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7년 07월 03일 07:5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카카오게임즈의 기업공개(IPO)를 늦춘 것은 철저히 내부적인 이슈 때문이다. 그룹 내 자회사와 본사 게임부문이 엮여 있으므로 이를 정리해야 다음 수순으로 넘어갈 수 있다. 아직은 확실한 방안이 정해지지 않아 여러 고민을 하는 중이다."카카오게임즈가 IPO 시기를 한 차례 미루고 난 후 뚜렷한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내부에서 정리할 게 많다'는 것이 남궁훈 대표가 직접 밝힌 이유다. 카카오 입장에서 보면 오랜 그림이 하나씩 실현되고 있는 셈인데, 왜 시간이 많이 걸리는 것일까.
외부에서 예상하는 카카오게임즈의 상장 시나리오는 명확하다. 투자은행(IB) 업계에서는 카카오게임즈가 카카오 본사 게임부문을 흡수할 것으로 보고 있다. 문제는 부문별 통합에 무게를 두더라도 힘의 균형을 계산해야 한다는 점이다. 일종의 눈치싸움으로도 볼 수 있는 이 상황은 모기업과 자회사의 합병 역사와 얽혀 더욱 복잡해진다.
옛 다음과 카카오는 2014년 합병했다. 다음과 카카오는 모두 게임 자회사와 부문을 가지고 있었다. 합병한 모회사 카카오는 2015년 외부 게임사 엔진을 인수했다. 이어 자회사 다음게임을 엔진에 합병시키기로 했다. 이 회사가 2016년 탄생한 카카오게임즈다.
그렇다면 남는 것은 카카오 본사 게임부문이다. 모바일게임 초기만 해도 역할이 컸던 해당 부문은 현재 방향성을 고민하고 있다. 카카오 게임부문은 애니팡 류의 트렌디한 캐주얼게임의 채널링 입지가 좁아지면서 대작 게임 퍼블리싱에도 손대기 시작했다.
현재 카카오 게임부문은 홀로 사업을 영위하지 않고 카카오게임즈와 분담하고 있다. 올해 하반기 기대작으로 꼽히는 음양사도 카카오와 카카오게임즈가 공동으로 서비스한다. 이대로라면 카카오 게임부문을 그대로 남긴 상태에서 카카오게임즈의 IPO가 이뤄지는 것은 이상할 정도다.
하지만 카카오는 다시금 계산기를 두드리고 있다. 단독 상장과 부문 통합 후 상장은 각각 규모나 밸류에이션과 지분 관계 등 여러 가지 풀어할 숙제가 있기 때문이다. 거슬러 올라가면 세 회사의 피가 섞이는 만큼 새로운 전략과 인력 부분에서 팽팽한 신경전이 오갈 수도 있다.
카카오가 연속된 분할로 작아지는 와중에 게임부문을 자회사에 넘기는 것도 심사숙고해야 할 대목이다. 올해 카카오페이와 카카오모빌리티는 각각 2300억원, 5000억원의 굵직한 해외 투자를 받으며 분사했다. 만약 카카오게임즈까지 외부 투자의 길을 열어둔다면 카카오는 여러 시뮬레이션을 돌리느라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
최상의 길은 카카오게임즈만의 강점을 극대화하면서도 그룹 내 게임부문을 요령 있게 아우르는 통합이 될 것이다. 모기업이 여전히 자회사에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우리 피'의 범위인지도 고려대상이 될 터다. 카카오가 어떤 답안지를 들고 카카오게임즈를 IPO 무대에 올릴지를 주시해본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수은 공급망 펀드 출자사업 'IMM·한투·코스톤·파라투스' 선정
- 마크 로완 아폴로 회장 "제조업 르네상스 도래, 사모 크레딧 성장 지속"
- [IR Briefing]벡트, 2030년 5000억 매출 목표
- [i-point]'기술 드라이브' 신성이엔지, 올해 특허 취득 11건
- "최고가 거래 싹쓸이, 트로피에셋 자문 역량 '압도적'"
- KCGI대체운용, 투자운용4본부 신설…사세 확장
- 이지스운용, 상장리츠 투자 '그린ON1호' 조성
- 아이온운용, 부동산팀 구성…다각화 나선다
- 메리츠대체운용, 시흥2지구 개발 PF 펀드 '속전속결'
- 삼성SDS 급반등 두각…피어그룹 부담 완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