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7년 02월 07일 07:4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IBK투자증권의 LP지분 세컨더리 펀드 조성이 좌초 위기에 처했다. 투자자(LP)들의 반응이 좋지 않은 데도 투자금 모집을 강행하다가 4개월 간의 펀드 결성 시한을 넘기게 됐기 때문이다. 해당 펀드 출자자인 한국성장금융투자운용 측은 결성 시한 연장이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LP지분 세컨더리 펀드는 한국성장금융투자운용이 회수 시장 활성화를 위해 600억 원을 출자하기로 한 사모투자펀드(PEF)다. IBK투자증권은 지난해 9월 해당 PEF의 증권사 부문 위탁운용사(GP)에 선정되면서, 민간에서 올해 1월 말까지 나머지 자금 600억 원을 모집해야 했다.
이에 IBK투자증권은 최근 LP지분 세컨더리 펀드 조성을 전담할 사모펀드본부를 신설하고, 인력도 영입했다. 기존에 PEF 조성과 운용업무를 담당하던 PE사업본부와는 별도로 운영되는 조직이다.
하지만 업계에선 이를 두고 IBK투자증권이 과욕을 부렸다는 관전평을 내놓는다. 그간 금호아시아나그룹 구조조정, 한진해운 스페인 터미널 등 굵직한 PEF 거래를 담당한 베테랑 핵심 운용인력들이 줄줄이 이탈했는데도 펀드 결성을 무리하게 추진했기 때문이다.
새롭게 구성한 인력을 아직 PEF 전문가로 보긴 어렵다는 분석도 나온다. 사모펀드본부를 이끌게 된 김승완 전무는 SK증권에선 WM사업부문을 맡았고, 현대증권에서도 고객자산운용본부와 상품전략본부를 이끌었다. 투자금융본부에 몸담은 바 있지만, 이를 전문 이력으로 치기엔 무리가 있어 보인다.
실제 LP들은 선뜻 출자에 나서지 못하는 이유로 IBK투자증권의 관련 트렉 레코드(투자 실적)가 부족한 점을 꼽는다. IBK투자증권이 사전 소싱한 구체적인 타깃 매물이 없는 것도 감점 요인으로 꼬집는다. 보통 LP모집 단계에서 타깃 매물을 대략이라도 제시하는 데, IBK투자증권에선 이를 아직 정하지 못했다는 게 출자 제안을 받았던 LP들의 전언이다.
IBK투자증권 PE는 과도한 목표 설정과 그로 인한 성과보수 갈등, 인력 유출에 대한 책임 추궁 등으로 분위기가 어수선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래서 이번에 조직을 개편하고 PE에 힘을 더해주려는 IBK투자증권의 사기를 꺾고 싶진 않다.
다만 어려운 상황에 처한 IBK투자증권이 재기하기 위해선 허울 뿐인 트렉레코드를 버릴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개개인의 투자 경험과 네트워크가 필수적인 PEF 시장에선 IBK투자증권도 신생 PE와 같은 자세로 투자에 나서야 한다. IBK투자증권 사모펀드본부의 진정한 새 출발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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