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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IB, 발전공기업 채권 인수경쟁 '언제까지' [증권사 커버리지 지도]브로커 중심 시장으로 변질…중소형 증권사 주도로 원상복귀 예상

임정수 기자공개 2017-07-10 14:49:59

[편집자주]

국내 대기업은 부채자본시장(DCM)에서 주로 어떤 증권사와 거래 관계를 맺고 있을까. 지금까지 개별 증권사에 대한 채권 인수·주관 실적은 리그테이블을 통해 확인됐지만 이슈어와의 실질적인 비즈니스 관계를 파악하긴 어려웠다. 더벨은 주요 대기업의 일반 회사채(SB) 발행에 참여한 증권사의 인수 물량을 조사해 그 순위를 집계했다. 이를 통해 특정 대기업에 대한 국내 증권사의 커버리지(coverage) 역량을 가늠해 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17년 07월 04일 16:3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발전 공기업 채권을 인수하는 증권사의 손바뀜이 일어났다. 일부 공기업이 수요예측을 실시하면서 대형 증권사들의 인수단 참여가 늘었다. 발전 공기업 상장 추진도 영업 강화의 배경으로 작용했다. 하지만 발전 공기업 채권 시장이 브로커 중심 시장으로 변질되면서 중소형 증권사 주도의 시장으로 원상복귀할 것으로 예상된다.

◇ 발전공기업 채권 발행 재개…부채감축 성과에 발행여력 확대

더벨 플러스에 따르면 발전 공기업이 지난해(2016년) 7월부터 올해(2017년) 6월까지 발행한 회사채는 2조 9800억 원 규모다. 2015년 7월부터 2016년 6월까지 발행된 물량이 1조 1700억 원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1년 사이 1조 8100억 원 늘어난 셈이다.

공기업들이 올들어 채권 발행을 재개하면서 발전 공기업 회사채 발행 물량도 늘었다. 작년까지 공기업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공사채 총량제 시행으로 채권 발행을 극도로 자제해 왔다. 부채 감축 성과가 나타나면서 공기업들의 채권 발행 여력이 증가한 것으로 분석된다.

사별로는 한국서부발전(1조 원), 한국중부발전(9500억 원), 한국남부발전(5300억 원), 한국수력원자력(3000억 원), 한국동서발전(2000억 원) 순으로 채권 발행 물량이많았다. 한국남동발전은 최근 1년 동안 회사채 발행을 하지 않았다.

이 중 한국수력원자력과 한국동서발전은 수요예측을 실시해 회사채를 발행했다. 최근 1년 동안 회사채 발행 실적이 없어 일괄신고 자격 요건에 해당하지 않았다. 두 회사를 제외한 다른 발전 공기업들은 모두 일괄신고를 활용해 전자입찰로 회사채를 발행했다.

◇ KB·NH 등 대형 증권사 영업 강화…주요 인수단 손바뀜

발전 공기업 채권을 인수하는 증권사에도 손바뀜이 발생했다. 발전 공기업 채권 영업에 소극적 스탠스를 보였던 대형 증권사들이 적극적으로 채권을 인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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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별로는 KB증권(5400억 원), NH투자증권(3900억 원), 대신증권(2400억 원), 미래에셋대우(2100억 원), 코리아에셋투자증권(1600억 원), SK증권(1600억 원), IBK투자증권(1600억 원) 등의 순으로 발전 공기업 채권을 많이 인수했다.

1년 전 같은 기간 동안에 코리아에셋증권(2200억 원), KB투자증권(합병전, 1200억 원), NH투자증권(1100억 원), 한화증권(1000억 원), 대신증권(900억 원) 등의 순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대형 증권사들 인수 물량이 눈에 띄게 늘어났다.

이는 한국수력원자력, 한국동서발전 등 발전 공기업의 수요예측 실시에 따른 것으로 평가된다. IB업계 관계자는 "일부 공기업이 일괄신고가 아닌 수요예측을 실시하면서 주로 대형 증권사를 중심으로 인수단을 꾸렸다"고 설명했다.

또 발전 공기업 기업공개(IPO) 추진도 대형 증권사의 영업 스탠스에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 관계자는 "예비 상장사들과 관계 강화 차원에서 수익성이 낮은 공기업 채권을 인수한 측면도 있다"고 전했다.

◇ 브로커리지 시장으로 변질…중소형사 주도로 원상복귀 전망

하지만 다시 중소형 증권사 주도의 시장으로 바뀔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발전 공기업들이 일괄신고로 채권을 발행하면서 대형 증권사 투자은행(IB) 부문에서는 영업 유인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대신 중소형 증권사 채권 브로커들이 활개를 칠 것으로 예상된다.

브로커들은 일괄신고 채권에 대한 금리 입찰에 상대적으로 낮은 금리를 제시할 수 있다. 낮은 금리의 발전 공기업 채권을 투자자들에게 넘긴 뒤 국고채 매매 과정에서 투자자의 손실을 보전해 주는 등 변칙적인 수수료 녹이기 영업 행태가 가능하다. 반면 증권사 IB는 수수료 녹이기가 현실적으로 어렵다.

채권 브로커들이 발전 공기업 채권에 관심을 갖는 이유는 상대적으로 높은 수수료에 있다. 채권 중개 수수료가 1~2bp 수준에 불과하지만 발전 공기업 채권 인수수수료는 10~20bp에 달한다. 브로커들 입장에서는 변칙적인 수수료 녹이기를 하더라도 남는 장사다.

발전 공기업 상장 추진도 무산됐다. IB업계 관계자는 "수익성이 저조한 발전 공기업 채권을 인수할 유인이 없어졌다"면서 "발전 공기업들이 수요예측을 실시하지 않는 한 브로커리지 중심의 시장 구조는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증권사 커버리지 지도, 이렇게 진행했습니다.

데이터 조사 대상은 SK그룹, 롯데그룹, LG그룹, GS그룹, CJ그룹, 현대차그룹, 한화그룹, 한국전력그룹, 신세계그룹, LS그룹, 4대 금융지주사입니다. 해당 대기업 집단에 포함된 계열사들이 2016년 7월부터 2017년 6월말까지 발행한 회사채에 대해 증권사별 인수금액을 조사했습니다. 캐피탈·카드채 등 여전채는 유통구조가 상이해 IB 업무를 트레이딩 부서에서 전담하는 경우도 많아 증권사의 커버리지 변별력을 떨어뜨린다는 점을 고려해 제외했습니다. 주관사의 경우 계열 증권사가 배제되고 일부 대형 증권사에만 해당되는 부분이기 때문에 인수금액만을 기준으로 삼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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