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7년 02월 01일 13:2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중소·중견 면세점인 동화면세점이 호텔신라의 풋옵션 행사를 앞두고 활로를 모색 중이다. 자금 마련을 위해 '경영권 매각' 카드를 빼들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지만 관세법의 취지에 어긋나는 탓에, 동화면세점의 경영 정상화는 '산 넘어 산'일 수밖에 없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동화면세점이 향후 호텔신라 등 대기업에 경영권을 매각할 경우 공정경쟁 위반 가능성이 존재한다. 중소·중견 사업자는 대기업과는 달리 특허권 입찰 과정에서 제한경쟁을 할 뿐만 아니라, 특허권 갱신 또한 가능하다. 동화면세점은 2015년 특허권을 갱신해 2020년까지 면세 사업을 이어갈 수 있는데 이는 관세법에 따라 중소·중견 사업자에만 적용되는 갱신 조항을 활용했기 때문이다.
관세법 제176조에 따르면 중소·중견기업은 타 사업자와 심사를 거치지 않고 5년 범위 내에서 특허권 갱신이 허용된다. 매입력에서 대기업과의 경쟁에 열세에 놓일 수 있는 중소·중견 면세점을 보호하고 사업의 연속성을 보장해주기 위한 조항이다. 관세청은 대기업이 이를 활용하는 것은 관련 법 취지와 맞지 않다는 입장이다.
관세청 관계자는 "중소·중견 사업자가 대기업에 경영권을 포함한 지분을 넘긴다면, 관세법에 따라 중소·중견 면세점 특허요건 충족여부를 면밀히 살펴보고 판단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다만 경영상에 한계 상황에 놓인 면세 사업자에 대해 구제책을 마련할 수 있는 방안이 마련 가능한지 검토 중"이라고 덧붙였다.
동화면세점은 3대 명품 브랜드(루이비통, 에르메스, 샤넬) 유치에 성공하며 최근 수년 전만 하더라도 중소·중견 면세점의 성공 모델로 꼽혔다. 지난해 상반기에는 4층과 5층의 매장을 확장해 그랜드오픈하며, 아모레퍼시픽·3CE·바닐라코 등의 화장품 브랜드와 제이에스티나·빈폴 등의 패션잡화 브랜드를 새롭게 입점시키기도 했다.
다만 최근 루이비통·구찌·몽블랑 등 명품 브랜드가 철수하면서, 동화면세점이 가지고 있던 경쟁력들이 점차 사라진다는 평가를 받았다. 여기에 송객수수료율 증가는 여행사를 상대로 그룹 투어 관광객을 받아온 동화면세점에 직격탄이 됐다.
면세업계 관계자는 "동화면세점은 최근 손님, 브랜드, 직원을 경쟁사에 뺏기는 '삼중고'를 겪고 있었다"며 "호텔신라에서 돈을 빌려오면서 '인공호흡'을 시켰지만 시장이 과열되면서 여행사에 주는 수수료가 올라가 만족할만한 수익을 내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동화면세점은 호텔신라가 풋옵션(매도청구권)을 행사한 주식 35만 8200주(19.9%)에 대한 행사금액 715억 원을 만기일인 지난해 12월 19일까지 되돌려주지 못한 상태다. 이에 따라 10% 가산율이 적용돼, 동화면세점은 총 788억 원을 이번달 23일까지 호텔신라에 줘야 한다.
호텔신라 측은 "약정된 금액의 상환을 최우선으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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