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위성호 사장 사퇴하며 언급한 '순리' 의미는 [신한금융 차기 리더는]조용병 내정자 지원 카드 꺼내...'순서대로' 차기 행장 자리 염두

김선규 기자공개 2017-01-23 10:35:51

이 기사는 2017년 01월 20일 08:2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한금융지주 차기 대권 후보로 지목된 위성호 신한카드 사장(사진)이 회장후보추천위원회 면접 도중 사퇴를 표명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이를 두고 일부에서는 차기 신한은행장 자리를 염두에 둔 포석이 아니냐는 분석이다.

clip20170120010648
19일 서울 중구 신한금융지주 본사에서 열린 3차 지배구조 및 회장후보추천위원회(이하 회추위)에서 조용병 신한은행장이 신한은행 차기 회장 최종 후보로 선택됐다. 조 내정자는 강력한 라이벌로 언급된 위 사장이 자진 사퇴하면서 회추위 만장일치로 최종 후보로 선출됐다.

위 사장은 이날 회추위 면접 과정에서 사퇴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상경 회추위원장은 "위 사장은 신한의 미래를 위해 조 행장이 회장이 되는 것이 순리라고 말했다"며 "그는 차기 회장을 도와 조직의 발전에 기여하고 싶다며 사퇴사유를 밝혔다"고 말했다.

위 사장은 강대석 신한금융투자 사장에 이어 두 번째로 후보직을 사퇴했다. 지난 9일 압축후보군(Short list)이 4명으로 선정된 이후 11일 강 사장에 이어 위 사장까지 중도 사퇴하며 최종 면접까지 치를 현직 후보는 조 내정자 밖에 없다.

회사 안팎에서는 위 사장의 자진사퇴에 다소 의외라는 반응이다. 위 사장은 지난해 8월 신한카드 사장 연임에 성공하면서 조 내정자와 함께 강력한 대권 후보로 언급돼왔다. 조 내정자가 우세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지만, 경영성과, 리더십 측면에서 조 내정자를 위협하는 대항마로 꼽히며 신한금융지주 회장 선거 흥행에 중요한 한 축을 맡았다.

위 사장은 회추위와의 면접 과정에서 "신한의 미래를 위해 조 행장이 회장이 되는 것이 순리라고 생각한다"며 "차기 회장을 도와 조직의 발전에 기여하고 싶다"고 사퇴 사유를 밝혔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점은 위 사장이 '순리'라는 말을 언급했다는 것이다. 이날 이상경 회추위원장 역시 '순리'와 일맥상통한 '순서대로'라는 말을 언급했다. 그는 면접 이후 차기 행장 선임과 관련한 질문에 "회장 선임 과정에서 안정적 발전을 중요하게 여겼다"며 "여기서 안정적 발전이란 '순서대로'를 의미하며 신한금융에서 회장 다음은 행장, 카드, 생명 순"이라고 말했다.

즉 차기 회장은 그룹 '맏형'격인 은행 CEO가, 행장은 그 다음 순서인 카드 사장이 순서대로 맡는 것이 안정적 발전이라는 의미로 해석이 가능한 부문이다. 지난 3일 '범금융 신년인사회'에서 한 회장이 회장 선임 과정을 두고 "물 흐르듯 조용히 진행될 것"이라고 언급한 것과도 비슷한 뉘앙스다.

clip20170120010908

이에 회사 안팎에서는 위 사장이 차기 회장직을 조 내정자에게 힘을 실어주는 대신 행장 자리를 취하기 위해 사퇴 카드를 전략적으로 꺼내든 것이 아니냐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 회추위원장과 한 회장이 언급한 '순서대로', '물 흐르듯' 말대로라면 차기 행장 자리를 자연스럽게 위 사장이 바통을 이어 받아야 한다는 분석에서다.

위 사장은 사실상 향후 자신의 입지를 한 회장과 조 내정자에게 넘겼다. 위 사장이 행장으로 자리를 옮길지, 아니면 카드 사장으로 남길지, 퇴사 수순을 밟게 할지는 한 회장과 조 내정자의 의중에 달린 셈이다.

한 회장과 조 내정자가 위 사장을 행장으로 선임할지는 아직 미지수다. 위 사장의 경영성과, 역량 측면에서는 행장으로 최적임자라는 평가다. '순리'대로 보면 차기 행장은 위 사장일 가능성이 가장 높다. 다만 조 내정자 입장에서는 그룹 주력 계열사인 행장 자리를 경쟁자였던 위 사장에게 넘겨주는 것이 초기 조직 장악과 순조로운 경영 승계 측면에서도 쉽지 않은 선택이라는 분석이다.

신한금융지주 관계자는 "차기 행장을 두고 아직 결정된 바가 없으며 논할 단계도 아니다"라며 "한동우 현 회장과 조 회장 내정자 간 충분한 의견 조율이 진행된 이후에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