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츠증권, 적자 리테일부문 'WM 도입 시도' KPI 개편·PB 영입 등 리테일 전략 수정
최은진 기자공개 2017-05-19 14:54:26
이 기사는 2017년 05월 16일 08:4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메리츠종금증권이 리테일(Retail) 사업 전략을 다시 짜고 있다. 지점 대헝화를 통한 브로커리지 집중 전략에 따른 부작용이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꺼내든 카드가 자산관리(WM) 영업이다. 그러나 메리츠종금증권의 고객 및 영업직원들의 성향 역시 주식에 쏠려 있어 WM으로의 체질 개선은 쉽지 않을 것으로 업계에선 보고 있다.◇ KPI에 WM 성과 추가…브로커리지 쏠림 탈피 차원
메리츠종금증권은 최근 리테일 영업직원을 평가하는 핵심성과지표(KPI)를 개편했다. 성과를 측정하는 항목이 세분화 돼 있지 않았던 기존 방식과는 다르게 개편된 KPI에는 주식 브로커리지 성과와 금융상품 영업 성과, 고객 수익률이 반영됐다. 주식 매매를 통해 벌어들인 수익은 70%, 주식 아닌 금융상품을 통해 벌어들인 수익은 20%, 나머지 10%는 고객수익률로 평가한다.
KPI 개편은 리테일 전략의 변화를 의미한다. KPI에 금융상품 수익을 추가한 것은 앞으로는 금융상품 영업을 기본적으로 해야 한다는 의미다. 그동안 주식 브로커리지로 수익을 벌어들였던 것에만 집중했던 것에서 크게 변화한 것으로, 리테일 실적 중 70%에 육박하는 브로커리지 의존도를 낮추고 수익을 다각화 시키겠다는 목표다.
메리츠종금증권은 WM 강화를 위해 금융상품 공급에도 신경쓰고 있다. 기존에 메리츠종금증권에서 주력으로 판매하는 금융상품으로는 계열사인 메리츠자산운용의 대표펀드인 메리츠코리아펀드와 이를 일임형으로 만든 랩어카운트 상품 정도였다. 그 외에는 라인업을 해도 거의 판매하지 않았다. 오로지 주식 브로커리지 영업이 중심이었다.
하지만 최근 메리츠종금증권은 브라질 채권, 파생결합증권(DLS), 헤지펀드, 메자닌 등 다양한 상품을 공급하는데 열중하고 있다. 안정적으로 수익을 낼 수 있는 상품 중심으로 투자자들에게 다가서겠다는 목표다.
직원들의 영업 방식을 WM으로 전환하기 위한 노력도 기울이고 있다. 본사 및 센터 차원에서 영업직원들에게 금융상품 교육을 지속적으로 하는 것은 물론 소규모 스터디 그룹도 만들어 운용하고 있다. 금융상품 세미나 등을 개최하는 것도 물론이다.
영업직원 채용 대상도 바뀌었다. 기존에는 주식 고수들 위주로 물색했지만 최근에는 한국투자증권, 삼성증권, 미래에셋대우 등에서 자산관리 영업을 했던 PB들도 채용하고 있다. 이들을 중심으로 WM 역량을 넓히겠다는 목표다.
메리츠종금증권 한 영업직원은 "전 직장에서 PB를 하며 쌓은 금융상품 영업 노하우를 메리츠종금증권 와서도 조금씩 활용하려고 한다"며 "최근 헤지펀드, 해외채권 등 상품 라인업 확대를 요청해 조금씩 자산관리 영업을 확대하는 중이다"고 말했다.
◇ 고객 대부분이 주식 성향…단기간 내 체질개선 어려워
하지만 메리츠종금증권의 리테일 체질이 브로커리지에서 WM으로 변화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업계에선 보고 있다.
우선 영업직원의 성향을 WM으로 바꾸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다는 지적이다. 주식 매매에 장기를 가진 직원들이 메리츠종금증권으로 이직한 가장 큰 이유는 파격적인 인센티브 때문. 이들이 금융상품을 판매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설사 영업직원을 교체하고 금융상품 라인업을 강화한다고 해도 메리츠종금증권을 이용하는 고객 성향이 바뀌지 않는 한 한계가 있다는 분석이다.
메리츠종금증권을 이용하는 고객들 대부분이 주식 매매를 선호한다. 메리츠종금증권의 고객 예탁자산 중 70% 이상이 주식에 투자 돼 있다. 이들 고객의 자산을 금융상품 쪽으로 유도하는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
금융상품 투자를 원하는 고객들을 신규로 확보하려고 해도 만만치 않다. 메리츠종금증권이 자산관리보다는 브로커리지 하우스라는 이미지가 강해 영업에 부담이 따른다는 설명이다. 타사에서 PB를 하던 영업직원을 영입해 고객을 확보하려 했으나 이 마저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더욱이 메리츠종금증권의 고객군 중 고액자산가 비중이 타사 대비 현저하게 낮아 WM으로 체질을 개선하더라도 수익에 크게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메리츠종금증권의 또 다른 영업직원은 "주식만 하던 고객들에게 갑자기 금융상품을 권유한다고 성향이 바뀌는 것이 아니다"며 "자산관리 영업은 꾸준하게 오랫동안 영업해야 하기 때문에 리테일 체질개선은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윤승규 기아 부사장 "IRA 폐지, 아직 장담 어렵다"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셀카와 주먹인사로 화답, 현대차 첫 외국인 CEO 무뇨스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무뇨스 현대차 사장 "미국 투자, 정책 변화 상관없이 지속"
- 수은 공급망 펀드 출자사업 'IMM·한투·코스톤·파라투스' 선정
- 마크 로완 아폴로 회장 "제조업 르네상스 도래, 사모 크레딧 성장 지속"
- [IR Briefing]벡트, 2030년 5000억 매출 목표
- [i-point]'기술 드라이브' 신성이엔지, 올해 특허 취득 11건
- "최고가 거래 싹쓸이, 트로피에셋 자문 역량 '압도적'"
- KCGI대체운용, 투자운용4본부 신설…사세 확장
- 이지스운용, 상장리츠 투자 '그린ON1호' 조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