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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베스트' 인수 실패한 케이프증권의 아쉬움

송민선 기자공개 2017-04-26 08:26:46

이 기사는 2017년 04월 21일 07:5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케이프투자증권이 이베스트투자증권 인수에 실패했다. 케이프투자증권은 매각주관사인 씨티글로벌마켓이 진행한 프로그레시브딜(경매호가식입찰)까지 참여했지만, 아프로서비스그룹보다 낮은 응찰가를 써내며 이베스트투자증권 인수 우선협상대상자에서 제외됐다.

케이프투자증권은 아쉬운 기색이 역력하다. 그간 케이프투자증권이 하이투자증권 인수전 등에서 "매물로 나오는 모든 중·소형 증권사의 인수를 검토하고 있다"고 미련 없는 모습을 보여 왔음을 고려하면 주목할 만한 반응이다.

사실 이베스트투자증권은 케이프투자증권 입장에서 가장 적합한 M&A 타깃이었다. 우선 자기자본 규모가 적당하다. IB 특화 증권사를 표방하는 케이프투자증권은 자기자본을 5000억 원 내외까지 늘리는 방법을 추구해왔다.

케이프투자증권은 신속한 의사결정과 높은 수준의 ROE(자기자본이익률)를 위해 거대 자본 확충은 원하지 않는다. 다만 자기자본이 너무 작으면 모든 투자 건을 셀다운(재매각)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투자 기회를 잃을 우려가 있다.

이베스트투자증권은 2016년 말 별도재무제표 기준 3724억 원의 자기자본을 보유하고 있다. 여기에 케이프투자증권이 보유한 자기자본 2034억 원을 더하면 임태순 대표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IB 전문 증권사의 자기자본 5758억 원이 산출된다.

이베스트투자증권이 케이프투자증권의 타깃 매물로서 적합한 두 번째 이유는 겹치는 사업영역이 없어, 별도의 구조조정이 필요하지 않다는 점이다. 이베스트투자증권은 직원 수 500명 내외, 지점 4개 미만의 '온라인 브로커리지 중심' 회사다.

이베스트투자증권의 강점인 온라인 브로커리지는 케이프투자증권이 지향하는 리테일 영업 축소 및 저비용화 구조에 들어맞는다. 더구나 이베스트투자증권은 케이프투자증권이 IB와 함께 주력하고 있는 프랍트레이딩(PI)에도 강점을 보이고 있어, M&A 이후 그대로 유수 인력을 데려올 수 있다.

어찌 됐건 모든 시너지는 과거형이 됐다. 절대 무리한 가격을 베팅하지 않는다는 임태순 대표의 투자 철학을 고려하면 어쩔 수 없는 결과로 보인다. 다만 요즘 M&A 시장에선 가치가 디스카운트된 기업의 인수가 쉽지 않음을 감안해 좀 더 공격적으로 나섰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남은 중·소형 증권사 매물로는 하이투자증권, 골든브릿지증권 등과 금산분리법에 따라 오는 8월까지 대주주가 지분을 정리해야하는 SK증권이 거론된다. 일각에서는 아프로서비스그룹이 금융당국의 대주주적격심사를 통과하지 못해, 이베스트투자증권이 다시 매물로 나올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한다. 케이프투자증권이 다음 선택지로 어디를 택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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