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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은 만난 금호 경영진, 달라진 태도 주목 상표권 두고 첫 만남, 금호 "더블스타 요구조건 알려달라"

김장환 기자공개 2017-06-01 08:20:00

이 기사는 2017년 05월 30일 14:2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금호타이어 매각시 상표권 사용 문제를 두고 채권단과 대화를 단절한 채 강경 입장만 보였던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의 태도 변화가 엿보인다. 더블스타타이어(더블스타)가 원하는 요구 사안과 채권단 측 생각이 무엇인지 일단 들어본 후 상표권 사용 여부를 최종적으로 결정하겠다는 입장으로 선회했기 때문이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산업은행 측 금호타이어 매각 실무진과 금호산업 경영진은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산업은행 본점에서 29일 만남을 가졌다.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한 더블스타에 금호타이어를 매각할 경우 금호산업이 들고 있는 상표권을 사용하지 못하게 할 것이라는 박 회장의 공식 발언이 몇 달간 쏟아져 나온 이후 첫 만남이다.

금호산업은 이날 자리에서 더블스타가 요구하는 금호타이어 매각 조건이 무엇인지 상세히 알고 싶다는 입장을 산업은행에 전달한 것으로 전해진다. 아울러 채권단이 원하는 조건 역시 제대로 알려달라는 입장도 전했다. 이를 일단 들어본 후 금호타이어 매각시 상표권 사용 여부에 대한 법적 절차를 검토해보겠다는 것이다.

박 회장은 그동안 금호타이어를 더블스타로 매각시 상표권을 사용할 수 없게 할 것이란 입장을 숱하게 밝혀왔다. 중국 기업인 더블스타로 회사를 넘기게 되면 글로벌 시장에서 기업 가치가 하락할 것이란 이유를 앞세웠다. 연간 100억 원대 달하는 상표 사용료를 포기하겠다는 얘기여서 논란도 있었지만, 법적으로 이에 대하 책임 소재를 묻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점쳐졌다.

정작 박 회장 측은 그동안 산업은행과 이에 대한 논의를 제대로 진행하지는 않았다. 우선매수권 행사 및 확정 매매조건을 통보받은 시점을 문제 삼아 산업은행에 각종 질의서를 보내기는 했지만 직접 대면해 절충점을 협상한 적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양측의 만남 자체가 이전과는 상황이 확연히 달라졌다는 점을 보여주는 대목이기도 하다.

평행선을 달리던 박 회장 측이 갑작스레 태도를 바꾼 이유는 채권단이 금호타이어 채무 만기 단기 연장을 선언하면서 압박을 느낀 탓으로 풀이된다. 채권단은 금호타이어가 들고 있는 1조 3000억 원대 채무 만기를 오는 9월까지 한시적으로 연장해줄 계획이다. 이 시점까지 종료해야 하는 더블스타와 협상이 만약 상표권 문제로 결렬되면 채무를 회수할 수도 있다는 일종의 '선전포고'로 볼 수 있다.

박 회장은 다만 상표권 사용을 위해서는 채권단이 합리적 조건을 제시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어 협상이 원활하게 이뤄질지 여전히 불확실한 상태다. 합리적 조건이란 일단 상표권 사용료를 보다 올려줄 것과 또 경영권을 당분간 유지시켜줄 것에 대한 요구일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더블스타 측은 금호타이어를 인수하더라도 한국 법인은 '독립경영'을 보장하겠다는 입장을 밝혀둔 상태다.

이를 풀 수 있는 '열쇠'는 채권단이 들고 있다. 박 회장 측을 얼마나 잘 설득할 것이냐가 관건이다. 채권단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더블스타로 매각이 경영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최선의 방안이라는데 채권단간 이견이 없다"며 "매각이 무산될 경우 정상화 방안은 추후 채권단간 논의가 필요하지만 실적 등을 감안하면 협조를 이끌어내기가 상당히 어려울 것 같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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