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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EB하나은행 을지로 본사 원매자 셈법은 개발 수익성 고려, 매각가 1조 못 미칠 듯

김창경 기자공개 2017-06-13 06:30:00

이 기사는 2017년 06월 09일 13:3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EB하나은행이 서울 중구 을지로 본사(옛 외환은행 본사) 매각 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가운데 원매자의 셈법에 관심이 쏠린다. 원매자는 을지로 본사를 9000억 원 이상에 매입할 경우 사업성이 낮다고 판단했다. 실제 거래가격은 KEB하나은행의 희망가격 1조 원보다 낮아질 가능성이 크다.

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KEB하나은행은 을지로 본사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5~6곳의 원매자가 7000억~9000억 원 수준의 가격을 제시했다고 알려졌다. 이 중에서도 부영그룹과 캡스톤자산운용이 유력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이들은 을지로 본사를 지금 그대로 임대해 수익을 올리기보다 궁극적으로 부지를 개발하는 방안을 염두에 두고 있다.

을지로 본사는 국내 기관투자가의 자금을 끌어오기 어려운 매물이다. 국내 기관은 개발 사업보다 완공된 건물에 공실률이 낮은 자산을 선호한다. 자기자금을 투입할 수 있는 부영그룹과 해외 자금을 끌어온 캡스톤자산운용이 매입 후보로 지목된 배경도 이와 무관치 않다.

KEB하나은행 을지로 본사 원매자 셈법은
*KEB하나은행 을지로 본사(출처, 네이버지도)

을지로 본사는 지하 3층~지상 24층, 연면적 7만 4834㎡ 규모다. 현재 용적률은 436%, 허용 용적률은 800%다. 이론적으로 연면적 기준 지금보다 1.8배 큰, 13만 7310㎡의 건물을 지을 수 있다. 원매자가 써낸 가격에는 을지로 본사 부지 매입가와 재건축 비용이 포함됐다. 만약 매입 가격으로 9000억 원을 써냈다면 향후 부동산을 3.3㎡당 2170만 원 이상에 매각할 수 있다는 계산이 깔려있는 셈이다.

같은 방식으로 원매자는 을지로 본사를 KEB하나은행이 원하는 가격에 매입했을 때 수익성 실현이 어렵다고 판단했다. 1조 원을 주고 을지로 본사를 매입해 수익을 내려면 3.3㎡당 2400만 원 이상에 부동산을 처분해야 한다. 최근 도심지역(CBD)에서 3.3㎡당 2400만 원에 상업용 부동산이 거래된 사례는 드물다. 공실률이 낮고 장기간 임차인을 확보한 센터포인트광화문, 유안타증권빌딩 정도다.

지하철 광화문역에 인접해있는 센터포인트광화문은 3.3㎡당 2600만 원에 거래됐다. 공실이 거의 없고 초우량 임차인으로 꼽히는 김·장 법률사무소가 건물의 80% 가까이를 사용하고 있다는 점이 가격을 올렸다. 유안타증권빌딩 가격은 3.3㎡당 2530만 원으로 책정됐다. 주변보다 다소 높은 수준에 임대차계약이 체결됐고 앞으로 최장 10년간 유안타증권이 건물의 100%를 사용한다는 조건이 반영됐다.

업계 관계자는 "3~5년 뒤에 CBD의 부동산 가격이 상승한다고 해도 웬만한 조건을 갖추지 않고서야 3.3㎡당 2400만 원은 쉽지 않다"며 "재건축이 끝나기 전에 부동산을 선매각하거나 임차인을 구하지 않고 부동산을 처분하는 등 다양한 투자회수 전략을 고려해야 하는 원매자 입장에서 1조 원은 부담스러운 금액"이라고 말했다.

을지로 본사 부지는 오피스빌딩이 아니더라도 리테일, 호텔, 주거시설 등으로 개발할 수 있고 명동관광특구 내 최고 높이인 90m까지 건축이 가능하다. 교통 여건도 잘 갖춰져 있어 카지노, 면세점 등이 들어서기 적합한 부지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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