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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에이치, 상장 후 9년만에 첫 적자 [갤노트7 단종 후폭풍]①지난해 241억 영업손실…단종 충격·공장 중단 '겹악재'

이경주 기자공개 2017-02-14 08:21:41

[편집자주]

삼성전자 갤럭시노트7 단종에 따른 부품사들의 타격이 현실화되고 있다. 단종 직후인 지난해 4분기 적자를 내는 곳이 속출하는 등 시장의 위기감을 높이고 있다. 갤럭시노트7 사태가 전자부품업계에 미친 재무적 영향을 기업별로 점검해본다.

이 기사는 2017년 02월 10일 07:3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연성인쇄회로기판(FPCB) 업체 비에이치(BH)가 지난해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했다. 2007년 증시 상장 후 9년 만에 처음 발생한 일이다. 갤럭시노트7 단종 여파 등으로 4분기 100억 원이 넘는 적자를 입은 영향이 컸다.

다만 충격이 오래가진 않을 전망이다. BH는 삼성전자 갤럭시S8 시리즈용 일부 부품을 선행 공급하게 된 효과로 타 부품사들과 달리 올 1분기 흑자전환을 기대할 수 있는 상태다. 2분기부터는 애플 수주 효과가 더해지며 가시적인 수익성 개선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1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BH는 지난해 매출 3725억 원, 영업손실 241억 원을 기록했다. 전년에 비해 매출(796억 원)이 2.2% 늘었지만, 영업이익(94억 원)은 330억 원 가량 줄어 적자 전환했다.

비에이치 4분기 실적

BH가 연간으로 영업적자를 기록한 것은 2007년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 이후 처음이다. BH는 스마트폰 시장 활황기인 2013년 매출 3791억 원, 영업이익 314억 원을 기록하며 사상 최대 실적을 낸 후 스마트폰 시황 침체로 해마다 수익이 줄어드는 모습을 보이긴 했지만 적자를 낸 적은 없었다.

지난해 상반기 도산한 경쟁사들의 저가 수주물량 이전으로 고전하는 와중에 하반기 갤럭시노트7 단종 사태를 맞은 게 적자 전환의 결정적 이유다. 지난해 적자의 절반 가량이 단종 충격이 가시화된 4분기에 몰려있다. 지난해 4분기 매출은 796억 원, 영업손실은 114억 원이다. 매출은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23.6%나 줄고, 영업이익은 118억 원 감소했다.

BH가 당초 예상한 4분기 적자 규모는 20억~30억 원 정도였다. 이 시기까지 저가 수주에 따른 손실이 발생한 탓이다. 하지만 갤노트7 단종으로 약 35억 원 가량의 적자가 더해졌다. BH는 지난해 3분기 와이옥타(Y-OCTA)라는 FPCB를 갤노트7에 900만 대 정도 공급했지만 4분기엔 납품이 중단됐다. 와이옥타는 디스플레이용 FPCB와 터치스크린패널(TSP)이 결합된 일체형 FPCB를 말한다.

BH실적그래프

12월 초 중국 산둥(山東)성에 있는 생산공장이 2주 정도 가동중단 되는 악재가 겹친 것도 실적 부진의 한 요인이다. 인근 공장 화재사건으로 중국 당국이 점검에 나선 탓에 생산설비를 돌리지 못해 약 30억 원의 손실을 입었다. 이밖에 퇴직금 충당비 등으로 20억 원 정도의 비용 부담이 손익에 반영됐다.

이처럼 지난해 4분기 고전을 면치 못했지만, 다행히 올해 전망은 밝은 편이다. 갤노트7 단종 충격이 올 초까지 지속될 가능성이 높은 경쟁사들과 달리 BH는 1분기에 흑자전환이 기대된다. 갤럭시S8 시리즈 주요 부품을 삼성디스플레이를 통해 올해 1월부터 선행공급하고 있기 때문이다. 타업체들은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에 직접 납품하기 때문에 2~3월 공급이 진행될 전망이다.

갤럭시S8 시리즈는 기본형 모델 갤럭시S8과 대화면 모델 갤럭시S8플러스(가칭) 등 2가지 모델로 출시될 전망이다. BH는 기본형 갤럭시S8에 와이옥타 FPCB, 갤럭시S8플러스에는 TSP를 단독공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현재까지 상당한 물량을 공급한 것으로 증권업계는 파악하고 있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1분기 갤노트7 단종 공백에도 불구하고 갤럭시S8용 부품 선행공급 효과로 1000억 원 수준의 매출과 소폭의 영업이익을 낼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2분기는 수익 개선이 본격화 될 것으로 기대된다. 갤럭시S8 시리즈용 부품 공급이 확대되는 시기인데다 4~5월 중 애플용 FPCB 공급까지 진행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관련 업계에선 애플이 올해 9월 공개할 것으로 보이는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스마트폰 아이폰8(가칭)에 BH가 와이옥타 FPCB를 약 4500만 대 가량 납품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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