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 어디로]회의 불참한 주형환 산자부 장관, 이유 들어보니국회 산자위 전체회의 참석, "주무 부처 태도 아니다 지적"
안경주 기자공개 2017-03-27 10:44:39
이 기사는 2017년 03월 24일 16:1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대우조선 구조조정 추진방안 발표에 앞서 23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산업경쟁력 강화 관계장관회의. 이 회의는 삼정회계법인의 실사결과를 토대로 검토한 대우조선해양 처리방안에 대해 최종 논의하는 자리였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과 최종구 수출입은행장도 대우조선 지원방안을 설명하기 위해 참석했다.이날 관계장관회의를 통과하지 못하면 대우조선 구조조정 추진방안 발표는 보류되고, 대우조선 정상화도 늦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대우조선 안팎의 시선이 집중됐다. 이를 의식한 듯 관계장관회의를 주재한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모두 발언을 통해 "현 경제팀은 정치적 일정과 상관없이 끝까지 책임을 지는 자세로 (대우조선) 구조조정에 대한 소임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정작 이날 회의에서 산업정책을 총괄하고 조선업에 대한 청사진을 그려야 할 산업통산자원부 주형환 장관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지난해 10월 정부합동으로 조선산업경쟁력 강화방안을 내놓은지 불과 5개월 만에 다시 유동성 위기가 닥쳐 추가적인 구조조정 방안을 논의하는 자리인데다 국가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컸다는 점을 감안하면 의아한 부분이다. 주 장관을 대신해 관계장관회의에는 정만기 산업통산자원부 1차관이 참석했다.
주 장관은 관계장관회의가 열리는 같은 시각, 여의도 국회의사당에서 열린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했다. 최남호 산업통상자원부 대변인은 24일 더벨과의 전화통화에서 "국회 산자위 일정으로 인해 (관계장관회의에) 참석하지 못했다"며 "사안의 중요성을 감안해 국회 산자위에 양해를 구하고 관계장관회의에 참석하고자 했지만 결국 불참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국회에서 소관법률 심사도 예정돼 있어 (대우조선) 업무를 총괄하는 1차관이 대참하게 됐다"며 "주요 사안에 대해선 (주 장관이) 사전·사후에 보고를 받았다"고 덧붙였다. 국회 산자위는 이날 10시부터 전체회의를 열고 현안보고 및 소관법률을 심사했다. 회의는 1시간 남짓 진행됐으며 소관법률 심사는 총 6건이 진행됐다.
그러나 업계 안팎에선 주 장관이 우리나라 산업경제 및 금융기관에 가장 큰 영향을 주고 있는 대우조선해양 구조조정 방침 확정 자리에 참석하지 않았다는 점에 우려를 표하고 있다.
3만5000명을 고용하고 있는 대우조선이 침몰 위기에 몰렸는데 주무 부처는 이렇다 할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수조원대 추가 자금 지원을 논의를 이번에도 금융위원회가 전담하다시피 했기 때문이다. 단적으로 같은 날 국회 정무위원회도 전체회의를 열었지만 임종룡 금융위원장이 아닌 정은보 금융위 부위원장이 대신 참석했기 때문이다. 특히 임 위원장은 오후에 기자들을 대상으로 별도의 언론브리핑도 열고 국가경제에 미치는 영향 등 대우조선 정상화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에 대해 최 대변인은 "주무 부처 사안을 논의하면 (국회 참석과 관련해) 양해를 해주지만 주무 부처가 아니면 양해가 어려운 점이 있다"며 "이번 관계장관회의에서 대우조선 안건의 경우 금융위가 주무 부처였다"고 말했다.
하지만 금융권 시각은 다르다. 사실상 정부 컨트롤타워가 사라진 지금, 위기의 대우조선을 자기 손으로 해결하기 보다는 금융위에 떠맡기려고 하는 것은 조선업을 총괄하는 주무 부처로서 올바른 태도가 아니냐는 지적이다.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금융기관인 무역보험공사가 선수금환급보증(RG) 발급 지원이 대표적 사례다.
조선업의 회생 여부는 수주 확보다. 주문도 없이 배만 잔뜩 만들어 놓을 수 없는 상황에서 수주 확보를 확실하게 도와줄 필요가 있다. 그런 역할을 정부 차원에서 맡아야 할 주무부처가 산업통상자원부다. 가뜩이나 수조원의 자금을 지원하면 과연 살아나는지 의구심이 적지 않은 지금 시기에, 그런 의구심을 산업적 시각에서 벗겨내고 비전을 제시해 주어야 할 산업통상자원부가 전면에 나서지 않는 건 문제가 있다는 시각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작년부터 조선업 구조조정과 관련해 채권단 관리에 있다는 이유로 산업통상자원부는 크게 관여를 하지 않고 있다"며 "산업에 대한 주무 부처는 산업통상자원부인데 모든 책임이 금융위로 넘어오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금융회사 고위 관계자는 "산자부가 왜 나서지 않는지 이해하지 못하는 전문가들이 많다"고도 했다.
이에 대해 산업통산자원부는 추가 신규자금지원 등 유동성 문제는 금융위와 채권단의 소관업무라 개입할 여지가 없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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