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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조 굴리는 우본, 한국형 헤지펀드 '눈독' 보험사업단, 헤지펀드 부문 신설…"한국형 헤지펀드, 중요한 잠재투자처"

강우석 기자공개 2017-02-15 11:16:58

이 기사는 2017년 02월 13일 14:4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우정사업본부가 보험사업단 차원에서 헤지펀드 담당 부서를 새로 만들고 업계와의 접촉을 늘리고 있다. 현재 자금 집행 중인 글로벌 헤지펀드 뿐 아니라 장기적으로는 국내 헤지펀드에도 투자하겠다는 취지다.

1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우정사업본부 보험사업단 보험대체투자과는 지난달 말 국내·외 헤지펀드를 담당하는 '헤지펀드계'를 신설했다. 연초 보험대체투자과에 합류한 윤석준 계장(사무관)이 해당 부문을 총괄한다.

보험대체투자과는 우정사업본부 보험사업단의 대체투자(AI)를 총괄하는 부서다. 현재까지 글로벌 헤지펀드와 국내·외 부동산 및 인프라, 사모투자펀드(PEF), 벤처캐피탈(VC) 등 다양한 부문에 투자해왔지만, 한국형 헤지펀드에 자금을 집행한 적은 없었다.

◇ 한국형 헤지펀드, 중요한 잠재투자처

우정사업본부 보험대체투자과는 헤지펀드 부문을 신설한 직후, 국내 주요 헤지펀드 운용사들과 세미나를 가졌다. 한국형 헤지펀드의 운용 전략 및 주요 포트폴리오를 확인하기 위해서였다. 보험대체투자과가 만난 운용사는 라임, 안다, 타임폴리오자산운용 등 10여 곳으로 전해진다.

우정사업본부 관계자는 "2주 간에 걸쳐 굵직한 헤지펀드 운용사과 미팅을 가졌다"며 "당장 투자하기 위해서가 아닌 리서치 차원의 방문이라 이해하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우정사업본부는 국내 헤지펀드에 투자를 집행하기엔 시기상조라는 입장이다. 누적 운용기간이 짧고 운용전략도 롱숏, 메자닌 등 일부 기법으로 한정돼있기 때문이다.

이 관계자는 또 "주요 연기금들의 내부 평가 기준을 통과할 만한 헤지펀드 운용사는 극소수"라며 "투자하고 싶어하는 기관투자가들은 많지만, 자금을 집행하기엔 여전히 한국형 헤지펀드에 아쉬운 부분들이 많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헤지펀드 운용사와 접촉을 늘리는 것은 해당 시장이 중요한 잠재투자처이기 때문이다. 현재 한국형 헤지펀드 시장은 출범 7년 만에 7조 원 규모까지 성장했다. 시장이 양적 차원을 넘어 질적인 성장까지 이뤄진다면 투자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다른 우정사업본부 관계자는 "보험사업단은 국내 헤지펀드 운용사들과 '전략적 제휴' 관계를 이어갈 방침"이라며 "헤지펀드 시장이 성장하는데 보탬이 될 방법을 고민 중이다"라고 말했다.

현재 글로벌 투자 시 국내 헤지펀드 운용사의 펀드 비히클(Vehicle)을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재간접펀드의 조성을 통해 국내 운용사들이 글로벌 헤지펀드의 운용노하우와 시스템을 직·간접적으로 습득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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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정사업본부 2017년 조직도. 조직개편 이후 보험사업단 내 보험자산운용과는 보험증권운용과, 보험대체투자과로 각각 나뉘었다. (출처: 우정사업본부)

◇ 목표수익률, 보험사업단 > 예금사업단…다양한 투자처 물색 배경

우정사업본부 보험사업단은 예금사업단에 비해 높은 목표수익률을 책정하고 있다. 보험사업단은 우체국보험의 부담이율(평균 예정이율)보다 높은 자산운용수익률을 거둬야 역마진 문제를 겪지 않기 때문이다.

한 헤지펀드 운용사 관계자는 "미국이 기준금리 인상 국면으로 바뀌긴 했지만, 보험업계의 가장 큰 이슈 중 하나가 역마진 리스크"라며 "다른 연기금에 비해 우본 보험사업단이 한국형 헤지펀드에 적극적인 것도 이와 같은 맥락"이라고 분석했다.

우정사업본부 보험사업단의 운용자산 규모는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47조4498억 원이며, 이 중 대체투자 부문에서 집행한 자금은 2조4707억 원(5.20%)이다. 올해는 1조 원 안팎의 신규투자 집행을 목표로 하고 있다.

업계는 우정사업본부의 움직임에 반색하는 눈치다. 연기금, 보험사 등 기관투자가들이 한국형 헤지펀드 투자를 본격화할 경우 시장규모가 급성장할 수 있다. 이들은 상대적으로 장기투자를 선호하는 편이다. 헤지펀드 운용사 입장에선 '든든한 우군'을 얻는 셈이다.

다른 헤지펀드 운용사 관계자는 "우정사업본부는 국민연금에 이어 두 번째로 규모가 큰 연기금이기 때문에, 운용사들은 우본의 움직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며 "다만, 연기금들로부터 지속적인 관심을 받기 위해선 운용성과부터 끌어올릴 필요가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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