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5대 신수종 사업 3년 뒤 일단락…2030 플랜은? 총수 부재 속 독립 경영…장기 플랜 대신 업그레이드 될 듯
김성미 기자공개 2017-09-01 11:05:54
이 기사는 2017년 09월 01일 10:5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의료기기·LED·바이오·자동차용 전지·태양전지 등 5대 신수종 사업을 2020년까지 육성하겠다."삼성이 2010년에 발표한 내용이다. 삼성은 당시 10년간 23조 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반도체, 휴대폰, TV로 잘 나가던 시기에 결정한 내용이다. 이후 7년 간 투자 결과는 절반의 성공이다. 바이오나 자동차용 전지 사업은 어느 정도 성과를 내고 있으나 의료기기·LED·태양전지 등은 자리를 잡지 못했다. 그러나 바이오사업만으로도 삼성은 새로운 포트폴리오를 갖추며 체질 변화에 성공한 것으로 평가된다.
2020년을 3년 뒤로 앞둔 현 시점에서 삼성이 준비하는 2030 플랜은 무엇이 있을까. 삼성은 이재용 부회장 구속수감과 미래전략실 해체로 컨트롤타워가 사라진 뒤 계열사 간 독립 경영을 선언했다. 현재 진행 중인 비즈니스를 업그레이드하는 수준 외에 완전히 새로운 사업을 시도하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다. 10년 뒤를 내다보고 새먹거리를 찾는 '혁신의 삼성'은 이제 찾기 어렵다. 전문경영인만으로 할 수 없는 영역의 일이기도 하다.
◇자동차용 전지·바이오 의약품, 10년 공들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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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올 상반기 개별 기준 매출 1709억 원, 영업적자 51억 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대비 매출은 25% 증가했으며 적자는 70%가량 줄었다. 올 3분기에는 올해 첫 흑자 전환도 가능할 것이란 전망이다. 바이오로직스가 94.6%의 지분을 갖고 있는 바이오에피스의 실적 개선이 반영된 덕분이다. 삼성바이오에피스가 내놓은 엔브렐의 바이오시밀러 베네팔리는 출시 첫해인 지난해 유럽에서만 1170억원이 팔렸다.
삼성SDI의 에너지솔루션사업은 올 상반기 1조 8131억 원의 매출로 전년 동기대비 4.2% 증가했다. 소형 및 중대형 전지가 모두 포함된 실적이지만 자동차용 전지에서 꾸준히 매출을 늘리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SDI는 BMW와 아우디 등 글로벌 차메이커에 전지를 공급하고 있다. BMW가 만드는 전기차 및 플러그인하이브리드에 삼성SDI의 배터리가 탑재된다.
전기차 시장이 확대될수록 삼성SDI의 실적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삼성SDI는 2015년 마그나 배터리 팩 사업부문을 인수하는 등 전기자동차 배터리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했다. 이 같은 그룹 차원의 지원에 힘입어 굵직한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을 고객사로 잡고 수주를 확대하고 있다.
삼성의 바이오 산업과 자동차용 전지 산업은 2010년 이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삼성이 바이오·제약 사업 진출을 타진한 것은 이미 2000년대부터 시작됐다. 삼성종합기술원에서 수년간 사업 진출을 검토하고 2011년에 삼성바이오로직스가, 2012년에 삼성바이오에피스가 설립됐다. 삼성이 바이오 시장에 처음 진출할 때만해도 시장의 의구심이 많았지만 1공장에 이어 2공장까지 생산에 들어가고 3공장 착공에 들어가는 등 빠르게 시장에 안착하자 이같은 우려는 사라지기 시작했다.
물론 5대 신수종사업이 모두 결실을 맺고 있는 건 아니다. 태양광 사업은 일찌감치 손을 뗐고 LED 사업은 팀으로 축소해 형태만 남았다. 삼성전자 의료기기사업부와 삼성메디슨 매각설이 돌 만큼 의료기기사업 또한 상황이 좋지 않다. 하지만 급변하는 시장 환경에 따라 신사업 투자 계획이 바뀌는 것도 당연하다고 보고 전략 수정에 대해 크게 개의치 않는 모습이다.
◇비전 2030 플랜 지금부터 준비해야 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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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년전 세운 신수종 사업의 결실은 조만간 매듭이 지어진다. 이후를 다시 준비하는 것은 이미 시작해야 할 일이다.
삼성은 최근 2020플랜을 정교화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고동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사장은 지난 5월 무선사업부 전 임원과 머리를 맞대고 2020년 새 비전을 설정했다고 전했다. 삼성전자는 1년에 2번 글로벌 전략회의를 열고 상반기와 하반기 전략을 세우곤 한다. 이와 별개로 단기 전략이 아닌 2~3년 계획을 짠다. 고 사장은 스마트폰 외에 새로운 성장 동력 발굴을 주문했다. 인공지능 스피커 등이 대안으로 제시됐다.
소비자가전(CE)부문은 2020년까지 모든 가전제품에 사물인터넷(IoT)이 가능하도록 스마트 기능을 탑재할 예정이다. 이 계획은 이미 2015년에 발표한 내용이다. 당시 계획대로 TV, 가전제품 등에 스마트 기능을 탑재하고 있으며 인공지능이 탑재된 스피커 등이 새로운 카테고리로 출시될 전망이다.
반도체 사업은 평택에 대규모 반도체 라인을 신설하고 향후 3년간 중국 낸드플래시 공장 증설에 70억 달러(약 7조8500억원)를 투자하는 등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고 있다. 반도체 호황을 맞아 과감한 투자로 경쟁자들을 따돌리고 시장을 석권하기 위한 조치다.
이같은 작업들은 엄밀히 말하면 기존의 사업들을 정교화하고 강화하는 과정이다. 삼성 내부에선 2030 플랜을 위한 준비 작업에 대한 소식을 듣지 못하고 있다. 10년 혹은 더 큰 미래를 보고 준비하는 작업은 전문 경영인만으론 불가능한 작업이다. 더욱이 각 계열사간 독립 경영만으론 솔루션을 찾을 수 없다.
업계 관계자는 "10년 전만 해도 삼성이 전장부품, 바이오 사업에 뛰어들지 전혀 알지 못했다"며 "특정 계열사 전문 경영인이 성공 여부를 알지 못하는 사업에 10년간 수십조원을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세울 수 있겠는가"고 반문했다.
이어 "삼성은 7년 전 신성장동력을 발굴해 이제야 그 성과를 내고 있다"며 "삼성의 2030년에 대한 준비는 콘트롤타워가 부재하고 독립경영을 이어가는 현 체제하에선 사실상 불가능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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