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육성정책, 패러다임을 바꾸자 [2017 VC Forum]시장주도형 벤처생태계 구축 필요···VC 질적성장 이뤄야
김동희 기자공개 2017-06-23 08:07:09
이 기사는 2017년 06월 22일 15:5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시장 주도형 창업·벤처 생태계를 구축할 수 있도록 정부의 벤처육성 정책도 패러다임을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대기업 주도의 성장 동력이 한계에 이른 상황에서 일자리 창출과 경제 성장을 이루기 위해서는 창업·벤처기업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판단 때문이다. 역대 정권에서도 벤처육성 정책에 힘을 쏟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양적 성장에 집중한 나머지 질적 성장이 한계에 부딪쳤다. 벤처기업과 벤처캐피탈이 함께 상생할 수 있는 생태계 조성에도 사실상 실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자본시장 미디어 머니투데이 더벨은 22일 서울 플라자호텔 다이아몬드홀에서 '2017 벤처캐피탈 포럼'을 개최해 문재인 정부의 벤처육성정책 방향을 살펴봤다.
이날 포럼은 김병관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조영삼 산업연구원(KIET) 선임연구위원의 주제발표와 김형수 한국벤처캐피탈협회 전문가 사회를 본 패널토론, 질의응답 순으로 진행됐다. 토론에는 송치승 원광대학교 경영학부교수, 김영수 벤처기업협회 전무, 이태운 여신금융협회 사업본부장, 서성호 KDB산업은행 벤처기술금융실장, 박기호 LB인베스트먼트 VC부문 대표 등이 참여했다.
이용성 한국벤처캐피탈협회 회장은 인사말에서 "기존 미래창조과학부나 산업통상자원부가 가지고 있는 각종 벤처관련 기능을 중소벤처기업부로 이관시켜 컨트롤타워의 역할을 맡기는 등 새정부가 중소벤처기업부를 간판 부처로 만들려는 의지가 강하다"며 "벤처캐피탈산업의 발전을 위한 새로운 도약의 발판을 만들어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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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번째 주제발표에 나선 김병관 의원은 문재인 정부가 지향하는 큰 틀의 창업벤처정책 방향을 설명했다. 주무부처간 협의 등으로 세부적인 추진방안이 달라질 수는 있겠지만 방향성은 바뀌지 않을 전망이다.
김병관 의원은 "창업·벤처기업에 대한 융자 중심의 자금 지원 방식을 투자중심으로 바꿔가야 한다"며 "과거 은행 등에서 자금(돈)을 빌려서 창업하라는 방식이 아닌 투자를 받아서 창업하라는 사회적 분위기를 만들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창업·벤처정책과 중소기업 육성 정책을 구분해서 시행하겠다는 의지도 분명히 했다. 김 의원은 "지금까지 벤처기업과 중소기업 정책 간 차별성이 없다"면서 "벤처란 무엇인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이어 "새정부는 중소기업 정책과 구분되는 벤처기업 정책을 펴가는데 집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두 번째 주제발표자인 조영삼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시장 주도형 벤처생태계 구축 필요성을 강조했다. 시장이 주도하고 시장 실패 영역에 한해 정부 정책이 뒷받침되는 벤처정책이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잘못된 정책이 시장의 자리를 대체하는 정부 실패의 반복을 피하기 위해 출구전략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조영삼 선임연구위원은 "기존 중소기업 정책의 틀을 뛰어넘는 국민경제 차원의 질적 성장과 성과가 필요하다"며 "벤처기업 육성정책이 아닌 벤처생태계 육성 또는 조성, 활성화 정책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벤처정책의 정체성을 확보하고 글로벌 시장내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시장 주도 정책을 위한 확장적 접근에 나서야 한다"며 "성공적 벤처 정책 수행을 위해 정부와 시장간 분명한 역할 분담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패널토론에서는 벤처업계를 발전시킬 수 있는 다양한 정책 제안들이 쏟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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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기호 LB인베스트먼트 VC부문 대표는 "양적성장과 더불어 질적성장에 초점을 맞춘 새 정부의 벤처정책 방향에 공감한다"며 "세컨더리와 인수합병(M&A) 등 투자자의 엑시트(EXIT)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제도를 정비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영수 벤처기업협회 전무는 "벤처캐피탈도 보다 시장에서 자율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이 갖춰져야 한다"며 "이제는 모태펀드의 자금이 투입되지 않아도 벤처캐피탈이 시장 안에서 성장할 수 있도록 정부 정책이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태운 여신금융협회 사업본부장은 "창업투자회사와 신기술금융회사의 성격과 역할에 차이가 있어 각자가 제 역할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모태펀드는 스타트업이 창업초기에 자리잡는 것을 돕고, 신기술금융업은 성장 단계에 지원해서 기업이 기업공개(IPO), 세컨더리 등 회수시장으로 갈 수 있도록 중간 단계 역할을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서성호 KDB산업은행 벤처기술금융실장은 "시장이 주도하는 벤처 생태계에서는 벤처캐피탈이 꽃이 돼야 한다"면서 "벤처캐피탈 자체가 새로운 성장 동력이고, 벤처캐피탈을 지원하기 위해 KDB산업은행은 가능한 최선의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
송치승 원광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벤처기업 활성화를 위해 코스닥시장을 과거와 같이 분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국민연금의 자금운용 방식도 변해야 벤처기업의 소외현상을 없앨 수 있다는 의견도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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