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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삼구-더블스타 합작 '묘수' 나오나 ⑥상표권·中공장 '협상카드', 공동인수 희망 의사

윤동희 기자공개 2017-04-26 08:25:38

이 기사는 2017년 04월 20일 14:5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금호타이어 우선매수권 행사를 하지 않겠다고 밝혔지만 더블스타타이어(더블스타)에 공동 인수 희망의사를 전달하는 등 금호그룹 재건 의지는 접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업계는 박 회장이 더블스타에 협상카드로 상표권과 중국공장을 내세울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지난 18일 "우선매수권을 행사하지 않겠다"며 "금호아시아나는 현재 진행 중인 부당하고 불공정한 금호타이어 매각 절차를 즉시 중단하고 매각을 공정하게 재입찰 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채권단에 강경한 입장을 보이고 있지만 금호아시아나그룹이 금호타이어 인수를 포기한 것은 아니다. 일각에서는 박삼구 회장이 더블스타에 공동 인수 희망의사를 전달했다는 소문도 들린다. 더블스타는 아직 정확한 의사를 전달하지는 않았지만 매각 구도가 장기화되면서 박 회장의 제안을 검토할 수 있는 쪽으로 기조가 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는 더블스타가 박회장의 제안을 받아들일 수 있도록 박 회장이 어떤 유인책을 제공할지에 주목하고 있다. 가장 먼저 거론되는 협상카드는 상표권이다.

◇더블스타, 금호 상표권 사용위해선 손잡아야

산업은행과 더블스타가 맺은 금호타이어 주식매매계약(SPA)에 인수가격 조정 조항은 포함되지 않았다. 박 회장 측은 금호타이어가 외부 기업에 매각될 경우 상표권을 지속적으로 사용할 수 있게 할 지 여부를 아직 결론내리지 않았다. 산업은행 등 주주협의회와도 이에 대한 확실한 협의를 마무리하지 않았다.

거래대금이 약 9550억 원인데 더블스타가 상표권 이슈를 이유로 금호타이어 인수 가격을 깎을 수 없다는 얘기다. 정작 상표를 사용하지 못하더라도 가격 조정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더블스타 입장에서는 인수를 강행하거나 포기하는 선택지만 남은 상황이다. 금호 브랜드를 사용하지 못하면 더블스타가 인수를 포기할 것이란 관측도 나오는 것은 이 때문이다.

상표권 사용이 이슈로 떠올랐다는 의미는 상표권이 박 회장 입장에서 더블스타에 제시할 수 있는 유용한 카드라는 의미도 된다. 박 회장이 더블스타에 얼마나 장기적, 안정적으로 금호 상표를 사용할 수 있도록 협상을 하는 지가 주요한 변수다. 더블스타가 박 회장과 우호적인 관계를 맺어야 할 필요가 있는 만큼 공동 인수를 검토할 가능성이 충분히 열려있다는 분석이다.

상표권 외에도 박 회장이 더블스타에 제시할 수 있는 카드로는 중국공장도 꼽힌다. 더블스타가 중국공장을 관할하고 나머지 국내공장과 베트남, 미국공장은 박삼구 회장이 관리하는 합작사 형태로 가는 식이다.

◇중국공장 카드로 활용..박 회장 '앓는 이' 뺄 기회

중국 공장이 박삼구 회장의 협상 카드로 떠오르는 이유는 현재 금호타이어의 중국에서의 위상 때문이다. 금호타이어 중국 공장은 오랜 기간 금호타이어의 골칫덩이였다. 이번 거래를 통해 더블스타에 '당근'을 제공하는 동시에 박 회장에게는 '앓는 이'였던 중국 공장 문제를 해결할 기회가 될 수있다.

금호타이어 중국 영업현황
(단위: 백만원, 난징 장춘 청진 실적 단순 합산)

업계 관계자는 "중국 시장에서 금호타이어가 부진한 성적을 내는 것은 부인할 수 없다"며 "내부에서 장기적으로는 세 군데의 중국 공장 중 두 곳은 폐쇄하고 한 개 공장만 가져가는 계획도 검토했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금호타이어는 중국시장에서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2007년부터 4년간 중국 타이어 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차지하는 등 초고속으로 성장했지만 미국의 중국산 타이어에 대한 반덤핑관세 부과와 함께 2011년 3.15 리콜 사태를 시작으로 현지 판매량이 곤두박질쳤다. 3.15 사태는 3월 15일 중국 소비자의 날을 맞아 CCTV에서 방영하는 프로그램에 금호타이어가 타깃이 됐던 사건을 말한다. 방영분에는 잔량고무를 사용한다는 내용이 언급됐는데 생산 규정상 문제는 없었으나 소비자 반발을 사 매출급감으로 이어졌다.

난징과 장춘, 청진에 위치한 금호타이어 중국 공장 매출은 2012년 1조 942억 원에서 지난해 5862억 원으로 5년 새 절반에 가까운 46%가 줄었다. 전년대비해서는 23% 감소했다. 2014년 한 해를 제외하고는 지난해를 포함해 모두 순손실을 기록했다. 중국내 영업 실적을 집계하는 금호타이어 차이나의 실적도 마찬가지로 하락세다. 2012년 매출은 5528억 원에서 재작년 3850억 원으로 30%가 줄었다.

금호그룹에게는 '앓는 이'지만, 더블스타에게는 중국 공장이 금호타이어를 인수하는 핵심 이유다. 기술력과 생산공장을 동시에 확보하는 등 두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을 수 있는 좋은 기회다.

더블스타가 금호타이어 인수전에 뛰어든 배경에는 중국 정부의 타이어 사업을 키우겠다는 의지가 작용했다. 더블스타가 금호타이어를 가져갈 경우 추가적인 공장설립이 어려운 가운데 중국 현지에 설립된 공장 5개를 확보할 수 있다. 중국 시장 타이어 수요는 2016년부터 2021년까지 평균 성장율(CAGR) 7.54% 수준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중국 정부 차원에서 자국 기업이 생산하는 자동차에만 금호타이어 제품을 공급하도록 해도 빠른 성장을 이룰 수 있다.

외형 확대 뿐 아니라 기술력 확보도 중요한 목표다. 더블스타는 금호타이어 인수 시너지로 자사의 트럭·버스타이어(TBR) 생산 강점과 금호타이어의 PCR 기술력의 결합을 꼽았다. 더블스타를 비롯해 중국 타이어업체는 TBR 기술력을 한국과 상당히 근접한 수준까지 끌어올린 상황이다. 중국계 업체에 필요한 것은 승용차타이어(PCR) 생산 기술이다. 금호타이어 중국은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을 뿐 아니라 최근 PCR 생산공장인 난징공장을 이전하면서 설비를 고도화했다.

더블스타가 금호타이어와 합작사가 될 경우 금호타이어가 중국시장에서 부진을 겪었던 이유도 해소될 수 있다. 사실 금호타이어 중국의 문제는 생산 공정이나 기술력이라기보다는 중국시장의 외국계 기업에 대한 일종의 텃세탓이 컸다. 중국업체로 이미지가 바뀌면 이전처럼 금호타이어가 소비자 반발을 살 여지가 크지 않을 거란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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