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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박했던 한일시멘트, 공격 베팅 '승부수' 동양시멘트·쌍용양회 인수 실패 경험 전화위복

김일문 기자공개 2017-02-17 08:27:06

이 기사는 2017년 02월 16일 17:1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시멘트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한일시멘트를 내세운 LK투자파트너스 컨소시엄이 깜짝 선정되면서 이들이 적어낸 위닝 프라이스(인수 가격)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그 동안 시장에서 거론돼 왔던 지분 가치를 훌쩍 뛰어넘는 수준이라는 점에서 한일시멘트의 절박함이 공격적 베팅으로 이어졌다는 평가다.

우선 시장에서는 우선협상대상자로 LK투자파트너스가 선정됐지만 사실상 현대시멘트 인수 주체는 한일시멘트라는 사실에 큰 이견이 없다. 인수 자금의 상당 부분을 책임지면서 시멘트 업계 2위의 전략적투자자(SI)라는 점이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하는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6000억 원 중반대로 알려지고 있는 인수 가격은 과연 적정한 걸까. 시장에서는 현대시멘트의 기업가치에 비해 다소 고평가 된 수준이며, 현대시멘트를 꼭 가져가야 한다는 한일시멘트의 의지가 반영된 결과라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현대시멘트 인수전이 본격화 되면서 거론된 거래 가격은 대략 5000억 원 수준이다. 경영권 프리미엄을 감안하더라도 적정 가격은 5500억 원을 넘어서기 힘들다는 것이 IB업계 관계자들의 공통된 시각이었다. 따라서 한일시멘트 컨소시엄이 적어낸 가격은 시장의 평가 금액 대비 약 1000억 원 이상 높은 셈이다.

먼저 시장에서 거래되고 있는 가격으로 평가해 보자. 최근 현대시멘트의 시가총액은 5000억 원에 채 못미친다. 16일 종가를 기준으로 한 현대시멘트의 시가총액은 4800억 원. 매각 대상 지분이 70% 정도인 점을 감안하면 지분 가치는 3360억 원, 여기에 경영권 프리미엄을 50%까지 인정하더라도 5000억 원 수준에 불과하다.

물론 주식시장이 기업가치를 오롯이 반영하고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점에서 주가로 현대시멘트 인수가격을 책정하는 것은 다소 무리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6000억 원대 중반을 써낸 것은 과도하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통상적인 M&A 과정에서 벨류에이션 산정에 적용하는 에빗타멀티플(EV/EBITDA)로 계산했을 때도 현대시멘트의 배수는 상당히 높다. 현대시멘트의 올해 예상 EBITDA는 670억 원 정도니 배수는 약 10배에 달한다. 이는 한앤컴퍼니가 쌍용양회를 인수할 때의 배수 9배보다 높다.

시멘트업계 관계자는 "향후 건설경기 등을 감안했을 때 한일시멘트의 현대시멘트 인수 가격은 과한 측면이 있다"며 "비싼 가격을 주고라도 꼭 가져와야 한다는 위기감에서 비롯된 결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한일시멘트는 과거 동양시멘트와 쌍용양회 인수전에 참여했으나 두 번 모두 삼표와 한앤컴퍼니에 패해 쓴맛을 다셔야 했던 경험이 있다. 따라서 시멘트 업계 헤게모니 장악을 위해서는 사실상 마지막 매물인 현대시멘트를 꼭 인수해야 한다는 의지가 높은 가격으로 연결됐다는 분석이다.

일각에서는 현대시멘트와의 시너지 효과를 높게 본 전략적 판단이라는 분석도 있다. 두 회사 모두 충청도 지역과 서울 근방에 사업장이 몰려 있어 수도권 장악력이 높아지고, 그로 인한 원자재나 물류 비용 등을 줄인다면 비싼 가격을 주고라도 가져오는게 맞다는 선택을 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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