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계 외은지점 찾는 기업 늘었다 3년새 대출채권·유가증권 등 자산증가...기업 신규 거래 확대 '다수'
신수아 기자공개 2017-02-24 09:49:55
이 기사는 2017년 02월 23일 16:3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중국계 은행을 중심으로 외은지점이 보유한 유가증권과 대출채권이 몇 년 사이 큰 폭으로 증가했다. 국내 기업과의 거래선이 점차 확대되고 있다는 분석이다.2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16년 3분기 말 기준 외은지점 총 자산 규모는 267조 3000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2015년 말 대비 7조 2000억 원(2.7%) 증가한 규모다. 2016년 연말을 기준으로 환산할 경우 증가 폭은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감독원은 관련 자료를 통해 "총 자산 증가의 가장 큰 원인은 2014년 이후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중국계 은행의 대출증권과 파생상품 자산 증가"라며 "본점 구조조정 등으로 유럽계 은행은 철수 움직임을, 아시아·미국계 은행은 지점을 지속적으로 늘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말 기준 국내에 지점을 운영 중인 외국계 은행은 43곳(점포수 50개)에 이른다.
중국계 외은지점의 대출증권 증가는 중국계 은행과 거래선을 확보하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실제 외국계 은행과 신규 거래를 트는 기업들이 자주 목격된다. A해운사는 지난해 하반기 중국계 은행에서 50억 원을 대출했다. 그간 국내 은행과 주로 거래해 온 이 기업은 처음으로 외국계와 손을 잡은 사례다. 당시 한진해운 사태 이후 해운업에 대한 익스포저를 줄이려는 국내 금융권 분위기와 무관치 않다는 관측이 힘을 받기도 했다. 최근에는 B유통업체가 중국계 은행에서 처음으로 대출을 받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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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내 중국계 은행의 입지는 점차 커지고 있다. 2011년 14조 3770억 원이던 중국계 외은지점의 총 자산은 지난해 3분기 기준 57조 3730억 원으로 4배 가까이 커졌다.
특히 2013년 기점으로 중국계 외은지점이 보유한 유가증권과 대출채권이 큰 폭으로 증가하는 모습이다. 2013년 1조 7920억 원 이던 중국계 외은지점의 총 유가증권 자산규모는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8조 2010억 원으로 늘었다. 같은 기간 대출채권 자산 규모 역시 15조 640억 원에서 26조 7020억 원으로 증가한 모습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비교적 국내 진출 시기가 늦었던 중국계 은행이 진출 초기 성장 수순을 밟으며 규모를 확대해 왔다"며 "유럽계 은행이 철수하고 미국계 은행이 성장 정체기에 접어드는 등 상대적으로 중국계 은행의 성장이 부각되는 측면도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철수 수순을 밟고 있는 외은지점들이 대부분 IB은행인 반면, 중국계 은행은 모두 상업은행 업무에 주력하고 있어 부침이 심하지 않다.
또 다른 관계자는 "최근 3~4년간 중국계 외은지점의 주식과 채권 등 유가증권 자산 성장세는 4배가 넘어서지만, 상대적으로 대출채권 자산은 20% 남짓 커졌다"며 "이는 기업 대출 강화 대신 오히려 새로운 수익원 찾기에 나섰다는 해석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실제 공상은행·건설은행·농업은행의 지난해 3분기 대출채권 자산 규모는 전년 대비 확대됐으나 공상은행과 중국은행의 대출채권 규모는 소폭 줄었다. 반면 중국은행을 제외한 나머지 4개 은행의 유가증권 자산 규모는 같은 기간 모두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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