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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지 키우는 증권업…합병 미래에셋, HMC證 '위협' [퇴직연금시장 분석 / 증권업] ⑥적립금 25.5조…미래에셋대우 6조대 '껑충'

장소희 기자공개 2017-02-08 08:46:58

이 기사는 2017년 02월 03일 17:3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퇴직연금 시장에서 증권업권의 입지가 서서히 높아지고 있다. 확정기여형(DC)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더 높은 수익을 추구하고자 하는 가입자들이 증권업권 사업자들을 주목하고 있다. 특히 한국투자증권, 미래에셋대우 등이 대체투자를 퇴직연금 상품으로 들고나오며 관심을 받았다.

증권사 간의 인수·합병(M&A)이 많았던 지난해에는 업계 판도에도 변화가 많았다. 미래에셋증권과 대우증권의 합병으로 탄생한 미래에셋대우는 1등 사업자인 HMC투자증권를 바짝 따라붙었다. 중위권 하우스인 한국투자증권과 NH투자증권 등도 적립금 규모를 늘리며 약진했다.

◇ 적립금·점유율 동반 성장…IRP 틈새 공략법 '적중'

3일 머니투데이 더벨이 은행·보험·증권사 등 퇴직연금 사업자 43곳이 공시한 퇴직연금 적립금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말 기준으로 증권업 퇴직연금 사업자들의 총 적립금은 26조 5641억 원으로 전년도 대비 17% 늘었다. 2015년 총 적립금은 22조 48억 원으로 금액으로 따지면 4조 5593억 원 증가했다.

증권업권의 퇴직연금 시장점유율은 18.2%로 2015년(17.5%) 대비 0.7%포인트 상승했다. 전 업권 중 유일하게 점유율이 확대됐다.

제도별로 살펴보면 증권업권의 DB 적립금은 전년 대비 20% 넘는 성장률을 나타내며 19조 547억 원을 기록했다. 금액으로는 3조 2442억 원이 늘어난 셈이다. DC 적립금은 4조 9995억 원으로 전년 대비 6889억 원(16%) 늘었다. IRP는 2조 5099억 원 적립금을 기록했다. 1조 8836억 원 규모의 지난해와 비교했을 때 무려 33%의 높은 증가율을 나타냈다.

DB와 DC에 비해 IRP 비중이 늘어난게 특징이다. 증권업권에서 IRP 적립금 비중은 2015년 8.5%에서 지난해 9.4%로 0.9%포인트 커졌다. 전체 증권업권 사업자들이 절세 혜택 등을 내세우며 IRP 마케팅을 강화한데 따른 결과로 풀이된다. 은행업권이 IRP 마케팅에 소홀한 사이를 비집고 들어가 성과를 얻었다는 평가다.

증권업권 퇴직연금 제도별 적립금 증가율

◇ '적립금 6조' 올라선 미래에셋대우…'주춤한 선두' HMC투자증권

지난해 눈길을 끄는 곳은 단연 미래에셋대우다. 미래에셋증권과 대우증권의 합병으로 탄생한 미래에셋대우의 적립금은 6조 5617억 원 수준으로 뛰면서 선두인 HMC투자증권과의 차이를 대폭 줄였다. 점유율로도 업계 기준 27.4%를 기록하며 1위와의 간극을 좁히는데 성공했다.

미래에셋대우는 전체 퇴직연금 시장 내에서도 입지가 높아졌다. 지난해 말 기준 전체 사업자 중 미래에셋증권은 10위, 대우증권은 21위에 이름을 올렸지만 통합 후 9위권으로 도약했다. 미래에셋증권 앞순위에 있던 교보생명을 1조 원 이상의 격차로 제쳤다.

미래에셋대우는 특히 IRP에서 성장세가 두드러졌다. 2015년 5000억 원대에 불과했던 개인형퇴직연금(IRP) 적립금을 지난해 7679억 원 수준으로 끌어올리며 DC형과 함께 IRP가 퇴직연금시장 대세로 자리잡았다는 사실을 입증했다. 이 중 합병 효과를 통한 증가 외에 신규 실적은 2082억 원으로 증가율로 따지면 37%에 달하는 수준이었다.

적립금 규모 1조 원대에 불과했던 DC형도 지난해 2조 490억 원으로 커지며 미래에셋대우증권의 퇴직연금 실적을 이끌었다. 이 유형도 합병 효과를 제외하면 2380억 원의 신규 실적을 쌓아 약 14%의 성장률을 보였다. DB형은 1000억 원이 조금 넘는 신규 자금을 유치했다.

향후 관건은 합병 후 시너지가 얼마나 창출되느냐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미래에셋대우가 합쳐져 사이즈가 커졌으니 시장에서 돋보이는 것은 사실이지만 실질적인 성과를 보려면 최소 1년은 두고 봐야한다"며 "올해는 합병 첫 해고 퇴직연금을 강화하겠다는 미래에셋대우의 전략이 본격적으로 나올테니 연말에 적립금이 얼마나 올라오는지를 봐야한다"고 말했다.

증권사 퇴직연금 제도별 적립금

미래에셋대우의 약진에도 증권업권의 독보적 1위는 여전히 HMC투자증권이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HMC투자증권의 적립금은 8조 6611억 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1조 2900억 원 늘었다. 증권업권 내 HMC투자증권의 점유율은 2015년 대비 0.9%포인트 줄었지만 여전히 32.6%로 선두자리를 지켰다. 하지만 전체 시장 내에서는 점유율을 키우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HMC투자증권은 DB 적립금으로 성장했다. 그러나 이는 대부분이 계열사 물량으로 채워졌다. HMC투자증권의 DB 적립금은 8조 4735억 원으로 전년도(7조 2642억 원) 대비 14% 증가했다. DC의 경우 64억 원 늘어나는데 그쳤다.

반면 IRP는 2배 넘는 성장을 기록했다. HMC투자증권의 지난해 말 기준 IRP 적립금은 총 1388억 원으로, 한해동안 743억 원의 실적을 쌓았다. 금액보다는 주춤했던 성장률을 회복했다는데 의미가 있다는 해석이다.

중위권 증권사들도 적립금 규모 확대 대열에 동참했다. 한국투자증권과 NH투자증권의 약진이 눈에 띄었다. 두 회사는 각각 7746억 원, 5584억 원 적립금이 순증하며 증권업계에서 3위와 5위 자리를 지켰다. 4위 삼성증권은 2735억 원 신규 실적을 쌓았지만 성장률이 주춤했다. 그 밖에 신한금융투자와 KB증권은 1000억 원대 적립금 증가를 나타냈다.

이처럼 중위권 증권사들까지도 적립금 규모를 확대하게 된데는 시장 전체 파이가 커진 덕분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증권사들이 자세한 고객 컨설팅에 강점이 있다는 점을 기반으로 전체 파이를 키우고 있고 이 같은 흐름에 중위권 증권사들도 적립금 규모를 확대에 동참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반면 하이투자증권과 유안타증권은 일부 제도에서 적립금이 줄어들거나 증가분이 전혀 없어 눈에 띈다. 하이투자증권의 경우 2015년 5000억 원대를 바라보던 DB형 적립금 규모가 지난해 7% 가량 쪼그라들었다. 유안타증권은 다른 증권사들이 일제히 증가세를 기록한 IRP에서 신규 실적을 내지 못해 2015년과 마찬가지로 289억 원 적립금을 기록하는데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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