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7년 03월 08일 17:5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에셋플러스자산운용이 양제신 대표를 신임 수장으로 맞이해 자존심 회복을 노리고 있다. 양 대표를 통해 판매사들로부터 신뢰를 다시 회복하고, 기관 자금도 다시 늘려가겠다는 복안이다. 에셋플러스자산운용이 신임 사장을 맞아 첫 목표로 내세운 건 '펀드 수탁고 4조 원'이다.

◇ 화려했던 과거...삼중고 겪는 에셋플러스운용

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에셋플러스자산운용은 오는 17일 주주총회를 거쳐 양제신 전 하나금융투자 부사장을 신임 대표로 선임한다. 그의 임기는 3년이다.

1960년 생으로 고려대학교를 졸업한 뒤 한국투자금융 영업부로 금융권에 발을 디뎠다. 이후 1994년부터 하나은행 지점장, 리테일 영업추진2본부장 등을 거친 뒤 2014년부터는 하나금융투자 AM담당 대표로 일했다. 은행과 증권사의 리테일 부문을 두루 거친 '영업통'으로 업계에서 잘 알려져있다.

강방천 회장은 직접 러브콜을 보내며 그의 영입에 공을 들였다는 후문이다. 은행, 증권사에 두루 몸담았기 때문에 판매채널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고 보고 있다.

에셋플러스자산운용은 침체된 회사 분위기를 살리고, 영업력을 회복하기 위해 그를 영입하기로 결정했다. 에셋플러스자산운용은 지난해부터 이어진 인력 이탈, 수익률 부진, 수탁고 감소라는 삼중고(三重苦)를 겪고 있다.

특히 대표펀드인 에셋플러스코리아리치펀드의 성과 부진이 자금 이탈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이날 기준 '에셋플러스코리아리치투게더증권자투자신탁1(주식)'의 최근 1년 수익률은 -3.05%로 동종유형 대비 80.44%다. 3년과 5년 수익률이 각각 7.37%, 33.30%로 상위 23%, 2%대임을 감안할때 지난해 성과가 급격히 나빠졌음을 알 수 있다.

성과가 빠지면서 공·사모, 일임을 포함한 총 수탁고도 대폭 줄었다. 지난해 9월 말 기준 에셋플러스자산운용의 총 수탁고는 3조 5400억 원에 그치고 있다. 2015년 말 5조 7000억 원까지 몸집을 키웠던 것을 고려하면 급격히 위축된 모습이다.

이 과정에서 핵심 인력의 이탈도 이어졌다. 에셋플러스의 간판 스타인 최광욱 최고투자책임자(CIO, 전무)가 지난해 초 회사를 그만뒀다. 최 전 전무는 에셋플러스코리아리치투게더 펀드를 1조원짜리 대형 펀드로 키운 장본인이다. 그가 회사를 떠나면서 기관투자가의 자금 이탈은 본격화됐다.

그를 뒤이어 책임운용역을 맡았던 한세웅 이사도 회사를 떠났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2월 말 기준 에셋플러스자산운용의 최근 3개월 펀드매니저 변경 횟수는 7건에 달한다. 잦은 인력이탈로 등록된 매니저 수는 4명에 불과한 상태다.

창립 멤버인 노옥현 대표도 강방천 회장과의 의견 불일치를 이유로 회사를 떠났다. 노 대표는 지난 1999년 강방천 회장과 전신 에셋플러스투자자문을 창립한 회사의 초대 멤버다. 강 회장과는 18년 이상을 동고동락했다. 에셋플러스자산운용의 펀드 마케팅을 이끌며 회사의 총 수탁고를 한때 5조700억원까지 늘리는데 혁혁한 공을 세운 인물이다.

◇ 기관자금 유치 사활…수탁고 4조 원 달성 목표

양 대표가 에셋플러스자산운용에 합류한 뒤 처음으로 내세운 목표는 '펀드 수탁고 4조 원'이었다. 그는 올해 1월부터 경기도 판교에 있는 본사로 출근하며 업무를 숙지한 뒤, 이같은 목표를 정했다.

가장 핵심적으로 공략하는 곳들은 기관투자자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펀드 수탁고가 1조 5400억 원임을 고려하면 쉽지는 않지만 기관들을 잡는다면 중장기적으로 달성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를 위해 그는 하루에 한 번 이상 보험사 및 연기금 등을 방문하는 중이다. 회사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대표가 직접 나서야한다는 전략이다.

강방천 회장 또한 그의 활동을 적극적으로 지지하고 있다. 과거 에셋플러스자산운용이 직접판매를 통해 판매사에 미운털이 강하게 박혔는데, 판매사를 넓힐 때 물심양면 도와준 사람이 양 대표였다는 후문이다. 이 때 쌓인 신뢰관계가 지금까지 이어지는 셈이다.

에셋플러스자산운용 관계자는 "지난 부진을 털고 일어나기 위해 사업전략을 고민하고 있다"며 "올해 마케팅 확대 뿐 아니라 운용 역량도 다시 높이기 위해 다각도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