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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동홀딩스, 한국실리콘 투자로 매출 70% 날려 2011년 90억 투자…작년말 지분가치 2.9억 불과

강철 기자공개 2017-04-19 08:23:18

이 기사는 2017년 04월 18일 15:0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경동그룹의 지주회사격인 경동홀딩스가 과거 한국실리콘 투자로 87억 원의 평가손실을 본 것으로 나타났다. 87억 원은 경동홀딩스 연 평균 매출액의 약 70%에 해당한다.

18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경동홀딩스는 보유 중인 한국실리콘 지분 1.6%의 가치를 지난해 말 기준으로 2억 9000만 원으로 평가했다. 태양광 업체인 한국실리콘 지분은 경동홀딩스의 유일한 매도가능금융자산이다.

경동홀딩스는 2011년 11월 90억 원을 투자해 이 지분을 취득했다. 신재생에너지 시장 진출을 타진하기 위한 투자였다. 한국실리콘은 당시 경동홀딩스 외에 S-Oil, 신성솔라에너지로부터 대규모 자금을 유치했다. S-Oil은 2637억 원을 투자해 2대주주에 올랐다.

하지만 투자자들의 기대와 달리 한국실리콘은 심각한 경영난에 시달렸다. 태양광 시장의 급격한 침체로 주력 제품인 폴리실리콘의 양산 자체가 이뤄지기 어려운 상황에 놓였다. 결국 2012년 11월 서울중앙지방법원에 회생절차(법정관리)를 신청했다.

경동홀딩스는 한국실리콘 투자금의 회수가 어렵다고 보고 90억 원 중 87억 1000만 원을 2012년 매도가능금융자산 손상차손으로 잡았다. 이로 인해 2012년 순이익은 2011년의 절반 수준인 30억 원으로 감소했다.

87억 원은 경동홀딩스 연 평균 매출액의 약 70%에 해당한다. 경동홀딩스는 연탄 판매를 통해 연간 120억~130억 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실질적인 수익은 최대주주(지분율 33.78%)로 있는 경동도시가스 지분에서 발생한다. 한국실리콘 투자로 사실상 한 해 매출의 절반 이상을 날렸다고 볼 수 있다.

한국실리콘이 법정관리에 들어갔을 당시 가장 큰 주목을 받은 건 S-Oil이었다. S-Oil이 한국실리콘 지분 투자로 입은 손실은 약 2600억 원에 달했다. 손실 규모만 놓고 봤을 때 S-Oil에 비하면 경동홀딩스는 선방한 셈이었다. 따라서 손실을 입은 기업 리스트에 경동홀딩스는 거론조차 되지 않았다.

한국실리콘 주식을 지난해 장외주식시장(K-OTC)에서 모두 처분한 S-Oil과 달리 경동홀딩스는 아직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한국실리콘이 2013년 회생절차 종결 이후에도 경영 정상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만큼 지분의 원매자를 찾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경동홀딩스는 올해 초 오너 3세인 손원락 경동도시가스 상무를 중심으로 지분 구조를 정비했다. 손 상무는 부친인 손경호 경동그룹 회장으로부터 경동홀딩스 지분 16.39%를 증여받았다. 경동홀딩스 지분율을 32%로 늘리며 최대주주에 올랐다. 이를 통해 '손 상무→경동홀딩스→경동도시가스'로 이어지는 지배구조가 만들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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