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슈진, 인보사 개발비 '비용 대신 자산으로' 비용 처리 시 대규모 손실로 관리종목 지정 가능…한국식 회계처리 선택
이윤재 기자공개 2017-09-12 08:17:31
이 기사는 2017년 09월 11일 14:4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코오롱그룹 신약개발사 티슈진이 퇴행성관절염 치료제 인보사의 미국 임상 3상 연구개발비를 전부 무형자산으로 계상한다. 미국기업이지만 국내 증시에 상장한 만큼 국내회계기준을 따른 것이다. 티슈진은 임상 3상에 들어가는 막대한 비용을 자산으로 처리하면서 향후 관리종목 지정 리스크도 줄였다.1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티슈진은 향후 진행될 인보사 임상 3상 관련 연구개발비를 전부 무형자산으로 계상한다. 전단계 임상과정에 사용한 연구개발비도 자산화로 처리됐다.
올 상반기말 기준 티슈진이 보유한 무형자산은 1957만 9089달러다. 금일 환율 적용시 한화 222억 원 규모다. 이중 99% 가량인 1934만 6981달러를 개발비가 차지하고 있다. 티슈진의 전체 자산총계 3197만 1440달러 중에서 개발비 비중은 61.24%다.
신약개발시 사용되는 연구개발비를 두고 회계처리 방식은 국가별로 상이하다. 미국과 유럽은 국내보다 보수적인 회계처리를 쓰고 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로부터 승인을 받기 전까지 모든 개발비는 비용으로 처리한다. 임상을 끝내더라도 판매가 어려울 수도 있으니 불확실성이 제거된 후 자산으로 인식하는 셈이다.
국내에서는 판매승인을 받지 않아도 임상 3상에 들어가면 개발비를 자산화하여 처리할 수 있다. 다만 신약개발이 실패로 돌아갈 경우 자산으로 처리된 개발비는 손실로 다시 바뀌게 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국내 제약·바이오기업들도 저마다 회계처리가 상이하다.
미국기업 티슈진이 아직 임상 중이지만 연구개발비 자산화를 택한 건 관리종목 지정을 피하기 위해서로 추정된다. 코스닥 상장규정에 따르면 연간 매출액 30억 원 미만, 4년 연속 영업손실 등의 사유는 관리종목으로 지정된다. 다만 기술성특례상장을 통해 입성한 기업은 매출액 규정은 3년, 장기영업손실 규정은 적용받지 않는다.
티슈진은 신약 개발기업이지만 기술성특례상장이 아닌 외국기업으로서 코스닥 시장에 입성한다. 기술성특례상장관 관련한 혜택은 받지 못한다. 티슈진은 코스닥 입성과 동시에 관리종목 요건이 적용될 수 있다.
티슈진 실적을 가를 인보사는 국내에서 올 하반기부터 판매가 이뤄진다. 하지만 본무대인 미국 등 글로벌에서는 임상 3상이 한창이다. 인보사 글로벌 출시는 임상이 끝난 뒤인 2023년께나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티슈진은 향후 수년간 임상 3상 중 투입될 개발비를 자산화하면서 회계상 대규모 손실을 피하고 관리종목 지정도 피할 수 있는 셈이다.
코오롱 관계자는 "통상적인 회계처리 방식에 따라 인보사 3상 개발비용을 자산으로 처리하게 된 것"이라며 "특별히 관리종목 등을 염두에 두고 진행한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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