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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실적부진에도 신용도 굳건…빅딜은 증가 [그룹조달&신용이슈]현금창출력 저하, 외부 차입 증가…계열 전반 대규모 회사채 발행 추세

이길용 기자공개 2017-08-04 14:18:08

이 기사는 2017년 08월 02일 16:5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차그룹은 여전히 이름값을 했다. 빅 이슈어로서의 지위나 투자자 사이에서의 인기 모두 웬만해서는 흔들림이 없었다. 현대·기아차의 판매 부진으로 인한 우려가 점증하고 있지만 현대차그룹 계열사의 신용도와 조달 본능을 꺾을 정도는 아니었다.

그룹 전체적으로 사업이 호조일 때 현금성 자산을 많이 쌓아 안정적인 재무구조를 유지하고 있다. 완성차 판매가 줄어들기는 했지만 여전히 영업현금흐름을 창출하는 데는 무리가 없다. 완성차와는 관련이 없던 현대로템이 '부정적' 딱지를 떼고 '안정적' 등급 전망으로 조정되면서 그룹 전반의 신용도에 '옥의 티'도 사라졌다.

신용도는 유지됐지만 실적이 악화되면서 외부 차입 니즈는 계열 전반적으로 커졌다. 올해 7월까지 발행한 현대차그룹 계열사들의 회사채는 지난해 1년치 물량을 이미 넘어섰다. 특히 단일 회차 회사채를 수천억원 대의 대규모로 조달하는 경우가 증가했다.

◇ 현대·기아차 실적 추락에도 신용도는 유지

현대차와 기아차는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에 직격탄을 맞았다. 핵심 시장인 중국에서 두 회사 모두 올해 상반기 판매 실적이 전년 동기 대비 절반 가량으로 급감했다. 이로 인해 실적도 영향을 받았다.

현대차는 지난해 상반기 매출액과 순이익을 각각 46조 6740억 원과 2조 3193억 원을 기록했다. 순이익 기준으로는 전년 동기 34.3%가 감소했다. 기아차는 상반기 13조 5784억 원의 매출액과 3896억 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은 5.7% 늘었지만 순이익은 49.1% 감소했다.

현대차그룹은 완성차 관련 수직계열화를 이룬 그룹이다. 전방 계열사인 현대차와 기아차가 부진하면 실적이 연동되는 구조다. 현대차와 기아차의 실적 저하가 현대모비스, 현대위아 등 다른 계열사 신용도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판매량 부진은 뚜렷하지만 현대차그룹 계열사에 국내외 신용평가사들의 움직임은 감지되지 않고 있다. 판매량을 줄었지만 여전히 안정적인 재무구조를 갖추고 있고 영업현금흐름을 창출하고 있어 현재 신용도를 지킬 수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신용평가사들은 현대차에 납품하는 성우하이텍 같은 부품사들에 대해서는 신용도를 조정하고 있지만 현대차그룹 계열 부품사에 대해서는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

완성차와 관련이 없는 계열사인 현대로템도 신용도를 회복하면서 현대차그룹 계열 전반에 대한 크레딧은 오히려 안정됐다. 현대로템은 철도 차량 수주 부진으로 2015년 신용등급이 A+(안정적)에서 A(부정적)으로 강등됐다. 지난해부터 구조조정에 성공하고 철도 사업 부문에서 경쟁력을 회복하면서 올해 정기평가에서 '부정적' 등급 전망이 '안정적'으로 조정됐다. 현대로템 등급 전망이 조정되면서 신용도 이슈에 휩싸인 현대차그룹 계열사는 사라졌다.

현대자동차그룹 회사채 발행 물량

◇ 현대차그룹 계열사, 회사채 대규모 발행 대세

신용도는 안정적으로 유지됐지만 현금흐름이 줄어들면서 외부 차입을 다시 늘어나고 있다. 올해 7월까지 현대차그룹의 회사채 발행 물량은 1조 7100억 원에 달했다. 7개월 만에 지난해 1조 6600억 원을 넘어섰다. 2017년 7월까지 그룹별 조달 실적 기준으로 롯데, LG, SK, 한국전력공사에 이어 5위를 차지했다. 지금 추세를 이어간다면 2015년 3조 4250억 원의 발행 물량에 근접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올해 현대차그룹 계열사들은 회사채 발행 한 건에 대규모 자금을 조달하는 전략으로 선회했다. 자본적지출(CAPEX) 꾸준히 늘어나는데 현금흐름은 축소되면서 외부 조달을 늘리는 것으로 해석된다.

현대제철(AA, 안정적)과 기아자동차(AA+, 안정적)는 1월과 2월 각각 회사채를 한 건씩 발행해 6000억 원과 5000억 원을 조달했다. 기아자동차의 경우 오는 9월 글로벌본드(RegS/144a)를 발행해 다시 한 번 대규모 조달을 이어갈 것으로 기대된다. 현대위아(AA, 안정적)는 2월과 7월 각각 2000억 원과 1900억 원을 회사채를 발행해 조달했다.

A급 계열사들의 조달도 활발했다. 현대다이모스(A+, 안정적)와 현대로템(A, 안정적)은 올해 각각 1000억 원과 1200억 원을 회사채 발행 한 건으로 조달했다. A급 회사채의 경우 AA급만큼 수요가 튼튼하지 않아 1000억 원 이상일 경우 A급 빅딜로 분류할 수 있다. 현대차그룹 계열사들은 현대차의 후광 덕분에 대규모 조달을 할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하반기에도 현대차그룹 계열사들은 적극적인 회사채 조달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현대건설은 이미 1000억~2000억 원 규모의 회사채 조달을 계획하고 있으며 다른 계열사들도 추가적인 회사채 발행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차그룹에 대한 국내 증권사 부채자본시장(DCM) 부서의 영업은 활발하게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 관계자는 "판매 실적이 줄면서 현대차그룹의 외부 차입은 늘어나는 추세로 전환됐다"며 "실적 저하에도 신용도는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어 물량 판매에 부담이 매우 낮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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