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홈플러스, 유통공룡 점유율 '고작 1%' [알뜰폰700만시대]이마트 알뜰폰 사업 마케팅 수단으로 활용…홈플러스는 철수 검토
김성미 기자공개 2017-05-16 08:28:59
[편집자주]
정부가 가계통신비를 인하하기 위해 시작한 알뜰폰 사업이 가입자 700만 명 시대를 맞았다. 도입 6년 만에 점유율 11%대를 돌파하는 등 이동통신시장의 한 축으로 자리 잡았다는 평가도 있으나 우후죽순 난립한 사업자 탓에 시장을 혼탁하게 한다는 비판도 받는다. 알뜰폰 700만 시대의 명암을 조망해본다.
이 기사는 2017년 05월 15일 14:5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마트, 홈플러스 등 대형 마트들이 야심차게 뛰어든 알뜰폰 시장에서 참패했다. 유통 시장에선 '공룡'이란 불리지만 알뜰폰 시장은 점유율 1% 수준이며 홈플러스는 이마저도 철수를 검토하는 상황이다. 이마트는 알뜰폰을 자체 성장동력을 삼기보다 마트 고객을 유인하는 마케팅 수단으로 쓰고 있다.전국적인 유통망을 갖고 있어도 포화상태에 이른 알뜰폰 시장에선 승부를 보기 힘들다는 점을 보여준다. 무분별한 사업자 확대 정책이 낳은 부작용 중 하나다.
15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이마트와 홈플러스의 알뜰폰 가입자 수는 약 11만~12만 명으로 추산된다. 두 곳을 더해도 전체 알뜰폰 가입자 수(700만 명)의 2%미만이며 홈플러스만 감안하면 1%에도 못 미친다. 대형마트 알뜰폰 가입자의 90%가량이 이마트 고객이며 나머지가 홈플러스 고객으로 알려졌다.
미래창조과학부는 40개에 이르는 알뜰폰 사업자 중 상위 10개 업체만 가입자 수를 공개한다. 10위권 밖 업체들의 정확한 가입자 수는 알기 어렵다. 이마트나 홈플러스 또한 가입자 수가 유의미한 수치가 아니라는 판단에 따라 가입자 수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
홈플러스는 2013년 사업 다각화 차원에서 알뜰폰 시장에 진출했다. 홈플러스는 모회사였던 영국 테스코가 유럽에서 테스코 모바일로 가입자를 300만 명까지 모은 것을 토대로 알뜰폰 사업에 출사표를 던졌다. 홈플러스는 경쟁사보다 낮은 요금제를 운영하는 등 공격적인 마케팅을 벌였다. 홈플러스가 알뜰폰 시장에 들어설 당시 단말기 수급, 유통 판로 등을 토대로 순식간에 가입자를 늘릴 것이란 전망도 있었다. 다른 사업자들에겐 없는 오프라인 유통망을 확보하고 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일정수준의 가입자를 끌어 모으지 못하면서 사업 철수를 검토하게 됐다.
홈플러스는 알뜰폰 사업에 대해 가격 경쟁력만으로 접근했다. 알뜰폰 사업에 뛰어든 업체들 모두 저가 요금제로 가입자를 확보하다보니 홈플러스의 30% 가격 할인 전략이 차별화되지 않았다. 일찍부터 별정 통신업을 해온 중소 업체들은 군인, 노인, 어린이 등 특정 타겟을 중점으로 공략했지만 홈플러스는 이같은 특정 집단 마케팅도 쉽지 않았다.
결국 지난해 11월 홈플러스는 미래부에 알뜰폰 사업 등록인 별정 4호 철회 의사를 밝히고 행정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사업에 진출한지 3년만의 일이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알뜰폰 사업은 손익분기점을 맞추기 어려워 사업을 계속 끌고 가기 힘든 상황"이라며 "사업을 철수할 경우 이용자 보호 대책이 필요한 만큼 미래부와 함께 논의한 적은 있지만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마트는홈플러스에 뒤이어 2013년 알뜰폰 사업을 시작했다. 이마트의 상황은 홈플러스에 비해선 낫다. 가입자수는 이마트가 훨씬 많다.
2015년 초 이마트의 누적 가입자 수는 6만 명, 홈플러스는 2만 명에 그쳤다. 이마트는 알뜰폰을 본업인 마트 고객의 충성도를 높이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했다. 이마트는 상품 구매액에 따라 통신비를 할인해주는 쇼핑 연계 혜택을 제공한다. 이마트는 쇼핑을 하면 추가로 통신비를 할인받는 서비스로 고객을 유인했다.
예를 들어 롯데칠성음료 상품을 2000원 이상 구매하면 300원을 할인받는다. 이마트에서 40만 원가량을 구매하면 약 2만 5000원을 할인받아 통신비가 공짜가 될 수도 있다. 할인금액이 통신비보다 많을 경우 차액은 포인트로 적립해준다.
파격적인 할인 덕에 가입자수는 늘고 있으나 이마트 입장에선 이익보다 비용이 더 많이 드는 구조다. 알뜰폰 사업에 들어가는 비용은 마트 사업을 위한 마케팅 비용의 성격이 짙다.
이마트 관계자는 "알뜰폰 가입자를 늘려 수익을 늘리기 보단 이마트 방문 확대 및 구매액 증가를 위해 알뜰폰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업계 관계자는 "홈플러스뿐만 아니라 다른 업체들도 단순히 가격 경쟁력만으로는 가입자를 확보하기 어렵다"며 "고객을 세분화해 맞춤형 서비스를 선보이는 등 차별화된 전략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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