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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라랜드 속 프리우스와 현대차 아이오닉 [thebell note]

박상희 기자공개 2017-03-16 08:25:38

이 기사는 2017년 03월 15일 08:3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영화 '라라랜드'가 최근 열린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감독상·각본상·여우주연상·음악상·주제가상 등 주요상을 휩쓸었다. 대상 격인 작품상 수상은 놓쳤지만 올해 아카데미의 최대 화제작이라 할만하다. 화려한 감각을 뽑내는 영상과 아름다운 멜로디가 어우러지면서 젊은 남녀의 꿈과 사랑에 관한 이야기를 매력적으로 그렸다는 평가다.

영화를 보다보면 전체적인 스토리와는 큰 상관없이 눈길을 끄는 장면이 나온다. 엠마 스톤이 분한 미아가 세바스찬(라이언 고슬링)에게 파티장에서 자동차 키 픽업을 부탁하는 장면이다. 차종이 뭐냐고 물어보는 세바스찬에게 미아는 '프리우스'라고 대답한다. 순간 클로즈업된 발레파킹 키를 보관하는 곳엔 엄청나게 많은 프리우스 키들이 놓여있다. 적어도 파티장엔 온 사람들의 8할은 프리우스를 타는 것 같은 착각을 일으킬 정도의 충분한 압도감이다.

라라랜드의 시간적 배경은 2006~20007년으로 추정되고, 공간적 배경은 할리우드가 자리잡은 캘리포니아 LA 지역이다. 실제로 당시엔 영화에서 묘사된 것처럼 프리우스가 큰 인기를 끌었다. 캘리포니아 주에서 친환경차 구매자에게 보조금을 지급했고, 기름값이 오르면서 하이브리드나 전기차에 대한 관심이 높을 때였다. 그 수혜를 프리우스가 고스란히 누렸다.

현대자동차의 친환경 자동차 브랜드 '아이오닉'이 미국 시장에 본격 선보인다. 상반기 하이브리드와 일렉트릭 차량을 순차적으로 출시하고, 하반기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를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친환경차 경쟁이 치열한 유럽시장에서 비교적 성공적으로 안착한만큼 미국 시장을 노리겠다는 복안이다. 아이오닉은 지난해 출시 이후 글로벌 판매량이 3만 대를 넘어섰다.

아이오닉의 미국 진출은 프리우스의 전성기이자 라라랜드의 시간적 배경이 된 2000년대 중반과는 대략 10년 정도 격차가 있다. 토요타는 20년 전인 1997년 세계 최초로 양산 하이브리드 승용차인 프리우스를 출시하는 등 친환경자동차 시장에서 일찌감치 입지를 굳혔다.

현대차는 출시가 늦어진만큼 만반의 준비를 갖췄다. 아이오닉 하이브리드, 일렉트릭 등이 국내외에서 최고 연비 기록을 세우며 프리우스를 뛰어 넘은 결과물을 속속 내놓고 있다. 친환경 차량의 경쟁력인 연비뿐만 아니라 디자인, 주행 성능에서 국제적 기준의 인증을 계속해서 획득하고 있다는 점도 고무적이다.

아이오닉은 친환경 자동차 시장에서 20년 동안 브랜드 입지를 굳건하게 다져놓은 프리우스에 비하면 이제 막 걸음을 떼기 시작한 수준이다. 브랜드 인지도는 밀리더라도 성능과 기술력으로 프리우스를 제칠 수 있다면 해볼만한 경쟁이다. 언젠가 영화 속에서 프리우스가 그랬던 것처럼 아이오닉이 친환경차의 대명사로 불리울 날이 오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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