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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의 일감 해소 모범답안 'C&I레저' 오너家 100% 소유, 일감사업 매각 후 내부거래 '제로'

박창현 기자공개 2017-06-23 08:03:28

이 기사는 2017년 06월 21일 11:1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총수 일가 소유 일감 수혜 기업에 대한 감시를 강화하고 있는 가운데 CJ그룹 오너 3세 기업의 선제적 대응이 시장의 이목을 끌고 있다. 대표적인 일감 수혜 계열사였던 'C&I레저산업'은 수직 계열화 사업을 과감히 포기하고, 대신 외부 매출 위주의 신규 영역에 뛰어들었다. 지분 구조를 쉽게 바꿀 수 없는 오너 일가가 일감 규제를 피할 수 있는 모범답안을 제시했다는 평가다.

C&I레저산업은 CJ그룹의 대표 일감 수혜 계열사였다. 자산관리와 부동산컨설팅 사업 부문이 일감 지원의 연결고리였다. C&I레저산업은 CJ 계열사들의 건물 관리와 개발 컨설팅 일감을 독식하면서 안정적인 매출을 올렸다. 실제 2015년 말 기준으로 전체 매출 127억 원 가운데 99%에 해당하는 126억 원을 국내외 계열사 거래를 통해 벌어들였다.

여기에 지분도 오너 일가가 전량 보유하고 있다.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장남이자 적통후계자인 이선호 씨가 51% 지분을 가진 최대주주다. 딸 경후 씨와 사위 정종환 씨도 총 39%의 지분을 나눠갖고 있다. 잔여 지분도 친인척 몫이다.

C&I레저

관련 규정에 따르면 △총수 일가 지분이 일정 기준 (상장사 30%,비상장 20%) 이상이고 △내부거래가 연간 200억 원 또는 총매출의 12% 이상인 대기업 계열사는 일감 몰아주기 규제 대상이 된다. C&I레저산업이 정확하게 이 요건에 충족된다.

공정위 칼날 앞에 놓인 C&I레저산업은 선제적인 사업 재편을 통해 돌파구를 찾는다. 먼저 일감 지원 사업 부문을 단칼에 정리했다. C&I레저산업은 2015년 말 자산관리·부동산 컨설팅 사업 부문을 다른 계열사인 'CJ건설'에 매각했다. 사업부 매각을 통해 유입된 130억 원의 자금은 신규 사업 진출을 위한 밑천으로 활용했다.

C&I레저산업은 그룹 매출 비중을 줄이면서 성장성을 갖춘 사업 영역을 고민하다가 최종적으로 'SG생활안전'을 투자 타깃으로 정했다. SG생활안전은 방독면과 방진마스크 등을 생산하는 생활안전제품 제조업체다. C&I레저산업은 사업부 매각과 거의 같은 시기에 SG생활안전을 160억 원에 사들였다. 사업 포트폴리오를 부동산 관리업에서 생활안전제품 제조업으로 완전히 바꾼 셈이다.

핵심 사업부를 깨끗히 떼어낸 C&I레저산업은 총수 사익 편취 규제에서 완전히 자유로워졌다. 개별 재무제표 기준으로 C&I레저산업의 매출은 '0(제로)'다. 직접 운용하는 사업이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내부거래도 없다.

대신 SG생활안전을 100% 자회사로 둔 탓에 연결 기준으로는 매출 576억 원이 잡힌다. 또 연결 재무제표 상에는 SG생활안전이 CJ 계열사들로부터 보안경비 일감을 받고 있어서 117억 원의 내부 거래를 한 것으로 나타난다.

하지만 일감 몰아주기 규제 규정은 연결이 아닌 개별 기준으로 대상 기업을 정한다. 따라서 C&I레저산업은 오너 일가 지분율은 많지만 자체적인 내부 거래가 없어서 규제 대상 자체가 아니다.

업계는 CJ 오너일가가 일감 몰아주기 규제를 해소할 수 있는 모범답안을 제시했다는 평가다. 오너 일가가 가족 회사에 대한 소유 구조를 바뀌기 어려운 상황에서, 차선책으로 일감 지원 사업부를 정리하고 외부 매출 비중이 높은 신사업에 도전하는 선례를 만들었다는 설명이다.

CJ그룹 관계자는 "C&I레저산업이 신사업을 결정할 때 그룹 유관 사업을 피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또 해당 업체는 오너 일가 개인회사이기 때문에 모든 의사결정이 독자적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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