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영, 삼성 사옥 인수자금 일부 '삼성서 차입' 신탁 후 생명·화재서 돈빌려…거래 당사자간 윈윈
고설봉 기자공개 2017-01-20 08:15:33
이 기사는 2017년 01월 18일 16시32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부영그룹이 삼성생명과 삼성화재로부터 사옥을 매입함과 동시에 두 회사로부터 매입 자금도 대출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사옥을 매개로 부영그룹과 삼성 계열 보험사들의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진 움직임으로 분석된다.부영그룹은 지난 6일 옛 삼성화재 을지로 사옥 인수를 완료했다. 인수대금을 외부 자금으로 충당하기로 하면서 신탁 방식을 선택했다. KB부동산신탁에 빌딩을 신탁하고, 이를 근거로 삼성화재로부터 자금을 차입했다. 인수 주체인 부영주택이 삼성화재로부터 대출받은 금액은 2120억 원으로 빌딩 매입자금 4380억 원의 48.4%이다.
부영그룹은 지난해 삼성생명 태평로 사옥 매입 때도 같은 방식을 사용했다. 인수 주체인 부영주택은 삼성생명 태평로 사옥을 KB부동산신탁에 신탁한 뒤, 이를 담보로 삼성생명에서 3450억 원을 대출 받았다. 빌딩 매입자금 5717억 원의 60.3%이다.
이처럼 부영그룹이 삼성생명과 삼성화재로부터 사옥을 매입하면서 매입가의 절반 가량을 매도자인 삼성생명과 삼성화재로부터 차입한 이유는 의외로 간단하다. 빌딩 인수 과정에서 매도자인 삼성생명과 삼성화재 측에서 먼저 대출을 제안한 사실이 확인됐다. 부영그룹은 삼성생명과 삼성화재에서 제시한 금리 등 대출 조건이 좋았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신탁을 활용해 자금을 차입했다는 설명이다.
부영그룹 관계자는 "삼성생명과 삼성화재에서 대출에 대해 먼저 제안을 해왔다"며 "시중금리보다 더 낮은 수준으로 대출 조건을 제시해 양 사에서 대출 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 과정에서 채권자들이 담보 관리하기 편하기 때문에 신탁 방식을 선택한 것"이라며 "구체적인 대출 금리는 밝힐 수 없지만 시중 금리보다 낮다"고 덧붙였다.
부동산 및 신탁 업계에서는 부영그룹이 삼성생명과 삼성화재 사옥 매입 과정에서 최적의 조건으로 자금을 차입했다는 분석이다. 더불어 레버리지를 활용해 빌딩을 사들이고, 보유 현금을 최대한 비축해 향후 투자 등에도 대비했다는 평가다.
신탁업계 관계자는 "금융권 부동산 담보 대출시에 크게 근저당과 담보신탁이 활용되는데, 금융사 입장에서는 신탁 방식이 리스크가 작다"며 "또 대출을 받는 입장에서도 신탁 방식으로 부동산 담보 대출을 실행하게 되면 제반 비용이 적게 들고, 대출 금리도 더 낮출 수 있다"고 밝혔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부영그룹이 보유 현금이 풍부함에도 외부자금 조달로 사옥을 인수한 이유는 저금리를 바탕으로 적절한 레버리지를 활용해 자산을 증식한 것"이라며 "안정적인 현금 보유고를 유지해 미래 투자에 대비하기 위한 처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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