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실트론 채권단, 지분매각 '장기전' SK "지분 인수의향 없다" 통보, 해외IB 문의 잇따라
안경주 기자공개 2017-02-17 09:50:59
이 기사는 2017년 02월 16일 16:2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LG실트론 채권단이 SK그룹 측에 지분 인수를 제안했으나 거절당했다. 채권단은 당분간 시장 상황을 지켜보면서 해외 사모펀드(PE) 등에 매각하는 방안도 검토할 계획이다. 다만 채권단은 SK그룹에 지분을 매각하는 방안을 최우선으로 삼는다는 전략엔 변화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 때문에 채권단이 LG실트론 지분매각을 완료하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16일 금융권에 따르면 SK그룹은 채권단이 보유하고 있는 LG실트론 지분 인수 제안을 거절했다.
채권단 관계자는 "매각주관사 삼일회계법인을 통해 SK그룹에 지분 인수를 요청했지만 인수할 의사가 없다는 뜻을 전달받았다"고 말했다.
앞서 채권단은 이달 초 삼일회계법인을 통해 SK그룹 측에 채권단 보유지분 29.4% 인수를 요청했다. SK그룹은 LG실트론 지분 51%를 6200억 원에 취득하는 매매계약을 체결한 뒤 실사와 관련기관 승인 등 거래 후반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LG실트론 잔여지분 49%는 우리·하나은행 등 채권단이 29.4%를, 사모펀드인 KTB PE가 19.1%를, 소액주주가 0.5%를 각각 보유하고 있다. 채권단이 별도로 SK그룹에 지분 인수를 요청한 이유는 ㈜LG가 보유한 LG실트론 지분 51%에 대해 태그얼롱(Tag-Along, 동반매도권) 등 강제조항이 없기 때문이다.
채권단은 당분간 시장 상황을 지켜보면서 지분 매각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다만 SK그룹을 최우선 매각협상 대상으로 삼는다는 전략에는 변화가 없다는 입장이다.
SK그룹이 LG실트론 인수 작업을 종결하면 추가 지분 인수에 관심을 가질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앞선 관계자는 "시장 상황과 가격 등을 두고 향후 논의를 이어가다 보면 SK그룹이 지분 인수에 우호적으로 바뀔 수 있다"며 "SK그룹을 주 거래대상으로 보고 다양한 방안을 검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SK그룹은 LG실트론 지분을 주당 1만8000원대에 인수했다. 채권단이 보유한 LG실트론 지분의 원금만 계산하면 1주당 1만2000원 가량이다. 채권단이 SK그룹의 ㈜LG로부터 인수한 가격보다 낮은 가격으로 매각해도 원금을 건질 수 있다는 이야기다. SK그룹은 채권단 보유 지분을 인수하면 1주당 인수가격을 희석시킬 수 있게 된다. 가격부분에서 SK그룹이 충분히 관심을 가질 수 있다는 게 채권단의 설명이다.
아울러 해외매각도 검토한다. 최근 해외 투자은행(IB)들이 매각주관사 자격을 확보하기 위해 채권단에 해외매각 의사 등을 확인하는 문의가 상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채권단 다른 관계자는 "LG실트론 실적이 개선되면서 해외에서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며 "해외 매각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지만 서둘러 매각할 계획은 없다"고 전했다.
오랜 기간 실적 부진에 시달렸던 LG실트론은 지난해 3분기 기준으로는 누적 매출 6212억 원, 영업이익 203억 원의 실적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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