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강한기업]시몬스, '프리미엄 전략' 6성급 호텔도 찾는 침대'양극화 트렌드' 기술력으로 소비절벽 돌파, 마케팅도 '명품'
권일운 기자공개 2017-02-13 08:55:46
[편집자주]
알려진 수많은 국내 강소기업, 그중에서도 '더' 강한기업은 어떤 기업일까. '더 강한기업'으로 성장한 기업의 성장 스토리, 재무구조, 지배구조를 분석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성공'을 꿈꾸는 수 많은 중소·중견기업에 귀감이 될 만한 정보를 제공하자는 취지다. '더 강한기업'이 되기 위해 거쳐야 할 관문과 그들의 극복 노하우도 함께 들어봤다.
이 기사는 2017년 01월 31일 09:5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차라리 우리가 직접 만듭시다."안정호 시몬스 대표는 미국에서 수입해 팔던 최고가 제품군 '뷰티레스트 블랙'이 썩 만족스럽지 않았다. 대당 1000만 원이 넘는 값에 팔리는 뷰티레스트 블랙의 불량률이 30%에 달하는 것을 더는 두고볼 수 없었다. 10대를 수입해 자체 검수를 하면 그중 3대는 판매가 불가능한 수준이었다. 수입 뷰티레스트 블랙 때문에 발생하는 물류 비용이나 재고 부담이 만만치 않았다.
엄밀히 말하면 수입 뷰티레스트 블랙에서 발생한 불량은 불량이라고 보기 어려웠다. 극소수의 민감한 고객들조차 찾아내기 어려운 수준의 흠이 시몬스의 자체 기준을 통과하지 못해 불량 판정을 받았다. 일각에서는 최고급 제품을 국내에서 직접 생산했을 때 고객들의 신뢰가 이탈할 수 있다는 이유로 우려를 나타냈다. 하지만 그간 쌓아온 기술력을 총 동원하면 수입산보다 나으면 나았지 못할 게 없는 제품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안 대표는 확신했다.
결과는 성공적. 뷰티레스트 블랙은 2016년 7월 출시한지 석 달 만에 30억 원 어치가 팔려 나갔다. 시몬스가 연간 100억 원 정도로 추산한 최고급 침대 시장에서 받아든 성적표였다. 시몬스는 전 세계 유명 브랜드 제품들이 경쟁하는 해당 시장에서 어느 정도의 존재감만 나타내도 괜찮을 결과라고 내심 생각했다. 경차 한 대 값을 넘나드는 뷰티레스트 블랙이 그렇게 잘 팔려 나갈 지는 시몬스도 예상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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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극화 트렌드, 프리미엄 전략으로 돌파
시몬스는 소비재 시장의 양극화 트렌드가 심각해질 것을 일찌감치 내다봤다. 제조 기술의 상향 평준화로 인해 저렴하고 쓸 만한 제품을 찾는 수요층이 늘어나는 것은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었다. 침대를 포함한 가구 시장에서도 이케아로 대표되는 중저가 대량생산 제품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었다.
하지만 최고의 제품을 얻기 위해 비싼 값을 기꺼이 치르겠다는 수요 또한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나 침대라는 제품은 건강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 주목했다. 시몬스는 그래서 '세상에서 제일 좋은 침대'를 만드는 데 전사적 역량을 집중하기로 했다. 뷰티레스트 블랙의 국내 생산도 그런 맥락에서 이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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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시몬스침대는 포켓 스프링의 개념을 응용, 지난 25년 사이에 비약적인 기술적 발전을 이뤄 냈다. 어떤 소재를 어떻게 꼬아 만든 스프링을 어떻게 배치할지에 대한 노하우의 상당 부분은 시몬스가 국내에서 새롭게 개발해 현행 제품에 사용되고 있다. 시몬스가 국내에서 개발한 포켓스프링 기술만 3가지다. 여기에 매트리스마다 어떤 소재를 어떤 두께로 배치해야 최적의 편안함을 주는지에 대한 연구도 오랫동안 진행해 왔다.
◇최고의 인력들이 최고의 고객을 위한 최고의 제품을 만들다
5성급 호텔이나 6성급 호텔 상당수가 시몬스 제품을 채택하고 있다는 것은 시몬스 침대의 우수성을 나타내는 방증이다. 공식적인 집계는 아니지만, 시몬스가 자체적으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국내 5성급 또는 6성급 호텔의 절반 이상이 시몬스 침대를 설치해 놓고 있다.
서울 강북 도심이나 강남의 웬만한 호텔은 객실에 시몬스 침대를 배치해 놓았다. 시몬스 침대가 없는 호텔을 찾기가 어려울 정도다. 당장 국내 최초의 6성급 호텔로 인증 받은 포시즌스호텔서울(Four Seasons Hotel Seoul)은 자체 기준을 충족시킬 수 있는 침대 제조사는 시몬스가 유일하다고 판단, 별도로 침대를 주문하기도 했다.
침대 업계에서 '특판'으로 일컬어지는 해당 시장은 국내에 글로벌 체인 호텔들이 잇따라 등장하면서 폭발적으로 성장하기 시작했다. 규모 자체가 크지는 않지만 고객의 주문 사항에 맞춘 최고의 제품을 생산해 내야 한다는 점에서 침대 업체의 기술력을 가늠할 수 있는 척도가 된다.
시몬스는 안 대표 주도로 특판 시장이 막 태동하던 2000년대 초반부터 특판용 침대 개발에 전력을 기울였다. 아무래도 개인 고객들을 상대할 때보다 침대 하나당 발생하는 이익은 적었다. 그래도 호텔용 침대를 개발하면서 쌓은 기술력을 어떻게든 범용 제품에 적용할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이 있었다.
잘 만든 제품을 잘 파는 것 또한 중요하다. 마케팅의 핵심은 사람이라는 점에 주목한 시몬스는 마케팅 부문을 포함한 전략 담당 임원들을 내로라하는 명품 브랜드 출신들로 구성했다. 당장 시몬스 직영 매장의 책임자는 샤넬 출신이 맡고 있다. 인사 담당 임원도 샤넬 출신이다. 여기에는 최고의 제품을 다루던 인력들을 채용해 그에 걸맞는 대우를 하겠다는 안정호 대표의 '사람 욕심'이 크게 작용했다는 후문이다.
◇소비절벽 무풍지대
시몬스의 프리미엄 전략이 성공했다는 것은 실적으로도 입증된다. 내수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가 나타난 지 수년째지만 시몬스의 매출은 매년 두 자리 수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2015년에는 전년 대비 11.5% 늘어난 1418억 원의 매출액을 기록했다. 2016년 결산은 아직 끝나지 않았지만, 두자리 수 성장 행보는 지속될 전망이다.
수익성은 매출보다 더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2015년 시몬스가 벌어들인 영업이익은 257억 원으로 전년치(132억 원)의 두 배에 육박한다. 2014년 10.4%로 제조업체 치고는 상당한 수준이던 영업이익률이 2015년 18.1%까지 높아졌다. 설립 이후 한 번도 영업 손실을 내지 않은 까닭에 차곡차곡 현금을 쌓은 시몬스는 수년간 무차입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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