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사, '계륵' 알뜰주유소 입찰 '고민되네' 7~8월 계약 만료…저마진 불구 점유율에 영향, 정부 눈치도
박상희 기자공개 2017-03-16 08:25:03
이 기사는 2017년 03월 14일 15:1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석유공사가 조만간 5차년도 알뜰주유소 유류공급사 선정을 위한 입찰에 들어간다. 2015년 계약한 1부 및 2부 시장의 2년 계약 기간이 오는 7~8월 만료되기 때문이다. 정유사 입장에서 알뜰주유소 유류공급사 선정은 안정적인 제품 공급처를 확보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는 반면 정부의 가격제한으로 수익성이 큰 사업은 아니어서 입찰 참여를 두고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14일 한국석유공사 및 정유업계에 따르면 4차년도(2015.9.1~2017.8.31)알뜰주유소 유류공급사 계약 기간이 8월 말 만료된다. 석유공사는 이르면 다음달 입찰 공고를 내고 유류공급사 선정 작업에 들어갈 예정이다.
한국석유공사 관계자는 "알뜰주유소 유류 공급 계약이 8월에 끝나기 때문에 상반기에 입찰공고를 업체를 선정할 것"이라면서 "구체적인 계약 기간이나 입찰 방식 등은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2015년 진행한 4기 유류공급사 입찰에서는 1부 중부권역은 현대오일뱅크가, 남부권역은 GS칼텍스가 각각 사업자로 선정됐다. 2부 시장 입찰에선 경유 공급자로는 현대오일뱅크가, 휘발유 공급자로는 한화토탈이 각각 선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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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부 시장은 정유사가 알뜰주유소에 직접 석유제품을 공급하고, 2부 시장은 석유공사가 제품을 사서 알뜰주유소에 공급한다는 차이가 있다. 1부 시장은 중부·남부 등 권역으로 나누어 입찰을 진행했고, 2부 시장은 경유·휘발유 등 제품 종류에 따라 경쟁 입찰을 붙였다.
2년 전 입찰은 계약기간을 기존 1년에서 2년으로 연장하면서 참여 정유사들의 부담을 키웠다. 석유제품 시장 가격이 매일 바뀌는 상황에서 2년이라는 기간 동안 입찰한 가격으로 제품을 공급한다는 게 부담스런 측면이 있기 때문이다. 최근 몇 년 동안 지속된 저유가 사태가 그런 위험 부담을 키운 측면이 있다. 실제로 2부시장 휘발유 선정 결과는 유찰돼 재입찰 공고에 들어가기도 했다.
정유사 입장에서 알뜰주유소 유류공급사는 일종의 '계륵'에 비유된다. 큰 쓸모나 이익은 없으나 버리기에는 아까운 계륵처럼, 유류공급사 선정이 안정적인 매출에는 도움이 되지만 수익성 측면에서는 큰 마진이 남지 않기 때문이다.
한 정유사 관계자는 "전체 정유사업 매출에서 알뜰주유소가 차지하는 부분은 매우 미미한 수준"이라면서 "그마저도 입찰에서 가장 낮은 가격을 써내야 선정되기 때문에 큰 마진을 기대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입찰에 참여하는 정유사들은 자체적으로 정유업을 영위하고 있는 상황에서 경쟁자라고 할 수 있는 알뜰주유소에 유류를 공급해 산업 내 경쟁을 심화시키는 이율배반적인 측면이 있다. 큰 마진을 기대할 수는 없지만 알뜰주유소 공급권 확보 여부가 정유업체 간 점유율 변동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유류 공급자 선정을 한국석유공사에서 진행하다보니 정부의 눈치를 볼수밖에 없는 정유사로는 울며 겨자먹기 식 입찰 참여가 불가피하다.
정유사들은 일단 한국석유공사의 입찰 공고가 나오면 내부적으로 참여 여부를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정유사 관계자는 "각 사별로 이해관계에 따라 입찰 참여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면서 "경쟁사들의 입찰 여부도 중요하지만 알뜰주유소가 정부에서 하는 사업이다보니 실제 선정되고자하는 의지와는 상관없이 일단 입찰에는 참가하고 보자는 곳들이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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