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7년 02월 20일 07:4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샘은 지난해 수원시 영통구에 8번째 플래그샵을 오픈했다. 플래그샵은 한샘의 초대형 직영매장을 뜻한다. 새로 들어선 플래그샵은 지하 2층, 지상 4층짜리 건물로, 규모는 1200평이다. 신규 매장과 수원 가구거리의 거리 차는 3km 남짓이다.전국에서 가구 상권이 가장 활성화된 곳 중 하나인 수원 가구거리 내에는 한샘의 대리점도 물론 있다. 플래그샵이 오픈하자 대리점 월 매출은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수원뿐 아니라 경기도 의왕, 동대문 등에서도 비슷한 경쟁이 벌어졌다.
이케아의 한국 상륙 이후 가구업계에서도 점포대형화가 화두로 떠오르자 한샘은 플래그샵을 지속적으로 확대한다는 전략을 세웠다. 그러나 한샘은 최근 채널전략을 다시 수정했다. 작년 상반기 상봉점을 끝으로 플래그샵 출점은 잠정 중단한 상태다. 대신 이른바 표준매장 늘리기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표준매장이란 한샘이 제공하는 공간에 몇몇 대리점이 입점해 영업을 하는 구조다. 내부에서는 외형 불리기식 영업 방식에 대한 회의가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초기 비용과 판관비가 많이 드는 플래그샵의 수익성이 예상보다 떨어졌기 때문이다. 대리점과의 판촉 경쟁으로 매출은 늘어났지만 막상 남는 건 그리 많지 않았다.
끊임없이 불거지는 골목상권 침해 논란도 부담으로 작용했다. 수원가구거리 상인들은 한샘의 대형매장 출점 중단을 요구하는 현수막을 내걸고 시위를 벌여왔다. 한샘도 이를 의식한 듯, 채널 전략 변화를 홍보하며 '상생'이라는 단어를 강조하고 있다.
한샘은 사업부 간 치열한 경쟁을 통해 성장을 유도하는 기업 문화를 가지고 있다. 이 같은 분위기는 고속 성장을 이끈 원동력 중 하나였을 것이다. 한샘은 수 년 간 비약적인 성장을 거듭해왔다. 2013년 1조 원이었던 매출액은 3년 만에 1조 8000억 원 이상으로 수직 상승했고 부엌가구에서 건자재, 종합인테리어로까지 사업 영역을 빠르게 넓혀왔다. 그러나 최근 전략 변화는 지금까지의 방식이 한계에 달했음을 반영하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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