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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조선 어디로]'밑빠진 독 물붓기' 왜 계속 반복하나수주예측 실패 등 경영악재 겹쳐, 국가경제 파급효과 59조원 우려도

안경주 기자공개 2017-03-23 16:01:00

이 기사는 2017년 03월 23일 11:00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금융당국과 산업은행은 2015년 10월 청와대 서별관회의에서 대우조선해양에 4조2000억 원의 자금지원을 결정하면서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더 이상 추가지원은 없다"고 밝혔다. 당시 일부 채권단과 시장에서 추가 자금지원에 대한 우려감을 내비쳤지만 금융당국과 산업은행은 단호했다. 그러나 1년 반도 채 지나지 않아 임 위원장의 이 같은 발언은 '공염불'이 됐다.

금융당국이 시중은행과 사채권자의 채무조정 합의를 전제로 신규자금을 투입해 자율적 구조조정에 나서기로 한 것이다. 채무조정에 대한 합의가 이뤄지지 않고 '프리패키지드플랜(Pre-Packaged Plan)'으로 가더라도 신규자금 지원은 불가피하다. 결국 '밑 빠진 독 물 붓기'라는 우려가 현실화된 셈이다.

그렇다면 '밑 빠진 독 물 붓기'라는 비난을 받으면서 왜 추가 자금을 지원하는 상황이 생기는 것일까. 우선 금융당국과 산업은행의 논리가 장밋빛 전망으로 점철되면서 신규 선박수주에 대한 예측이 빗나갔기 때문이다

신규발주 추이

2015년 10월 대우조선에 대한 신규자금 지원을 결정할 때와 비교해 유동성 위기 극복의 '키'인 신규수주 실적이 바닥 수준이다. 2015년 실사시 지난해 수주목표를 115억 달러로 가정했고, 지난해 스트레스 테스트(Stress Test)를 거쳐 62억 달러로 46% 하향조정했다. 하지만 대우조선의 지난해 신규수주는 15억4000만 달러에 그쳤다. 이는 당초 목표보다 약 100억 달러 부족한 수준이다. 이로 인해 대우조선은 2조 원 규모의 유동성 유입이 감소되는 등 선수금을 통한 유동성 확보 전략에 차질을 빚게 됐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정부·채권단으로서는 조선업의 장기 시황부진을 충분히 예측하지 못했고, 대우조선의 위험요인을 보수적으로 판단해 대응하지 못했던 부족함이 있었다"고 말했다.

두 번째 원인은 자구계획 이행 속도가 더디다는 점이다. 대우조선은 그동안 3차례에 걸쳐 총 6조 원 규모의 자구안을 내놓았지만 현재 이행률은 약 29%(약 1조8000억 원)에 그치고 있다. 이에 반해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의 자구안 이행률은 각각 57%, 40%다.

대우조선이 모두 매각하겠다던 자회사 14개 중 팔린 건 2개(디섹, 에프엘씨) 뿐이다. 인력은 지난해 3000명을 감축했으나 지난 1월말 기준으로 1만여 명이 남아있다. 이처럼 자구안 이행이 더딘 것은 대우조선의 기업가치 감소로 업무 연관성이 큰 자회사의 매각가치도 동반 하락했기 때문이다. 단적으로 거제 부동산경기 침체 등으로 단기간내 대규모 부동산 매각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수주 부진 등의 악재가 겹치면서 재무구조 등 경영부문에서도 실패를 겪었다. 지난해 상반기 결산시, 추가 자본손상요인 발생과 감사법인의 보수적 회계기준 적용 등으로 완전자본잠식이 발생했다. 자본잠식 탈피를 위해 지난해 12월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으로부터 자본확충 2조8000억 원을 통해 재무구조 개선에 나섰다. 하지만 지난해 결산(연결) 결과, 대우조선은 2조7000억 원의 당기순손실, 1조6000억 원의 영업손실 등으로 자본이 감소해 부채비율은 2732%로 다시 악화됐다.

대우조선 재무현황

주채권은행이자 대주주인 산업은행이 메기의 역할을 하지 못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생존의 명분인 '대마불사'에 빠진 대우조선의 변화를 이끌어낼 책임이 있지만 제 역할을 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특히 지난해 글로벌 컨설팅업체 맥킨지는 대우조선의 독자생존 가능성이 낮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금융당국과 산업은행에 제출한 바 있다. 하지만 이 컨설팅 결과를 두고 대우조선은 "터무니없는 가정으로 진행됐다"며 반발했고 산업은행은 이를 귀 기울여 듣지 않았다.

반복된 실패에도 불구하고 금융당국이 대우조선 구조조정 추진방안을 내놓는 이유는 뭘까. 대우조선이 이대로 도산하면 국가경제적으로 최대 59조 원의 손실이 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건조중 선박 공사중단 등으로 이미 투입한 원가(32조2000억 원)의 상당부분이 매몰비용으로 손실을 입을 수 있고 금융권 여신(18조5000억 원)과 회사채·기업어음(1조5500억 원), 주식(1조2000억 원)이 대부분 손상처리 되는 위험이 처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순차적으로 직영·사내협력 인력 3만4000명 등 최소 5만 명 이상의 일자리 상실, 상거래·협력업체의 연쇄도산 우려도 있다.

다만 금융당국은 똑같은 실패가 되풀이되지 않도록 경영관리 부실을 차단하기 위한 장치를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산업은행 관리체계만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판단하고 조선업 전문가, 회계·법률전문가 등 민간전문가들이 참여하는 '경영정상화 관리위원회'를 구성·운영해 대우조선 관리체계를 대폭 강화할 계획이다. 또 매년 외부기관에 의한 경영실사를 통해 정상화 진행사황을 점검하고 위험에 적시 대응한다는 원칙도 세웠다.

또 노사는 무쟁의·무분규 원칙을 견지하고 회사 정상화를 위한 모든 자구계획 이행에 충실히 협조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수주잔량 감소 추세에 맞춰 지난해 말 1만 명 수준으로 줄어든 직영인력을 2018년 상반기까지 9000명 이하로 추가 축소키로 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자산매각을 최대한 신속하게 추진하고 2018년 말까지 자회사 대부분을 조기매각할 것"이라며 "2018년 이후 M&A 등을 통한 주인찾기에 나서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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