입출식예금과 같은 저원가성 예금 규모를 단기간 내 늘리기 어렵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기존 은행의 수시입출식예금과 비교해 높은 이자를 준다는 원칙은 있지만 적정 수준을 정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무작정 금리를 높이기 어렵지만 고금리를 원하는 고객의 기대감을 져버릴 수 없는 상황으로 본격적인 영업을 하기 전까지 고민할 수밖에 없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국내 은행, 특히 저축은행들이 고금리의 수시입출식예금 상품을 내놓으면서 케이뱅크가 본격 영업에 나서기 전부터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
OK저축은행이 지난해 말 출시한 'OK e-대박통장'이 대표적이다. OK저축은행 통합 모바일 플랫폼인 'OK모바일'을 통해 개설할 수 있는 이 상품은 연 1.4%의 금리가 적용된다. 예치잔액 300만 원 이상일 경우 연 1.8%의 금리가 적용된다. 이는 시중은행 입출금식예금 금리의 5배 이상 높은 수준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케이뱅크가 영업 초기 신규 고객을 얼마나 확보할 수 있는지에 따라 인터넷전문은행 사업의 성패를 가늠해 볼 수 있다"며 "고객 확보를 위해 (케이뱅크가) 예금상품에 대한 적정 금리를 어떻게 정할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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