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7년 03월 14일 08:4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 지난 2012년 은행과 증권사의 공격적인 마케팅에 힘입어 브라질 채권이 투자자들에게 불티나게 팔렸다. 그렇게 팔린 금액만 6조원. 하지만 2015년부터 헤알화당 원화값이 급락하면서 채권수익률과 관계없이 브라질 채권 투자자들은 2~3년만에 원금의 절반 이상이 날라가는 막대한 손실을 입었다.
불과 1년만에 정반대 분위기다. 브라질 경제 회복에 대한 기대감은 악몽처럼 여겨졌던 브라질 채권의 매력도 급반전시켰다. 올들어 5개 대형 증권사가 판매한 브라질 채권 규모는 약 6000억원에 달한다. 지난해 이들 증권사가 6700억원 어치를 판매했던 점을 고려하면 2개월 만에 전년도의 80% 가량을 팔아치운 셈이다.
증권사들이 위험을 경고한게 엊그제 같은데, 누군가는 브라질 채권 투자를 통해 1년만에 100% 가까운 고수익을 올렸다고 한다. 증권사들은 브라질 채권을 다시 추천 종목에 올리며 매수를 외치고 있다.
과연 지금 투자하면 문제없을까? 또다시 상투를 잡는 것은 아닐까?
# '브라질 국채, 결국 추천목록서 사라져'. 2016년 1월8일자 더벨에 송고된 기사 제목이다. 브라질 국가 신용등급 하락 이슈까지 터지자 끝까지 끈을 놓지 않던 증권사들조차 브라질 국채를 결국 추천상품 목록에서 제외시켰다는 내용의 기사였다.
눈치챈 사람들도 있겠지만 이때가 바닥이었다. 우연일까. 브라질 채권 투자자들의 손실을 키우던 헤알화당 원화값은 2016년 1월22일 288.61원으로 저점을 기록했다. 브라질 10년 채권의 금리 역시 이때 16%까지 급등하면서 채권가격이 바닥을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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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포기하자 반등을 시작한 것이다. 추천종목이란게 은행이나 증권사가 심혈을 기울여 발굴하는 것인데, 그들이 포기하자 오르기 시작했다는 것은 아이러니다. 깨어있는 투자자들은 이때 들어갔지만 대부분 개인들은 엄두를 내지 못했다.
당시 언론 기사 역시 브라질에 대해 우호적인 기사는 눈을 씻고 찾아봐도 없었다. '골드만삭스, 브라질 경제 더 나빠진다' (2016년 1월28일), '최악 불황에 브라질 축제 잇딴 취소' (2016년 1월12일). 머니투데이 더벨 기사만해도 부정적인 기사가 당시 지면을 도배했다.
헤알화당 원화 가격은 그때를 바닥으로 1년만에 376원까지 오른 후 주춤하고 있다.
유가도 비슷한 사례. 유가가 약세를 면치 못했던 2015년 이후 시장에는 비관론이 득세했다. '유가 10달러 시대 머지 않았다?' ( 2016년 1월13일), '국제유가 비관론 팽배…IB 유가전망 줄줄이 하향'(2016년 1월13일), 'CS, 유가 바닥 아직 못 봤다'(2016년 1월27일) 등등.
모두가 알 듯이 역시 이때가 바닥이었다. WTI(서부텍사스유) 지수는 2016년 2월 12일 26.01로 역사적 저점을 기록한 이후 올해 2월 54.45까지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 이런 사례는 수없이 많다. 모두가 환호할 때가 꼭지, 모두가 비관할 때가 바닥이다. 자본시장 전문 매체인 더벨의 콘텐트가 그것을 증명한다는게 정말 우연일까. 시장 분석을 잘하고, 못하고의 문제가 아니다. 은행이나 증권사에서, 그리고 언론에서 아무리 좋다고 이야기해도 투자자들은 자신만의 판단 기준을 가져야 한다는 얘기를 하고 싶을 뿐이다.
과거 인사이트펀드, 자문형랩, ELS 등등 일반 투자자를 대상으로 공격적으로 판매한 상품 치고 끝이 좋았던 경우는 거의 없다. 시장의 돈이 한 곳으로 몰리면 문제가 발생한다는 것을 경험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사람들의 기억력이 나쁜건지, 좋은 것만 보고 싶어하는건지, 너무 쉽게 잊어버린다.
올초 2개월동안 판매한 브라질 채권액이 지난해 전체 판매금액에 육박할 정도로 자금 몰이에 나서고 있다. 주요 증권사들은 브라질 중앙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기조와 비과세 혜택, 경제 회복에 대한 기대를 마케팅 포인트로 삼고 세일즈를 강화하고 있다. 2012~13년 당시를 보는 듯하다. 이제 거의 끝물이다. 투자할지 말지는 이제 여러분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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