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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형 IB, A급 회사채 흥행 조력자로 [Market Watch]조달비용 맞추려면 AA급 투자 어려워…선제 매입나선 운용사

민경문 기자공개 2017-07-20 07:10:00

이 기사는 2017년 07월 18일 11:2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A급 회사채가 식을 줄 모르는 인기를 보여주고 있다. 수요예측만 하면 '완판' 을 이어가고 있다. 재무적으로 좀 더 우량하다고 평가받는 AA급 기업이 오히려 기관들의 외면을 받을 정도다. 회사채 시장 양극화로 지적 받았던 예전의 A급은 아니라는 얘기다.

기본적으로 실적 개선과 높은 수익률이 투자 매력도를 높이고 있다. 여기에는 초대형 IB 출범을 앞두고 운용사들이 A급 회사채 매입을 사전에 늘린 점도 한몫했다는 분석이다. 초대형 IB의 경우 발행어음으로 확보한 자금의 50% 이상을 기업금융에 투자해야 한다.

조달 금리를 고려하면 AA급 회사채로는 수익률을 맞추기가 어렵다는 얘기다. 초대형 IB가 향후 A급 회사채나 전단채 등의 '큰 손'으로 부각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수급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는 설명이다.

◇ A급 회사채, 없어서 못 판다...실적 개선·고금리 부각

A급 회사채의 '핫'한 존재감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세아베스틸(A+)과 한라홀딩스(A0)등이 모집액의 배 이상 되는 자금을 끌어 모으며 수요예측 흥행에 성공했다. 지난 4월에는 하나자산신탁이 500억원 규모 회사채 발행에 나섰는데 2000억 원 어치의 주문이 집계됐다. 한국자산신탁과 한국콜마 등 A급 신규 발행사도 잇따라 등장했다.

건설사인 현대산업개발(A+)도 지난 11일 모집금액 대비 5배 이상의 기관 자금을 모았다. 같은 날 수요예측을 진행했던 AA급 포스코대우가 일부 미달을 기록한 것과 대조적이다. 업종별로는 한화, 금호, 롯데그룹의 석유화학 계열사들이 A급 회사채 인기를 주도하고 있다는 평가다. 최근에는 두산중공업(A-) 정도가 미배정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경기 개선과 유가 안정으로 경기 민감도가 높은 A급 기업 실적이 회복되고 있다. 결과적으로 투자가 확대되는 선순환으로 이어지면서 회사채 수요도 늘고 있다는 분석이다. 최근 하이일드 투자와 듀레이션 확대를 통해 고수익을 추구하는 움직임이 늘면서 고금리 채권이 부각되고 있는 점도 인기 요인이다.

◇초대형 IB, 금리 차익 위해 A급債 매입 불가피...운용사, 선제적 '사자' 행보

전문가들은 빠르면 9월 출범 예정인 초대형 IB를 A급 회사채 흥행 배경으로 지목하기도 한다. 초대형 IB는 자기자본의 두 배까지 발행어음을 통해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 하지만 조달액의 50% 이상을 기업금융 자산으로 채워야 한다. 5곳 후보가 모두 선정된다면 최대 20조 원의 자금이 자본시장에 풀리게 되는 셈이다.

초대형 IB의 발행어음 조달 금리는 1% 중후반으로 예상해 볼 수 있다. 확보한 자금을 2%대에 시세가 형성돼 있는 AA급(3년물 기준)에 투자한다면 수익을 내기 쉽지 않다. 적어도 3% 이상인 A급 회사채를 매입해야 금리 차익을 기대해 볼 수 있는 셈이다. 초대형 IB가 향후 부동산 및 A급 회사채 전단채 시장의 '큰 손'으로 부각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최근 A급 회사채 흥행은 초대형 IB의 바잉 파워가 선반영되고 있는 시그널로 해석되고 있다. 후보들의 경우 아직 초대형 IB 계정을 활용해 회사채를 매입할 수 없다. 일단 운용사들을 중심으로 A급 회사채 수요가 커질 것을 감안해 물량 매입을 늘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 때문에 A급 회사채는 스프레드를 좁혀가며 역대급 활황세를 보이고 있다.

초대형 IB 관계자는 "향후 수익률을 맞추기 위해 A급 회사채 매입이 필요한 건 사실"이라며 "다만 지금처럼 스프레드가 계속 좁혀들 경우 AA급 뿐만 아니라 A급에서도 금리 차익을 내기가 쉽지 않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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