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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드만의 '깜짝 요구', 대성산업가스 딜 승패 갈랐다 록박스 메커니즘 적용 기백억 수준 추가대금 요구

윤동희 기자공개 2017-02-17 08:29:58

이 기사는 2017년 02월 16일 18:0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대성산업가스 새주인이 MBK파트너스로 낙점될 전망이다. 최후 협상에서 골드만삭스가 제시한 기백억 원 대의 추가 인수대금 요구에 승자와 패자가 갈렸다는 설명이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MBK파트너스가 대성산업가스 인수전에서 텍사스퍼시픽그룹(TPG)보다 높은 가격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마지막 협상방식은 원샷 비딩(one shot bidding)의 형식으로 MBK의 조건이 더 우위에 있었다는 설명이다.

MBK가 적어낸 금액은 기업가치(Enterprise Value, EV) 기준으로 1조 9000억 원을 상회하는 2조 원에 근접한 수준이라고 전해진다. 기업가치 기준으로만 알려져 있어 정확한 지분가치를 얼마로 산정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단순한 계산으로 순차입금을 제외하면 후보자들이 대성산업가스의 100% 지분가치를 1조 2500억~1조 3800억 원 가량으로 봤다는 계산이다.

당초 골드만삭스는 경매호가식 협상으로 시작했다 원매자들의 요청으로 원샷 비딩으로 최종 승부를 가리기로는 했는데, 막판 협상 시 골드만삭스가 깜짝 인수 조건을 제시한 게 승패를 가르는 데 주요한 역할을 했다는 게 관계자 전언이다. 매도 측은 국내 인수합병 업계에는 생소한 '록 박스 메커니즘(locked-box mechanism)'을 적용, MBK나 TPG가 적어낸 가격 외에 기백억 원 수준의 추가 대금을 요구했다.

록 박스 메커니즘이란 매각 개시 후 잔금 납입 등 딜 클로징까지 걸리는 시간 동안 변동되는 기업가치를 최종 매매대금에 연동시키거나 연동시키지 않도록 정하는 방식이다. 가령 매각 개시 이후부터 최종 잔금납입까지 12개월이 걸렸다고 가정했을 때, 그 사이 기업가치가 올라가면 매도인은 1년 치의 기업가치를 손해보고 반대의 경우에는 매수인이 손해를 보게 된다. 이러한 기업가치 변동에 따른 가격 혼란을 방지하기 위해 실사 개시 이전에 특정일을 록 박스로 지정하는 기법이다.

대성산업가스의 경우 지난해 9월 30일을 록 박스일로 지정했다. 인수 후보자들은 지난해 3분기까지의 실적을 기준으로 기업가치 기준 1조 원대 후반 가격을 적어냈다. 이 과정에서 골드만삭스는 클로징 예상 시점을 오는 4월로 예상하고 지난 9월 말부터 4월까지 7개 월 동안 발생한 대성산업가스의 기업가치를 추가적으로 매수인에게 보전해 달라고 요청을 했다.

대성산업가스 록박스

PwC 등의 글로벌 자문업체들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통상 록 박스 메커니즘은 매도인이 협상 중 발생할 수 있는 가격변동성을 줄이기 위해 도입하는 방식인데, 대성산업가스 거래에서는 매도인인 골드만삭스가 반대의 전략을 취한 셈이다. 록 박스 날짜부터 거래계약 체결까지 걸린 시기에 발생한 기업가치를 기업가치변동분 A라고 보고 계약 체결 후부터 잔급 납입까지를 변동분 B라고 보면 A는 매도인이 감수해야 하는 손해지만 B부분은 매수인 사정으로 시간이 소요된 만큼 매수인이 책임을 져줘야 한다는 게 골드막삭스 측 논리다.

정확한 거래 대금이 알려지지 않은 만큼 얼마 만큼의 추가금액을 요구했는지 알 수 없지만 통상 진술과 보증 협상에서 거래대금의 5~10%대의 가격 조정이 있는 것을 감안하면 600억~700억 원대의 추가적인 대금을 요구했을 거란 관측이다. MBK와 TPG 입장에서는 깜짝 가격인상이다. 이 요구에 TPG는 난색을 표하면서 MBK가 우위에 서게 됐다는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매각 직전에 대규모 배당을 해가는 것과 같은 맥락을 이해하면 된다"며 "매도인 우위의 딜에서는 이러한 협상 기법을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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