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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림그룹, '단일 지주사' 구축 속도낸다 '오너家 지분 급증' 제일홀딩스 몸집 불리기..하림홀딩스 흡수합병 포석

김기정 기자공개 2017-07-06 08:15:34

이 기사는 2017년 07월 05일 13:4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하림그룹이 단일 지주사 체제를 구축하기 위해 속도를 내고 있다. 제일홀딩스 상장은 또 다른 지주사인 하림홀딩스를 흡수합병하기 위한 포석이었다는 게 지배적인 분석이다. 하림그룹은 상장 이전 제일홀딩스에 대한 오너 일가의 지분율을 막대하게 끌어올리기 위한 사전작업을 마쳤다. 하림홀딩스는 최근 여러 계열사를 제일홀딩스에 넘겨주며 몸집을 줄이고 있다. 제일홀딩스가 하림홀딩스를 합병하기 위해서는 하림홀딩스의 자산 규모가 작을수록 유리하다.

복잡다단한 지분관계는 하림그룹이 풀어야 할 중대한 숙제였다. 대규모 인수합병으로 몸집을 가파르게 불려온 하림그룹은 수십 개의 자회사가 여러 지주사와 얽히고 설킨 지배구조를 보유하고 있었다. 하림은 이를 단순화하기 위해 하림홀딩스, 제일홀딩스, 농수산홀딩스, 선진지주 등 4개였던 지주사를 하림홀딩스와 제일홀딩스로 압축하는 일련의 작업을 진행해왔다.

제일홀딩스의 상장은 단일 지주사로 가기 위한 신호탄으로 해석된다. 제일홀딩스는 하림그룹의 최상단 지배회사다. 하림홀딩스(68.1%)를 비롯해 하림(47.9%), 제일사료(100%), 선진(50%), 팜스코(56.3%), 팬오션(50.9%) 등 핵심 계열사에 대한 막대한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상장을 앞두고 하림그룹은 제일홀딩스에 대한 오너 일가의 지분율을 대거 끌어올리기 위한 사전작업을 진행했다. 2015년 말 제일홀딩스에 대한 김홍국 회장과 한국썸벧의 지분율은 각각 8.14%, 7.35%에 불과했다. 한국썸벧은 김 회장의 장남 준영씨가 지분 100%를 들고 있는 올품이 지분 전부를 보유하고 있는 계열사였다.

현재 제일홀딩스의 주주명부는 김 회장(29.74%), 한국인베스트먼트(구 한국썸벧)(26.44%), 올품(5.31%), 김 회장의 부인인 오수정씨(3.97%) 등으로 구성돼있다. 1년 여전 15%에 불과했던 오너 일가의 지분율이 65%로 4배 이상 급증한 셈이다. 지난해 80%에 육박했던 자사주 물량이 대거 소각되며 지분이 대거 불어났다.

제일홀딩스주주명부

또 다른 지주사인 하림홀딩스에 대한 오너일가의 지분율은 미미하다. 김 회장과 올품이 각각 0.68%, 1.19% 수준의 지분만을 확보하고 있다. 제일홀딩스(69.09%)가 거의 모든 지분을 가지고 있다. 이를 감안했을 때 제일홀딩스가 하림홀딩스를 흡수합병할 가능성이 크다.

2조원의 상장 가치를 노렸던 제일홀딩스가 코스피가 아닌 코스닥 시장을 택한 것 역시 코스닥 시장에 있는 하림홀딩스와의 합병을 염두에 둔 포석이었다는 게 지배적인 분석이다. 하림그룹은 제일홀딩스 상장 이후 여러 계열사들을 교통 정리할 계획도 세워두고 있었다.

실제 최근 하림그룹 내 계열사 간 이동이 빈번하게 이뤄지고 있다. 지난 5월 하림홀딩스가 100% 지분을 보유하고 있던 자회사 선진FS와 선진햄이 모두 선진으로 넘어갔다. 선진은 제일홀딩스가 50%의 지분을 확보하고 있는 자회사다.

선진은 양돈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회사이며 선진FS와 선진햄은 육가공 제조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동종 업종 내 수직계열화를 이뤄 효율성을 제고하는 동시에 향후 이뤄질 합병을 염두에 둔 정지작업을 벌인 것으로 읽힌다. 제일홀딩스가 하림홀딩스를 흡수합병하기 위해서는 하림홀딩스의 자산 가치를 줄이는 편이 유리하다.

하림홀딩스는 지난달 말에도 자회사인 선진성도사료 유한공사와 철령선진사료 유한공사를 선진에 매각했다. 이로써 17개였던 하림홀딩스의 자회사는 2달 만에 13개로 줄었다.

제일홀딩스지배구조
*제일홀딩스 지배구조(출처: 유화증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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