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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은 "KAI 지분 매각, 계획대로 추진" 내년 3월까지 매각 예정, 연내 본격화 전망…정치 상황 '변수'

김장환 기자공개 2017-06-08 09:47:42

이 기사는 2017년 06월 07일 15:2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수출입은행이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지분 매각을 기존 계획대로 진행하기로 했다. 빠르면 올해 내에 매각 절차가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정치권 기류 변화가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수출입은행은 KAI 지분을 오는 2018년 3월까지 전량 매각하기로 했다. KAI 최대주주였던 산업은행이 앞서 세워뒀던 매각 방침을 그대로 이어가겠다는 계획이다.

수출입은행 관계자는 "(산업은행으로부터 지분을 받아왔지만) 매각 계획은 이전 그대로 일정에 맞춰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우선 산업은행은 지난달 27일 KAI 지분 18.68%를 현물출자 방식으로 수출입은행에 넘기기로 이사회 결의를 마쳤다. 수출입은행은 이에 따라 KAI 지분 26.42%를 보유한 최대주주로 올라서게 됐다. 산업은행 보유 지분은 0.34%까지 떨어진다. 양측의 거래는 이달 중 마무리 될 예정이다.

산업은행이 KAI 지분을 넘겨주게 된 것은 과거 대우조선해양 지원을 결정하면서 수출입은행에 자본 확충을 약속했기 때문이다. 최대주주로서 대우조선해양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해 수출입은행으로까지 부실 압박이 이어졌다는 책임 문제를 의식한 처사였다.

이면에는 금융위원회와 기획재정부의 합의가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산업은행은 금융위, 수출입은행은 기재부가 관리·감독하고 있다.

기재부는 상대적으로 작은 규모의 수출입은행이 수조 원대 자금을 대우조선해양에 지원하면 자본건전성에 심각한 위기 상황이 올 수도 있다는 점을 금융위에 피력했다. 금융위는 이에 따라 수출입은행이 대우조선해양을 지원하면 향후 산업은행을 통해 수출입은행에 자본을 확충해 주겠다고 기재부와 약속했다. KAI 지분 현물출자는 이에 따라 이뤄진 사안이다.

업계에서는 수출입은행이 KAI 최대주주로 올라서면서 기존 매각 계획이 뒤집어질 수 있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었다. 산업은행은 2015년 금융위 권고로 비금융자회사 지분을 모두 매각하겠다는 방침을 세워두고 있었다. 지난해 말 비금융 펀드 출자사를 유암코에 전부 매각한 것도 이 때문이다.

산업은행은 KAI 지분도 오는 2018년 3월까지 매각 방침을 정해두고 있었다. 정작 수출입은행으로 지분을 대부분 넘기면서 매각 계획도 전면 재검토가 불가피해졌다. 금융위 권고는 직접 관리·감독 중인 산업은행에 국한된 사안이기 때문에 수출입은행이 이를 따를 이유는 없었다.

수출입은행은 그러나 산업은행의 기존 KAI 지분 매각 방침을 그대로 이어나가기로 했다. 자본건전성 확보가 시급하다는 점을 고려한 것으로 판단된다. 이를 위해서는 KAI 지분을 팔아 최대한 차익을 늘리는 게 유리하다. 국제결제은행 기준 자기자본(BIS)비율이 크게 약화돼 부담을 사고 있는 수출입은행 입장에서는 이외에 꺼내들 만한 자본확충 방편이 많지 않다.

다만 시장 일각에서는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면서 수출입은행이 이 같은 방침을 지속해 나갈 수 있을 지 조금 더 지켜봐야 한다는 관측도 있다. 공기업의 민영화는 정권이 바뀔 때마다 방향성이 바뀌어왔다는 점에서 KAI 매각 방침 역시 유지될 것이라고 속단하기 어렵다.

금융권 관계자는 "수출입은행 BIS비율(11.9%)이 감독 기준에 턱걸이를 할 정도인데 KAI 지분 매각 외에는 (자본적정성을 급격히 늘릴 만한) 뾰족한 수가 없지 않겠느냐"면서도 "문재인 대통령의 과거 언행을 보면 KAI 민영화 등에 대한 부정적 의견을 내놓기도 했는데, 정치 상황 변화가 걸림돌이 될 수는 있다고 본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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