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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성 ETF' 상장 어려워지나..업계 반발 거래소 "실물ETF 상장하라" vs 운용업계 "거래소 권고 명분없어"

강우석 기자공개 2017-03-20 15:24:39

이 기사는 2017년 03월 16일 15:4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상장지수펀드(ETF) 상장을 주관하는 한국거래소가 합성 ETF 출시를 만류하고 있어 자산운용업계의 반발을 사고 있다. 합성 ETF는 운용사가 증권사와 맺은 스왑 계약을 바탕으로 기초지수 수익률을 복제하는 구조다.

한국거래소는 주요 증권사들이 상장지수증권(ETN)을 발행 중인 만큼 운용사 차원에서 합성의 방식을 굳이 활용할 필요가 없다고 보고 있다. 반면 자산운용업계는 투자자 수요가 있는 상품이라면 얼마든지 출시 가능해야한다는 입장이다.

1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국거래소는 주요 자산운용사에 합성 ETF 대신 가급적 실물 ETF를 준비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 달라진 상장심사 기준…ETN 시장 육성책?

현재 국내 시장에 상장된 합성 ETF는 총 40종목이다. 3~4월에 상장 예정인 종목까지 포함하면 43개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합성 ETF 관련 규정까지 만들면서 상장을 독려했던 한국거래소의 뒤바뀐 정책에 업계는 당황하는 분위기다.

합성 ETF에 대한 기조가 바뀐 배경엔 이은태 유가증권시장본부장(부이사장)이 있다는 지적이다. 그는 금융감독원 부원장보 출신으로 정책 당국의 감독 및 심사를 중요하게 여기는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특히 스왑 거래 증권사의 신용리스크에 노출되는 합성 ETF에 부정적인 편이라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A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이은태 부이사장은 기존 거래소 사람들과 달리 규제 당국의 마인드로 금융상품을 바라본다"며 "상장에 우호적이었던 전반적인 분위기가 갑작스럽게 바뀐듯해 당황스럽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ETN을 활성화시키기 위해 거래소가 내놓은 고육지책이란 분석도 제기한다. 해외지수 라인업 위주로 ETN을 육성해 시장 전체의 정착을 돕겠다는 것. 합성 ETF는 스왑 비용으로 인해 추적오차가 불가피하게 발생하는 반면 해외 ETN의 경우 추적오차없이 지수를 추종하는 게 가능하다.

B 증권사 관계자는 "출범한 지 2년이 지난 ETN 시장에 인공호흡기를 부착하는 심정이었을 것"이라며 "한국거래소는 해외지수는 ETN, 국내 지수 및 섹터는 ETF로 각각 특화시키려는 의도를 오랫동안 갖고 있었다"고 말했다.

◇ 자산운용업계 반발…거래소, "좀 더 엄격한 심사 차원"

자산운용업계는 한국거래소의 이러한 권고에 대해 반발하고 있다. 투자자 수요가 높은 상품의 상장을 거래소가 막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지적이 많다.

C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자산운용사는 투자자 수요가 있는 상품을 시장에 공급해야할 책무가 있다"며 "이러한 책무 앞에서 합성, 선물, 재간접펀드 등 유형을 가릴 수는 없는 일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선택은 투자자의 몫인 만큼 거래소가 나설 명분이 없다는 비판도 있다.

D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고객 입장에서는 비용과 추적오차를 고려해 합성 ETF와 해외지수 ETN 중 선택하게 될 것"이라며 "거래소가 업계와 다른 시각을 가질 수 밖에 없다는 건 인정하지만, 투자자들의 선택권을 굳이 거래소가 나서서 좁힐 이유는 없다"고 말했다.

E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ETF 시장의 파이를 ETN에 일부 넘긴다고 ETN 시장이 활성화되기는 어렵다"며 "시장 부진의 근본적인 원인을 분석하고 그에 맞는 해결책 마련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거래소 측은 합성 ETF의 상장을 원천적으로 막기 위한 조치는 아니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스왑 계약이 증권사의 신용 위험을 수반하는 만큼 상품 구조에 대한 심사를 좀 더 엄격하게 펼치겠다는 설명이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실물과 합성 두 가지 방법으로 모두 상장 가능할 경우, 왜 굳이 합성으로 하려는 것인지 한 번 더 확인해보자는 것"이라며 "해외지수는 예외 사례라 해도 일반 주식형 ETF를 합성 방식으로 구현하는 것은 좋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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