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증권, 트레이딩 강화…'글로벌 플레이어' 꿈꾼다 [S&T 하우스 분석] ①오종현 본부장 휘하 채권·FI·멀티 3개팀…운용자산 16조 원
최은진 기자/ 장소희 기자공개 2017-04-05 11:45:00
[편집자주]
증권사 S&T는 세일즈(sales)와 트레이딩(trading)을 결합한 부서이다. 증권사들이 자산관리 사업으로 체질을 변화시켜 나가면서 상품발굴의 핵심부서로 S&T가 부상하고 있다. 각 증권사별 S&T 조직의 경쟁력, 그리고 시장 진단·전망을 들어본다.
이 기사는 2017년 03월 30일 17:3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투자증권의 트레이딩 사업은 이제 막 걸음마를 떼는 단계다. WM사업 강화의 일환으로 운용 부문을 키울 필요가 있다는 판단에 따라 조직을 확대 개편했다. 트레이딩 본부 내 두개 팀이 세개 팀으로 늘었고 인력이 충원됐다. 국내 채권 투자에 국한됐던 투자자산도 글로벌 자산으로 외연을 넓혔다. 이를 반영해 본부 명칭도 매크로 트레이딩(Macro Trading)본부로 바꿨다.새 수장도 맞았다. 전임 수장이던 황보영옥 본부장이 계열사로 이동하면서 공석이 된 자리에 오종현 미래에셋대우 채권운용본부장이 영입됐다. 오 본부장은 정통 대우맨 출신으로 25년간 채권운용에 몸 담았다. 옛 대우증권 채권 트레이딩의 저력을 글로벌 시장에 알렸다는 평가를 받을 정도의 전문가다. 오 본부장은 과거 경험을 살려 한국투자증권의 이름을 글로벌 시장에서 떨치겠다는 포부다.
한국투자증권은 다른 대형 증권사와 다르게 운용과 세일즈 기능이 모호하다. 타 증권사의 경우 운용부서에서 발굴하는 투자자산을 WM 상품 등으로 확대시키기 위해 세일즈와 트레이딩 부서를 결합하고 있지만, 한국투자증권은 이제 막 운용부문을 키워가는 단계기 때문에 세일즈 기능을 논하기엔 시기상조라는 의견이다.
다만 한국투자증권이 WM사업을 중점적으로 육성하는만큼 운용사업이 안착된 후 세일즈 기능을 강화하겠다는 목표다. 당분간 트레이딩 본부에서 발굴한 자산을 상품화 시키는 것은 상품전략부 등에서 맡을 예정이다.
오종현 한국투자증권 매크로 트레이딩 본부장은 "트레이딩에서 좋은 자산을 발굴해 투자하고 이는 또 WM 고객에게 상품으로 제공되는 것이 선순환이 돼야 한다는 판단에 따라 트레이딩 사업이 확대된 것"이라며 "먼저 트레이딩이 개시되고 사업이 안착한 후 세일즈 기능도 강화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한국투자증권 매크로 트레이딩 본부는 약 16조 원 가량의 자금을 운용한다. 고유계정은 물론 퇴직연금, 환매조건부채권(RP) 등을 통해 들어온 자금이 주요 재원이다. 주가연계증권(ELS)으로 들어온 자산은 타 본부인 투자금융본부에서 맡는다. 본부 내 인력은 총 30명이다. 현재 해외채권 부문에 역량이 높은 직원들을 추가로 채용 중이기 때문에 인원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매크로 트레이딩 본부는 개별 주식 운용은 하지 않는다. 채권이나 대체투자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본부 내 부서는 채권운용부, FI(Fixed-Income)운용부, 멀티스트래티지운용부 등 총 3개로 구성 돼 있다. 모두 채권운용만 전담하지만 운용 자산의 재원과 전략이 조금씩 다르다.
채권운용부는 RP로 조달된 자산을 순수 채권을 통해 운용한다. FI운용부는 유가증권이 아닌 채권, 즉 대출이나 론(Loan)을 주요 투자대상으로 운용한다. 대체투자도 조금씩 추진하고 있다. 운용자산 재원은 퇴직연금 자금이다.
멀티스트레티지운용부는 최근 신설된 팀이다. 고유계정을 운용하는 부서로, 해외채권, 커머디티, FX 등 주로 해외관련 자산을 대상으로 운용한다. 일종의 헤지펀드처럼 수익이 되는 자산을 찾아 투자하겠다는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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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투자증권의 매크로 트레이딩 본부가 타 증권사 트레이딩 부서와 다른 점이 있다면 리서치 역량을 내부적으로 육성하고 있다는 점이다. 매크로 트레이딩 본부에 리서치 인력은 총 5명, 이를 천천히 늘려나갈 계획이다. 트레이딩 본부 내부의 시각으로 리서치를 하다보면 보다 객관적으로 투자자산을 고르고 전략을 세울 수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트레이더가 맘대로 운용하는 부분을 내부 리서치 직원이 바로 잡아줄 수 있기 때문에 균형을 이루게 된다.
한국투자증권 매크로 트레이딩 본부는 트레이딩을 통해 돈을 버는 것보다는 수급이 꼬이지 않는 것을 더 중요하게 여긴다. 한국투자증권이 대형 은행 등 뒷배가 없다보니 유동성 위기 등이 생기면 지원해줄 여력이 제한적이다. 따라서 유동성과 수익의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것이 제일 중요한 목표다.
이를 위해 투자자산 다양화를 추구한다. 채권은 물론 대체투자와 글로벌 투자에 적극 나서겠다는 목표다. 저금리 시대 채권 등 안전자산만으로 수익을 올리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판단이다. 이를 위해 사회간접자본(SOC), 에너지 , 태양광, 해외부동산 등에 적극적으로 투자할 계획이다. 다만 한국금융지주 측에서 무리하게 대체투자 자산을 늘리지 말라고 조언했기 때문에 천천히 진행하겠다는 복안이다.
매크로 트레이딩 본부에 부여받은 목표치 수익률과 실적은 아직 미미한 수준이다. 조직을 완벽하게 구축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판단으로 당분간 조직 역량 다지기에 집중하겠다는 계획이다. 특히 장기적으로 돈을 벌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게 핵심이다. 본격적으로 트레이딩 업무에 들어가는 것은 하반기로 잡았다.
오 본부장은 "글로벌 대형 플레이어들 사이에서 국내 증권사들의 이름을 알릴 기회는 무조건 트레이딩에서 큰 수익을 내는 길 밖에 없다"며 "한국투자증권 매크로 트레이딩 본부는 이제 막 새롭게 조직을 구축하고 시작하는 단계지만 글로벌 시장에서 한국투자증권 이름을 떨칠 수 있도록 확실한 성과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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