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7년 06월 16일 08시10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증권과 합병 전부터 KB투자증권은 부채자본시장(DCM)의 강자였다. 전신인 한누리증권 시절부터 쌓아온 트랙레코드와 명성 덕분에 대형 하우스와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었다. 하지만 경험이 부족했던 주식자본시장(ECM) 딜에서는 늘 소외됐다.엄청난 커버리지 역량을 보유했지만 수익성이 뛰어난 ECM 딜을 따내지 못하는 상황은 KB투자증권 IB에게는 치명적이었다. 2009년 대신증권 출신이었던 최성용 상무를 영입한 KB증권은 그에게 ECM 조직을 맡기고 시장에서 입지를 구축하기 위해 장기적인 계획을 세웠다.
어려운 시절도 있었다. 2012~2013년은 IPO가 각각 27건과 40건에 그칠 정도로 불황이었다. 구조조정이 속출하면서 아예 시장을 떠난 뱅커도 많았다. 이런 상황에서 KB증권은 과감하게 IPO 인력을 충원했다. 한국투자증권, 삼성증권 등 대형사에서도 당시 중소형 하우스인 KB증권 IPO 팀에 합류하는 뱅커가 속출했다.
KB증권은 2014년부터 본격적으로 실력을 발휘하기 시작했다. 1000억 원 이하의 중소형 딜에서 성과가 나타나기 시작했고 스팩(SPAC) 시장에서는 10개 이상의 스팩을 상장시키며 돌풍을 일으켰다.
하지만 2% 부족했다. IPO에서 빅딜이라고 할 만한 트랙레코드가 없었던 것이다. 지난해 제일홀딩스가 IPO 시장에 등장하면서 KB증권은 더욱 공격적으로 나섰다. 제일홀딩스의 팬오션 인수금융 리파이낸싱에 총대를 메면서 IPO 대표 주관사 지위를 획득했다. IPO 시장에서는 앞선 곳으로 평가받던 신한금융투자를 공동 주관사로 밀어냈다.
제일홀딩스 수요예측에서 100대 1이 넘는 경쟁률을 이끌어냈고 밴드 하단인 2만 700원으로 공모가를 확정했다. 공모 규모는 4219억 원. KB증권이 그토록 원하던 1000억 원 이상의 IPO 빅딜 트랙레코드를 마침내 확보했다.
IPO는 장기적인 계획을 가지고 하나씩 과업을 완수해가는 인내심이 필요하다. KB증권은 8년의 세월을 버텨 이제서야 제대로 된 빅딜 하나를 마무리했다. 현대증권과의 합병을 통해 초대형 IB로 도약하는 KB증권의 활약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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