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헷갈리는 신탁과세…'원칙 혼란' 국세기본법·소득세법 '수익자실질과세'…지방세법 개정이후 혼란

김현동 기자공개 2017-06-12 10:14:51

이 기사는 2017년 06월 07일 15:1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부동산신탁을 활용하면 종합부동산세를 일정 부분 회피할 수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신탁과세 원칙을 둘러싼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국내에서 신탁 과세의 일반 원칙은 '도관이론'이다. 신탁은 신탁재산으로부터 발생한 소득을 수익자에게 분배하여 주는 도관(導管·Conduit 또는 Pipe)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신탁재산의 소유 주체는 외형상 수탁자이지만 신탁으로부터 실질적인 수익을 향유하는 주체는 수익자인만큼 수익자에게 과세한다는 논리다. '수익자실질과세의 원칙'이다.

실제로 국세기본법이나 소득세법 등에서 이런 원칙을 확인할 수 있다.

국세기본법은 거래의 명칭이나 형식 등에도 불구하고 실질 내용에 따라서 과세표준의 계산을 적용한다는 대원칙을 제시하고 있다(국세기본법 제14조 참고). 소득세법도 도관이론을 적용해서 수익자 과세 원칙을 적용하고 있다. 소득세법은 신탁재산에서 발생하는 소득의 납세의무자를 신탁의 수익자(위탁자 또는 상속인)로 본다(소득세법 제4조, 제2조의2 등 참고). 법인세법도 신탁재산에 대해서는 수익자실질과세 원칙을 따르고 있다(법인세법 제5조 참고).

물론 연금신탁상품 등 수익자실질과세 원칙의 예외가 있기는 하다. 하지만 이는 수익자실질과세라는 신탁과세 원칙의 예외일 뿐이다.

그런데 2014년 지방세법 개정으로 신탁과세의 대원칙이 흔들리고 있다. 지방세법 개정으로 신탁재산의 재산세와 종합부동산세의 납세의무자가 종전 위탁자(고객)에서 수탁자(신탁회사)로 변경됐다(지방세법 제107조 제1항제3호 참고). 최근에는 특이한 사례이긴 하지만 부동산담보신탁에서 부가가치세 납부의무자가 수익자가 아니라 수탁자라는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까지 나왔다.

금전신탁은 소득세법의 적용을 받아 수익자를 납세의무자로 하고 있다. 이에 비해 지방세법의 적용을 받는 재산신탁은 수탁자를 납세의무자로 취급해야 하는 것이다. 금전신탁만 보면 신탁은 위탁자와 수익자를 연결해주는 도관에 불과해 과세의 대상이 될 수 없다. 지방세법에서도 이와 유사하게 부동산의 소유권이전등기에서 신탁으로 인한 부동산의 소유권 이전의 취득세를 면제해주고 있다. 그런데 개정 지방세법은 신탁의 이 같은 기능을 부정하고 있다.

신탁을 활용한 종부세 절세 마케팅도 이런 간극에서 시작됐다. 위탁자별로 구분된 신탁재산의 경우 납세의무자를 수탁자로 규정하고, 신탁재산별 납세의무자를 각각 다른 납세의무자로 규정한 것을 활용했다. 법 조문을 문구 그대로 해석하면 5월31일 신탁등기를 마칠 경우 종부세를 회피할 수 있다. 특히 보유 부동산을 최대한 쪼개서 신탁등기를 하면 종부세 세율을 바꿀 수도 있다.

법무법인의 한 변호사는 "금전신탁은 소득세법을 따라가고, 재산신탁은 지방세법을 따라가다 보니 과세 원칙의 혼란이 발생하고 있다"면서 "이런 상황에서 종부세를 절감하기 위해 부동산관리신탁을 활용하는 사례까지 생기면서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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