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외풍 속 꿋꿋한 신한금융 한동우 '인사철학' 안정적 지배구조 초점 '신한스타일'...과거 외풍서도 방패막 역할
김선규 기자/ 안경주 기자공개 2017-02-07 08:30:19
이 기사는 2017년 02월 06일 19:0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각종 악의적 의혹에도 불구하고 위성호 신한카드 사장이 신한은행장 후보로 추천될 전망이다. 민간은행장 인선 문제에 정치권과 시민단체까지 가세하면서 변수가 늘어가는 형국이지만, 신한금융지주는 내부 규정에 따라 후보 추천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신한금융지주가 외부 입김에도 불구하고 신한은행장 인사 과정에서 영향을 받지 않는 배경에는 한동우 신한금융 회장의 원칙적인 인사철학과 정교한 지배구조, 체계적인 승계프로그램의 영향이 크다는 평가다.6일 업계에 따르면 신한금융지주는 7일 오후 자회사경영관리위원회(이하 자경위)를 열고 차기 신한은행장 후보를 추천할 예정이다. 자경위에서 선출된 후보는 신한은행 임원후보추천위원회와 이사회의 심의·선정 과정을 거치게 된다.
당초 순조롭게 진행될 것으로 예상됐던 신한은행장 선임절차는 뜻밖의 변수를 맞이했다. 시민단체인 금융정의연대는 지난 1일 위 사장이 라응찬 신한지주 회장과 이백순 신한은행장을 도와 '신한사태' 사건의 진상을 은폐했다며 위증 및 위증 교사죄로 검찰에 고발했다. 지난 5일엔 더불어민주당 기동민 대변인이 현안브리핑에서 위 사장의 행장 후보 추천을 재고해야 한다고 이례적으로 민간은행장 인선과 관련 코멘트를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한금융지주는 위 사장 카드를 포기하지 않았다. 지주 법무팀과 외부 법무법인을 통해 위 사장 관련 의혹을 검토한 결과, 위 사장을 행장 후보로 추천하는데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결론을 내리고 내부규정에 따라 추천할 수 있음을 암시했다.
이 같은 신한금융지주의 결정은 한 회장이 다져온 지배구조와 승계프로그램에서 비롯됐다는 분석이다. 한 회장은 2010년 신한사태를 반면교사로 삼고 2011년부터 지배구조와 경영승계 프로그램 마련을 지시했다. 태스크포스팀(TFT)을 꾸리고 외부 컨설팅을 통해 경영승계 운영주체와 방안을 마련하는데 약 6개월의 시간을 투자했다.
이후 계열사 CEO 및 임원 인사에서 어떠한 잡음도 발생하지 않았다. 그룹 및 계열사 인사 한 달 전부터 정상적인 업무가 불가능하다는 다른 금융지주사와 대조적이다. 특히 내부 줄서기 문화와 세력 다툼으로 내홍을 겪었던 다른 금융지주사와 달리 권력에 줄을 대 승진하려는 왜곡된 조직문화가 사라졌다.
시민단체 등 정치외풍에서도 이 같은 기조를 이어갔다. 실제 2014년 참여연대가 신한사태와 관련해 고 서진원 전 행장을 고발했다. 당시 서 전 행장은 3연임을 앞둔 상황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 회장은 그간의 실적과 업무 전문성을 기반으로 차기 행장을 선출하겠다는 원칙을 앞세워 서 전 행장을 내세웠다.
이는 무엇보다 원칙적인 인사철학과 체계적인 지배구조를 내세웠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라는 분석이다. 낙하산 인사와 인사 청탁, 계파 싸움을 배척했고 개별 후보군의 경영성과 및 평판, 자기계발 계획 등을 분기·연간 단위로 점검했다.
신한금융지주 관계자는 "내부 규정에 따라 경영승계 육성 후보자군을 확보해 놓고 '경쟁'을 통해 자격을 검증했다"며 "행원들 사이에서는 압축후보군의 경영능력이 충분히 입증된 만큼 누가 차기 회장이 되더라도 그룹을 안정적으로 이끌 수 있는 적합한 인물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고 설명했다.
한 회장 자신의 인사에서도 예외를 두지 않았다. 한 회장은 2013년 연임이 확정된 이후 더 이상 회장 연임에 도전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신한금융지주 내부 규정상 만 70세까지 연임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한 회장은 한차례 더 연임할 수 있었다. 라응찬 회장의 장기집권 폐해를 경계한 한 회장은 자신이 먼저 기득권을 내려놓은 셈이다.
신한금융지주 관계자는 "한 회장이 안정적인 경영승계 프로그램을 기반으로 실적, 신한정신 구현 등이 반영된 '신한 스타일'의 지배구조 체계를 확립했기 때문이다"며 "한 회장은 또한 임원 선임 절차나 임원들의 경영성과 평가 등에 대한 신뢰가 높았고, 그만큼 관련 절차에 자신감을 내비쳤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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