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7년 06월 15일 08:1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요즘 게임 마니아들 사이에서 '배틀그라운드'가 화제다. 출시 3일 만에 매출 1100만 달러를 달성하는가 하면, 동시 접속자 수 20만 명을 기록하며 '대세 게임'으로 통하고 있다. 북미 게임 시장을 휩쓸면서 전세계적인 e-스포츠 게임 종목으로 자리 잡을 것이란 전망까지 나온다.배틀그라운드 제작사는 '테라'를 제작한 블루홀스튜디오다. MMORPG(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 기대작이었던 '테라'는 그래픽 등 기술적 완성도가 높다는 평가를 받았으나 결과적으로 경쟁작 대비 부진한 성적을 보였다. 그 결과 블루홀스튜디오는 최근 2년간 연간 200억 원 이상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그러나 '배틀그라운드'로 기사회생에 성공했고 지금의 추세대로라면 '돈 방석' 위에 앉을 것이 분명해 보인다.
블루홀스튜디오는 벤처캐피탈 시장에서 많은 우려를 불러 일으킨 곳이기도 하다. 국내 여러 벤처캐피탈로부터 무려 500억 원 상당의 투자금을 유치했기 때문이다. 제작비 400억 원을 들인 '테라'가 기대 이하의 흥행 성적을 거두고 여러 대내외 악재가 겹치면서 투자사들도 회수에 대한 불안감을 숨기지 못했다. 하지만 이번 '배틀그라운드'의 성공으로 오히려 회수에 대한 기대감을 키우게 됐다.
최근 몇년간의 벤처투자 통계를 보면 게임 투자는 급속히 줄어들는 추세에 있다. 벤처캐피탈들의 게임 투자는 2014년 총 1762억 원에서 2016년 1427억 원으로 2년새 20% 가까이 감소했다. 같은 기간 전체 벤처투자 대비 게임 투자의 비중도 10.7%에서 6.6%로 낮아졌다.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캐주얼 모바일 게임의 인기가 시들어지고 막대한 제작비를 쏟아 붇은 대작 게임들이 시장을 주도하면서 투자사들이 게임 투자를 부담스러워했기 때문이다.
대조적으로 지난해 회수 시장은 게임 종목들이 뜨겁게 달궜다. 게임 '검은 사막'을 흥행시킨 펄어비스는 대형 IPO 종목으로 꼽히면서 구주 투자 시장에서 크게 주목을 받았다. 지난해 투자사에 내부수익률(IRR) 68%라는 경이적인 수익률을 안겨 준 '넷게임즈'나 성공적으로 코스닥에 상장한 '넵튠'도 있다. 이런 게임 제작사들의 승승장구는 '하이리스크 하이리턴'인 벤처투자의 묘미를 제대로 보여줬다.
이런 성공사례 때문인지 게임에 대한 관심이 벤처캐피탈 업계에서 조금씩 살아나고 있는 것 같다. 세계 시장을 무대로 하는 국내 게임에 대한 투자는 최근 시대 화두인 일자리창출과 벤처기업 육성의 목적과도 잘 부합한다는 점에서 바람직해 보인다. 게임 시장에 대한 벤처투자가 활성화돼 제2의 펄어비스, 블루홀스튜디오 같은 기업들이 계속해서 등장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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