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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금 끊긴' 대우조선, 최대 난제 '6조 단기차입' 수주감소로 운영자금 채권단 의존, 사채권자 집회에 명운 걸어

심희진 기자공개 2017-03-17 08:16:28

이 기사는 2017년 03월 16일 14:0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대우조선해양이 1년 내 6조 원대 차입금을 갚아야 하는 상황에 직면했다. 지난해 말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의 자본 확충을 단행한 덕분에 단기차입금이 2조 원가량 줄었지만, 수주 절벽이 지속되고 있어 차환 부담이 여전히 크다는 분석이다. 당장 채권단의 채무 유예 및 만기 연장 조치를 기다려야 할 것으로 보인다.

대우조선해양은 선순환 자금 운용 시스템이 무너진 상황이다. 조선업은 대규모 장치 사업으로 대규모 운전자금이 필요하다. 조선업체들은 초기 공사비 명목으로 발주처로부터 선수금을 받아 운전자금으로 활용한다. 외부 차입 의존도가 높지 않기 때문에 이자 비용을 아끼고, 그 덕분에 높은 영업이익률을 유지할 수 있었다.

하지만 신규 수주가 막히면서 대우조선은 현재 자금 운용을 순전히 단기 차입에 의존하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의 수주 잔액은 2014년을 정점으로 계속 줄고 있다. 당시 40조 원이 넘었던 수주 잔액은 신규 수주 감소로 이듬해 34조 원으로 줄었다. 지난해에도 2조 원 어치의 신규 수주를 따내는 데 그치면서 수주잔액이 22조 원으로 떨어졌다.

새로운 일감을 확보하지 못한 탓에 선수금 유입도 끊겼다. 선수금 관련 회계 계정인 '초과청구공사액'이 2014년 말 5조 5639억 원, 2015년 말 5조 3026억 원, 지난해 말 4조 4407억 원으로 매년 줄어들었다. 초과청구공사액 감소는 선수금 유입이 없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선수금이 들어오지 않으면서 현금흐름에도 구멍이 생겼다. 대우조선해양은 지난해 2조 7107억 원의 순손실을 냈고 그 결과 7200억 이상의 현금이 빠져나갔다. 1조 2359억 원이었던 현금성자산도 1년 사이 2243억 원으로 5분의 1 이상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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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조선해양은 부족한 운전자금을 단기차입금으로 메우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단기차입금은 2조 8610억 원이다. 지난해 말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이 2조 8000억 원 규모의 자본 확충을 단행한 덕분에 단기차입금이 2015년 말 3조 7115억 원에서 8500억 원가량 감소했지만 여전히 과도한 수준이다.

세부내용을 살펴보면 산업은행이 지난해 1조 2895억 원을 대우조선해양에 단기로 빌려줬다. 수출입은행은 7350억 원, KEB하나은행은 4800억 원, 우리은행은 1500억 원, 국민은행은 1110억 원, 신한은행은 740억 원을 각각 대출했다.

장기로 조달했지만 만기가 1년 미만인 '유동성장기차입금' 잔액도 지난해 말 기준 1조 7222억 원이 넘는다. 여기에 만기가 1년도 채 남지 않은 '유동성 사채' 역시 1조 3489억 원에 달한다. 이렇게 당장 올해 말까지 갚아야 할 금액만 6조 원에 육박하고 있다.

조선업 침체가 장기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6조 원 대 단기차입금은 대우조선해양의 최대 과제가 될 것으로 관측된다. 대우조선해양은 수조 원에 달하는 순손실에도 불구 2015년 2700억 원, 지난해 3000억 원 이상을 이자로 지급했다. 매 분기 800억~900억 원의 금융비용을 감당해야 하는 부담을 지고 있는 셈이다.

결국 대우조선해양은 다시 채권단에 손을 벌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현재 산업은행과 금융위원회는 '조건부 워크아웃'을 통해 국책은행을 포함한 시중은행, 2금융권, 사채권자 모두의 손실 분담을 전제로 수조 원의 신규자금 지원을 추진하고 있다. 해당 방안은 채권단 협의를 통해 확정된 뒤 오는 23일 산업경쟁력 강화 관계장관회의 보고를 거쳐 발표될 예정이다.

이번 조건부 워크아웃 제시로 채무 유예와 만기 연장 등을 보장 받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조만간 사채권자 집회를 열어 연내 만기가 도래하는 회사채 9400억 원에 대한 원금상환유예 동의를 구할 예정이다.

채권단이 출자전환, 유상증자 등 신규 자본 유입 카드를 꺼낼 경우 대우조선해양의 차환 부담은 어느 정도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대우조선해양은 단기적으로 채권단 협의, 신규 수주 확보 등을 통해 부채 규모를 줄이고, 장기적으로는 신용도를 회복해 차입 구조를 장기로 전환할 계획이다.

대우조선해양 관계자는 "지난해 말 자본 확충을 실시한 결과 부채 규모가 어느 정도 줄었다"며 "현재로선 추가 출자전환 여부 등 어느 것도 정해진 게 없지만 채권단과 최대한 협의해 차입금을 줄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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