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산업 '활로' 해외프로젝트, 펀드로 지원사격 [환경산업펀드 등장③]'4200억 마중물' 프로젝트 재원 활용…SPC 후순위 대출도 인정
양정우 기자공개 2017-05-25 08:22:11
이 기사는 2017년 05월 19일 14:2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미래환경산업펀드(이하 환경산업펀드)의 운용사(GP) 선정 공고에서 눈에 띄는 한가지. 환경 프로젝트를 주목적 투자 타깃으로 명시한 대목이다.환경부와 한국벤처투자는 최근 환경산업펀드의 투자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주목적 투자 대상으로 '환경시설의 개발·설계·시공·개선 및 운영관리에 관한 사업을 수행하는 특수목적법인(SPC)'을 제시했다. 프로젝트의 주체인 SPC에 투자하는 길을 열어준 것이다.
정부 부처의 예산이 투입된 벤처펀드는 주목적 투자처를 규정하고 있지만 투자 기업의 산업 섹터를 적시하는 게 일반적이다. 기업이 아닌 프로젝트 자체에 투자할 수 있도록 설계된 건 해외 환경 프로젝트로 투자를 유도하기 위한 선택이었다.
환경부는 국내 환경 경영체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중소 및 벤처기업의 활로로 해외 진출을 꼽고 있다. 국내 시장은 대기업 중심의 내수 의존형 구조가 고착화된 상황이다. 영세 업체의 몸집을 빠르게 끌어올리기 위한 기업 생태계가 조성돼 있지 않다.
때문에 환경부는 글로벌 시장에서 발주되는 환경 프로젝트에 주목하고 있다. 개도국을 위주로 물관리와 폐기물 프로젝트 등이 확대되는 만큼 국내 환경 기업에도 기회가 있을 것이라는 판단이다. 재정 여력과 마케팅 역량이 뒤쳐지는 영세 업체가 사업을 따내는 게 녹록치 않지만 해외 시장에 진입하는 해법으로 여기고 있다.
문제는 자금조달이다. 글로벌 환경 프로젝트는 민관합작투자사업(Public-Private Partnership, PPP)이 대세로 자리잡고 있다. 정부 재정으로 발주하던 도급사업이 투자개발 방식으로 전환하고 있는 것이다. PPP 프로젝트를 따내려면 민간 자본에서 자체적으로 자금을 확보해야 한다. 하지만 영세한 환경 기업에 선뜻 손을 내미는 금융 기관이 전무한 형편이다.
한국환경산업기술원이 국내 환경 산업체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사업 추진의 가장 큰 난제로 역시 자금조달이 꼽혔다. 이 기관과 환경부가 조사 지원으로 발굴한 프로젝트의 90%가 자금 모집 과정에서 사업이 좌절돼 왔다.
올해 첫 번째 환경산업펀드(334억 원 규모)가 조성되면 당장 하반기부터 해외 환경 프로젝트에 자금 투입이 가능하다. 펀드 GP는 프로젝트의 주체로 설립되는 SPC의 보통주와 우선주를 인수할 수 있다. 다만 어디까지나 SPC의 재무적투자자(FI)로서 지분에 투자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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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부와 한국벤처투자는 SPC의 후순위 대출(Mazzanine Loan)에도 환경산업펀드가 참여할 수 있도록 허용할 방침이다. 지분 투자는 물론 대출까지 인정하며 GP의 투자 영역을 최대한 넓혔다. 후순위 대출은 선순위와 비교해 청산시 배당 순위가 낮고 거치기간이 길다. 대신 대출 이자율은 높은 편이다.
그동안 해외 PPP 프로젝트를 주로 대기업이 수주해왔다는 점도 감안했다. 때문에 환경산업펀드는 대기업이 '리딩'하는 SPC에도 투자할 수 있다. 해당 프로젝트에 중소 및 벤처기업이 직접 참여하거나 낙수 효과로 간접 지원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대기업만 자금 혜택을 받는 사례를 막기 위해 대기업의 SPC 지분이 50% 미만일 때만 투자가 가능하다.
해외 프로젝트 수주를 지원 사격할 환경산업펀드는 앞으로 총 4200억 원 규모로 확대될 전망이다. 해외 진출의 물꼬를 트기 위해 개도국 곳곳의 문을 두드리는 국내 환경 기업들이 수혜를 누릴 것으로 관측된다.
환경부와 한국벤처투자는 특수한 운용 여건을 환경산업펀드에 반영해야 했다. 그래서 창업투자조합을 투자기구에서 배제하는 결정을 내렸다. 중소기업청에서 관리하는 창업투자조합은 투자 영역을 벤처로 한정하기 위한 여러 제약이 설정돼있다.
한국벤처투자는 환경산업펀드의 투자기구로 신기술사업투자조합과 한국벤처투자조합(KVF), 경영참여형 사모집합투자기구(PEF) 등을 제시하고 있다. GP는 이들 가운데 하나를 선택해 펀드 조성을 마무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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