엠씨넥스, 상장 후 첫 적자…毒이 된 '홍채인식모듈' [갤노트7 단종 후폭풍]공급사 선정 '실적회복' 기대 물거품…재무개선 방안 '절실'
이경주 기자공개 2017-02-16 08:26:00
[편집자주]
삼성전자 갤럭시노트7 단종에 따른 부품사들의 타격이 현실화되고 있다. 단종 직후인 지난해 4분기 적자를 내는 곳이 속출하는 등 시장의 위기감을 높이고 있다. 갤럭시노트7 사태가 전자부품업계에 미친 재무적 영향을 기업별로 점검해본다.
이 기사는 2017년 02월 13일 16:2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스마트폰 카메라모듈 업체 엠씨넥스는 지난해 200억 원이 넘는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2012년 증권 시장에 상장한 이래 처음 발생한 일이다. 갤럭시노트7 전면카메라 모듈과 홍채인식모듈 공급사로 최초 선정돼 성장의 기회를 잡았지만, 단종 악재로 공급이 무산되는 바람에 오히려 발목이 잡혔다.1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엠씨넥스는 지난해 매출 4124억 원, 영업손실 225억 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5029억 원)에 비해 17.9% 줄고 영업이익(263억 원)은 적자 전환했다. 엠씨넥스가 영업적자를 기록한 것은 2012년 코스닥 시장 후 처음이다.
엠씨넥스는 카메라모듈 후발주자로 상장 이후 재작년까지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해마다 사상 최대치를 경신하며 견고한 성장세를 나타냈다. 2012년 1704억 원에 불과하던 매출은 2015년 5029억 원으로 3배 가까이 늘었고, 영업이익도 62억 원에서 263억 원으로 4배 이상 뛰었다. 지난해 실적 역성장이 뼈아픈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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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씨넥스의 지난해 실적 부진은 삼성전자 갤노트7 단종 악재와 중저가 모델 수주 감소가 겹친 영향이다. 엠씨넥스는 갤럭시A·J 시리즈 등 중저가모델용 전·후면카메라를 주로 공급해오다 지난해 하반기 처음으로 플래그십 모델인 갤노트7에 전면카메라모듈 세컨벤더로 참여하게 됐다. 특히 갤노트7에 시리즈 최초 도입되는 홍채인식 카메라모듈 벤더로도 참여해 회사 안팎의 기대감이 컸다.
갤노트7은 중저가 모델 수주 감소로 고전하고 있던 엠씨넥스에 단비가 돼 줄 것으로 예상됐다. 엠씨넥스는 지난해 3분기까지 매출이 1068억 원으로 전년 동기에 비해 24.6% 줄고, 영업손실 162억 원을 기록해 적자전환 하는 등 갤노트7 사태 전에도 실적이 크게 악화된 모습을 보였다. 재작년 단독 수주했던 갤럭시A 시리즈용 카메라모듈 물량이 지난해부터는 파트론과 파워로직스 등으로 이전되며 크게 감소한 탓이다.
이에 삼성전자는 엠씨넥스를 갤노트7 주요 벤더사로 참여시켜 실적 악화를 만회시켜 주려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플래그십 모델 전면카메라모듈 벤더는 기존에는 파트론과 캠시스 등 2개사였는데 엠씨넥스가 가세하며 3개사로 늘었다. 홍채인식모듈 공급사는 파트론과 엠씨넥스 2개사로 선정됐다.
경쟁사가 많지 않은 데다 플래그십 물량이 중저가모델보다 훨씬 많기 때문에 업계도 엠씨넥스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컸다. 하지만 갤노트7이 단종되며 결과적으로 큰 실적 부담만 떠안게 됐다. 갤노트7용 카메라모듈에 대한 연구개발(R&D)과 설비투자가 무위로 돌아갔기 때문이다.
이 같은 악재는 엠씨넥스의 지난해 4분기 실적에 고스란히 반영됐다. 엠씨넥스의 지난해 4분기 실적은 매출 1155억 원, 영업손실 62억 원에 그친다. 매출은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6.1% 늘었지만 영업손실은 전년 동기보다 49억 원 가량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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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는 자동차용 카메라모듈 매출이 이 기간 크게 늘어 매출 역성장을 막았지만 갤노트7 단종에 따른 설비 가동률 하락 등으로 비용 부담이 커져 손실이 늘어난 것으로 보고 있다. 엠씨넥스는 스마트폰용 카메라모듈 외에 현대자동차 등에 자동차용 카메라모듈도 공급하고 있다.
지난해 3분기 기준 스마트폰 카메라모듈 매출비중은 70.48%, 자동차용은 27.72%다. 자동차용 매출은 지난해 큰 폭으로 성장하는 모습을 보였다. 아직 4분기 현황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지난해 3분기 자동차용 카메라모듈 매출은 259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5% 늘었다.
올해 실적 개선의 관건은 중저가 모델 수주 회복과 설비를 갖춰 놓은 플래그십 전면·홍채인식 카메라 모듈의 의미있는 수주에 달렸다. 다행히 엠씨넥스는 삼성전자로부터 작년 말 갤럭시S8(가칭)용 카메라모듈 서브 벤더를 맡아달라는 요청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후 삼성전자가 한 차례 벤더 조정을 단행한 것으로 알려져 현재 수주 여부는 불분명한 상태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작년 말 삼성전자가 파트론과 파워로직스에는 메인 벤더, 캠시스와 엠씨넥스에는 서브벤더 역할을 맡기기로 큰 틀을 잡았는데, 이후 한 차례 조정이 단행돼 변동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엠씨넥스 중저가모델의 경우 올초 수주량이 작년에 비해선 회복됐지만, 2015년 수준은 되지 않아 자동차용 카메라모듈 사업에 기대를 걸어야 하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엠씨넥스는 영업적자로 재무상태에도 빨간불이 들어와 개선이 필요한 상태다. 지난해 말 기준 부채 2318억 원, 자본 663억 원의 재무구조를 보유해 부채비율이 349.6%에 달한다. 이는 전년 말 대비 150.1%포인트나 상승한 수치다. 같은 기간 부채가 차입급 등의 증가로 503억 원 늘어난 반면, 자본은 실적 악화 영향으로 247억 원 줄어든 결과다. 엠씨넥스는 최근 80억 원 규모의 전환사채를 발행해 급한 불 끄기에 나섰지만 의미있는 재무개선으로 이어지기엔 부족하다는 평가가 중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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